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하이닉스, ‘OCP 서밋’서 AI 메모리 새판 짠다

IT·플랫폼 / 이덕형 / 2025-10-27 08:41:36
낸드 기반 AIN 패밀리로 AI 스토리지 시장 선점 의지…HBM 성공 모델 ‘낸드로 확장’
▲발표를 진행하고 있는 SK하이닉스 김천성 부사장(eSSD Product Development 담당)/사진=SK하이닉스

 

[토요경제 = 이덕형 기자] SK하이닉스가 글로벌 데이터센터 시장의 패러다임 전환을 겨냥해 ‘AI 시대형 낸드 스토리지 전략’을 공개했다. D램 중심이던 AI 반도체 시장에서 낸드 기반의 새로운 성능·대역폭·용량 솔루션을 제시하며, HBM(고대역폭 메모리) 성공 경험을 낸드 영역으로 확장하려는 전략이다.


27일 SK하이닉스는 미국 캘리포니아 새너제이에서 열린 ‘2025 오픈컴퓨트프로젝트(OCP) 글로벌 서밋’에서 차세대 낸드 스토리지 제품군 ‘AIN(AI-NAND) 패밀리’를 공식 발표했다.

 

OCP 서밋은 전 세계 클라우드·데이터센터 기업들이 개방형 컴퓨팅 기술을 공유하는 글로벌 협력의 장으로, SK하이닉스는 올해 행사에서 낸드 분야의 혁신 방향을 제시했다.

이번 발표에서 김천성 부사장(eSSD Product Development 담당)은 AIN 시리즈를 “AI 데이터 흐름을 최적화한 새로운 낸드 솔루션군”이라고 정의했다. 

 

기존의 낸드가 단순 저장 기능에 머물렀다면, AIN은 AI 연산과 데이터 입출력 효율을 극대화한 ‘지능형 스토리지’로 진화한 점이 핵심이다.

‘성능·대역폭·용량’ 삼각 축으로 AI 맞춤 솔루션 구축

AIN 패밀리는 세 가지 축으로 구성된다. ‘AIN P(Performance)’, ‘AIN B(Bandwidth)’, ‘AIN D(Density)’다.


이 중 AIN P는 대규모 AI 추론 환경에서 발생하는 막대한 데이터 입출력(I/O)을 효율적으로 처리하는 고성능 낸드로, 기존 SSD 대비 전송 지연을 획기적으로 줄였다. 

 

SK하이닉스는 낸드와 컨트롤러 구조를 새로 설계해 내년 말 샘플을 내놓을 예정이다.

AIN D는 ‘대용량·저전력’에 초점을 맞췄다. 저비용으로 페타바이트(PB)급 데이터를 저장할 수 있는 중간 계층(Storage Tier) 제품으로, SSD의 속도와 HDD의 경제성을 절묘하게 결합했다. 

 

SK하이닉스는 이를 통해 AI 학습 데이터 저장소 시장의 새로운 표준을 노린다.

가장 주목받은 제품은 ‘AIN B’다. D램 기반의 HBM처럼 낸드를 적층해 대역폭을 획기적으로 확장한 ‘HBF(High Bandwidth Flash)’ 기술이 적용됐다. 

 

HBF는 기존 낸드 대비 데이터 병목 현상을 대폭 줄이면서, AI 연산에 필요한 초고속 데이터 전송을 지원한다.

SK하이닉스는 지난 8월 미국 샌디스크와 HBF 기술 표준화를 위한 양해각서(MOU)를 체결했으며, 이번 행사 기간 ‘HBF 나이트(HBF Night)’를 열어 글로벌 파트너십 확대를 공식 제안했다. 

 

업계에서는 “낸드 플래시에서도 HBM처럼 협업 생태계를 주도하려는 SK하이닉스의 의지가 드러난 행보”로 평가하고 있다.

HBM 성공 DNA, 낸드 생태계로 확장

SK하이닉스는 HBM3E 등 고대역폭 메모리 시장에서 기술 리더십을 확고히 한 데 이어, 이번엔 낸드를 통한 AI 스토리지 시장 공략에 나섰다. 

 

AI 서버와 데이터센터가 폭발적으로 늘어나면서, 고성능 D램뿐 아니라 대용량·고속 낸드의 중요성도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업계 관계자는 “AI 학습과 추론이 늘수록 데이터 저장·전송 효율이 병목이 된다”며 “SK하이닉스가 낸드 구조를 AI 친화적으로 재편한 것은 기술적 전환점”이라고 분석했다.

안현 SK하이닉스 개발총괄 사장(CDO)은 “OCP 서밋과 HBF 나이트를 통해 SK하이닉스의 현재와 미래를 보여줄 수 있었다”며 “AI 메모리 솔루션 프로바이더로서 글로벌 파트너들과 협력을 강화하겠다”고 말했다.

이번 AIN 전략은 단순 제품 발표를 넘어, AI 시대 데이터센터 인프라의 근본적 전환을 예고한다. 

 

AI 트레이닝 데이터의 저장, 추론 결과의 캐시, 모델 업데이트 등 대규모 데이터가 동시에 오가는 환경에서 낸드의 병목을 줄이는 것이 핵심 경쟁력이기 때문이다.

SK하이닉스는 HBM에 이어 낸드에서도 구조적 혁신을 주도함으로써, ‘AI 메모리 이중축 전략’을 본격화했다. HBM이 ‘속도’를 책임진다면, AIN은 ‘용량과 효율’을 담당하는 구조다.

결국 이번 OCP 서밋에서 SK하이닉스가 내세운 메시지는 단순하다. “AI의 시대, 데이터센터의 심장부에는 SK하이닉스 메모리가 있다.”고 밝혀 시선이 집중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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