승부수 띄운 현대차 정의선 회장…트럼프 ‘관세 드라이브’에 31조 투자 단행

산업 / 최영준 / 2025-03-25 09:10:10
철강·자동차 부품에 60억달러 투입
루이지애나 제철소 신설로 ‘관세 회피‧공급망 장악’ 노려
▲ 백악관서 대미투자 발표하는 정의선 현대차 회장 <사진=연합뉴스>

 

[토요경제 = 최영준 기자] 현대자동차그룹이 미국에 31조원 규모의 대규모 투자를 단행한다. 철강부터 전기차 생산까지 현지 공급망을 구축해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의 ‘관세 드라이브’에 선제 대응한다는 전략이다. 트럼프 집권 2기 출범 이후 한국 기업 가운데 첫 대미 투자다.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은 24일(현지시간) 백악관 루즈벨트룸에서 열린 발표 행사에서 “향후 4년간 210억달러 규모의 미국 내 신규 투자를 집행한다”고 밝혔다.

현대차그룹은 이번 투자에 대해 ▲자동차 생산 86억달러 ▲부품·물류·철강 61억달러 ▲미래 산업 및 에너지 63억달러로 나눠 진행한다고 설명했다.

정 회장은 “우리의 역대 최대 규모인 이번 투자의 핵심은 미국의 철강과 자동차 부품 공급망을 강화할 60억달러의 투자”라며 루이지애나 제철소 신설 계획을 직접 언급하기도 했다.

현대제철은 루이지애나주에 연간 270만t 규모의 전기로 제철소를 신설한다. 저탄소 자동차 강판에 특화된 이 공장은 1300명을 신규 고용하고, 현대차의 미국 내 공장에 차량용 철강재를 공급하게 된다.

트럼프 전 대통령이 외국산 철강에 25% 관세를 부과한 상황에서, 현대차그룹은 현지 생산을 통해 관세 부담을 줄일 수 있게 된다.

자동차 생산 부문에서는 조지아주에 신설 중인 ‘현대차그룹 메타 플랜트 아메리카(HMGMA)’가 핵심이다.

이 공장은 26일 준공식을 앞두고 있으며, 현재 연간 30만대인 생산 능력을 50만대까지 늘릴 계획이다.

현대차 앨라배마공장(36만대), 기아 조지아공장(34만대)과 합치면 미국 내 연간 120만대 규모의 생산 체제를 갖추게 된다.

정 회장은 “이번 주 조지아주에 80억달러 투자 규모의 새 공장을 열게 돼 자랑스럽다”며 “8500개 이상의 일자리를 창출할 것”이라고 밝혔다.

미래 산업 및 에너지 부문에서는 자율주행, 로봇, 인공지능, AAM(미래항공모빌리티) 등 분야에 집중한다. 그룹은 보스턴 다이내믹스, 슈퍼널, 모셔널 등의 미국 내 사업화에 속도를 낼 계획이다.

현대건설은 올해 말 미시간주에서 홀텍 인터내셔널과 함께 소형원전모듈(SMR) 착공에 나선다. 이에 더해 현대차그룹은 30억달러 규모의 미국산 액화천연가스(LNG) 구매 계획도 밝혔다.

정 회장은 “이 모든 노력은 우리의 미국 내 공급망 현지화를 가속화할 것”이라며 “현대차그룹은 미국 산업의 미래에 더 강력한 파트너가 되는 것을 자랑스럽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현대차가 곧 매년 100만대 이상의 미국산 자동차를 생산할 예정”이라며 “이 투자는 관세가 매우 강력하게 역할하고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고 강조했다.

현대차그룹의 이번 발표는 트럼프 전 대통령이 내달 2일 ‘상호관세’ 정책 발표를 앞둔 시점에 이뤄졌다. 미국은 대미 무역수지 흑자가 큰 국가에 고율 관세를 예고하고 있다.

현대차그룹은 루이지애나 제철소를 통해 철강 부문에 대한 관세 회피는 물론, 미국 현지 조달 비중을 늘려 가격 경쟁력까지 확보하겠다는 전략이다.

한편 현대차그룹은 올해 한국 내에서도 총 24조3000억원 규모의 투자를 집행한다. 연구개발(R&D), 경상 투자, 전략 투자를 포함한 금액으로, 전년 대비 19% 늘어난 역대 최대 규모다.

 

토요경제 / 최영준 기자 cyj@sateconom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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