金총리 “비자 문제 해결 전까지 美 투자 불확실”…정부 “전략적 협상으로 돌파”

정치·사회 / 이덕형 / 2025-09-25 09:13:17
3,500억달러 투자 펀드 지연 우려 속 통화스와프·국방비 논의…정부 “국익 중심 접근으로 해법 찾을 것”
▲김민석 국무총리/사진=자료

 

[토요경제 = 이덕형 기자] 김민석 국무총리가 미국 내 한국 기업 투자 프로젝트와 관련해 “비자 문제가 해결되지 않으면 의미 있는 진전이 어렵다”고 밝히면서도, 정부가 전략적으로 협상을 주도해 돌파구를 찾을 것이라는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최근 불거진 비자·투자·통화스와프 문제는 복잡하게 얽혀 있지만, 한국 정부가 원칙과 상업적 합리성을 지렛대로 삼아 협상을 유리하게 이끌 수 있다는 전망이다.


김민석 총리는 24일(현지시간) 블룸버그 인터뷰에서 “프로젝트가 완전히 중단된 것은 아니며, 문제 해결 전까지 진전이 더디다”면서도 “정부 차원에서 안전 보장과 제도 개선을 병행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실제 한국 정부는 구금 사태 이후 미국과의 협의 채널을 다층적으로 가동하며 기술 인력 재입국 보장과 제도 개선을 요구하고 있다. 당초 우려보다 빠르게 가시적 성과가 나올 수 있다는 평가가 재계에서 나온다.

김 총리는 “3,500억달러는 한국 외환보유액의 70% 이상”이라며 통화스와프 필요성을 재차 언급했다. 그러나 이는 단순 위기 경고가 아니라 협상의 동력을 확보하기 위한 전략적 메시지로 풀이된다. 

 

대통령실 역시 스와프를 ‘필요조건’으로 규정하며 충분조건은 상업적 합리성과 국익 부합으로 채운다는 원칙을 고수하고 있다. 이 같은 원칙론은 미국 측 요구와의 간극을 좁히는 협상 카드로 활용될 가능성이 크다.

미국이 일본과 체결한 ‘투자 패키지’와 유사한 조건을 한국에 요구하는 것에 대해서도 정부는 전략적으로 대응하고 있다. 

 

일본은 투자처 지정 후 45일 내 자금 집행 의무를 수용했지만, 한국은 법적·정치적 제약을 근거로 합리적 조정안을 제시하고 있다. 

 

김 총리는 “국민도 무리한 조건 수용은 어렵다는 인식을 공유하고 있다”며 협상팀이 충분한 여론적 지지를 확보하고 있음을 강조했다. 이는 오히려 협상력을 높이는 요인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김 총리가 언급한 국방비 증액 방안은 미국과의 안보 공조를 강화하는 동시에 협상 전반에서 신뢰를 높이는 효과가 예상된다. 

 

GDP 대비 3.5%까지 국방비를 확대한다는 구상은 재정적 여력을 감안한 발언으로, 안보 강화와 경제 협력의 선순환을 염두에 둔 전략으로 해석된다.

오는 10월 경주에서 열리는 APEC 정상회의는 이번 협상의 분수령이 될 것으로 보인다. 김 총리는 “협상이 내년으로 넘어가지 않기를 바란다”고 했으며, 대통령실 역시 원칙을 지키면서도 협상 시한을 전략적으로 활용하겠다는 입장이다. 

 

전문가들은 “정부가 비자·통화·투자 문제를 연계해 종합적으로 접근한다면 한미 간 합의는 충분히 가능하다”고 평가한다.

김 총리 발언은 불확실성을 인정하면서도, 정부가 전략적 원칙을 바탕으로 돌파구를 마련할 것임을 분명히 했다. 

 

비자 문제 해결과 통화스와프 체결, 투자 조건 조율은 단기적으로 난제가 될 수 있지만, 정부가 단계별로 전략적 해법을 제시하면서 국익을 극대화하는 결과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 

[ⓒ 토요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이덕형
이덕형 안녕하세요. '토요경제' 이덕형 입니다.
기자 페이지

기자의 인기기사

뉴스댓글 >

    많이 본 기사

    1
    CJ, 중앙일보 인수전 막판 등판…이재현의 투자 공식과 다른 세 가지 변수

    CJ, 중앙일보 인수전 막판 등판…이재현의 투자 공식과 다른 세 가지 변수

    예비입찰에 불참했던 CJ그룹이 중앙일보 본입찰을 사흘 앞두고 다우키움그룹과 공동 인수를 추진하면서 막판 행보를 바꾼 배경에 관심이 쏠린다. 이재현 회장의 기존 투자 결정 패턴에 비춰 새로운 제안이나 거래조건 변화가 작용했을 가능성이 제기된다.17일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CJ그룹은 다우키움그룹과 컨소시엄을 구성해 오는 19일 중앙일보 인수 본입찰에 참

    2
    정의선 6년, 현대모비스·현대글로비스 '현대차 밖' 성장…현대제철·현대캐피탈 해외 확장

    정의선 6년, 현대모비스·현대글로비스 '현대차 밖' 성장…현대제철·현대캐피탈 해외 확장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 취임 6년 동안 현대차·기아뿐 아니라 주요 계열사의 사업구조도 달라졌다. 완성차 생산과 판매를 지원하던 계열사들이 외부 고객과 독자적인 시장을 확보하면서 그룹의 수익 기반을 넓히고 있다.14일 취임 6주년을 맞은 정의선 회장 체제에서 주목할 변화는 현대차그룹의 수직계열화가 새로운 성장 방식으로 확장되고 있다는 점이다.정몽구 명예회

    3
    정의선 6년, 현대차그룹 '추격자의 문법' 바꿔…공장, AI·로봇 키워

    정의선 6년, 현대차그룹 '추격자의 문법' 바꿔…공장, AI·로봇 키워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 취임 6년의 핵심 변화는 자동차 제조기반의 활용 범위가 넓어졌다는 데 있다. 기존 공장과 공급망을 인공지능(AI)·로봇 기술의 실증 및 사업화 기반으로 활용하면서 자동차 중심의 산업구조를 확장하고 있다.14일 취임 6주년을 맞은 정의선 회장은 2020년 10월 14일 정몽구 명예회장으로부터 그룹 경영을 이어받았다. 정몽구 체제가

    4
    SK하이닉스 솔리다임, 美 로비 2022년 종료 신고…신설법인은 해외투자 규제 대응

    SK하이닉스 솔리다임, 美 로비 2022년 종료 신고…신설법인은 해외투자 규제 대응

    SK하이닉스의 미국 낸드플래시 사업이 법인 재편을 거치면서 미국 정부 대응체계에도 변화를 주고 있다. 과거 로비업체의 활동 종료 신고가 확인된 가운데 올해 신설법인이 체결한 계약에는 해외투자 규제 준수가 공식 의제로 등장했다.16일 토요경제가 미국 연방의회 로비활동 공개시스템(LDA)과 SK하이닉스 공시를 분석한 결과, SK하이닉스(대표이사 곽노정)의 미국

    5
    포스코 수소환원제철, K-GX 핵심사업…수소·전력비와 강재 수요가 관건

    포스코 수소환원제철, K-GX 핵심사업…수소·전력비와 강재 수요가 관건

    정부가 포스코의 수소환원제철을 한국형 녹색대전환(K-GX)의 핵심 사업으로 추진한다. 기술 실증과 함께 청정수소·전력의 조달비용을 낮추고 자동차·조선업계의 저탄소 강재 구매시장을 확보하는 것이 상용화의 관건이다.14일 산업통상부와 포스코그룹에 따르면 정부는 지난 7일 발표한 K-GX 전략에서 철강산업의 탈탄소 전환을 주요 과제로 선정했다. 포스코그룹(회장

    SN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