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불씨에 발목 잡힌 한은’…증권가, 기준금리 인하 전망 11월로 후퇴

경제·금융 / 최성호 / 2025-10-05 08:28:58
이창용 총재 “금리 서두를 이유 없다”…매파 기조에 시장 전망 수정, 부동산 과열·금융안정 우려 겹쳐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28일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열린 금융통화위원회를 마친 후 기자간담회를 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제공

 

[토요경제 = 최성호 기자]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인하 시점이 또다시 늦춰지고 있다. 당초 10월 인하를 예상했던 증권가가 한은의 매파적 발언과 부동산 과열 우려를 이유로 ‘11월 인하’로 수정했다. 연내 한 차례 인하에 그칠 가능성도 제기되며, 통화정책 불확실성이 커지고 있다.


5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지난 8월 금융통화위원회 회의에서 기준금리 동결이 결정됐을 당시 전문가들은 10월 인하 가능성을 높게 점쳤다. 

 

그러나 최근 들어 이창용 총재를 비롯한 한은 핵심 인사들의 매파적 발언이 이어지면서 시장은 금리 인하 시점을 한 달 뒤로 미루고 있다.

이 총재는 지난달 16일 서울대 특강에서 “금리 인하를 한두 달 늦춰도 경기에 큰 영향은 없지만, 인하 시그널로 서울 집값이 오르면 더 고생한다”고 말했다. 

 

이어 18일 IMF 본부 방문 시에도 “금융 안정을 고려하면 한국이 다른 나라보다 약간 높은 금리를 유지할 필요가 있다”고 언급했다.

한은 내부에서도 통화 완화 속도 조절론이 감지된다. 특히 시장의 관심은 8월 금통위에서 ‘인하 소수의견’을 냈던 신성환 금융통화위원으로 쏠렸다. 

 

신 위원은 지난달 25일 한은이 발표한 금융안정 상황 보고서에서 “금융 완화 과정에서 불균형이 확대될 수 있어 거시건전성 정책을 강화해야 한다”고 밝혔다.

소수의견을 냈던 인물이 불과 한 달 만에 신중한 발언으로 돌아서면서 시장은 ‘10월 인하설’이 사실상 무산됐다고 해석하고 있다. 이는 한은이 물가보다 금융안정에 무게를 두는 신호로 받아들여졌다.

통화정책에 제동을 건 핵심 변수는 부동산이다. 서울 강남 등 일부 지역의 집값이 여전히 상승세를 보이고, 지방과의 가격 격차는 오히려 확대됐다. 

 

지난달 소비자동향조사에서도 소비자심리지수(CCSI)는 하락했지만, 주택가격전망지수는 오름세를 이어가며 부동산 기대심리가 여전함을 보여줬다.

김성수 한화증권 연구원은 “서울-지방 아파트 가격 격차가 전고점을 넘어섰다”며 “지금은 경기 부양보다 금융 안정에 집중할 때”라고 분석했다. 그는 기준금리 인하 시점을 11월로 미루며 “이번 인하가 올해 마지막 조정이 될 가능성이 높다”고 내다봤다.

유진투자증권 연구원도 “중앙은행이 중요하게 보는 지표들이 불안한 상황에서 무리하게 인하할 필요는 없다”며 “연내 인하는 11월로 이연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부동산 시장이 진정되지 않으면 내년에는 추가 인하가 어려울 수 있다”고 덧붙였다.

대신증권 연구원은 “경기 하방 위험을 막기 위해 완화적 기조를 유지하겠지만, 금융 안정 이슈로 인하가 계속 늦어지면 시장금리의 변동성이 커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한편 미국 연방준비제도(Fed)가 최근 금리 인하를 재개하며 점진적 인하 경로를 예고한 점도 한국은행에 부담으로 작용한다. 미국과의 금리 격차가 커지면 외국인 자금 이탈과 환율 불안으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한은이 경기 부양과 금융 안정이라는 두 과제를 동시에 안고 있다”며 “당분간 금리 인하 속도 조절과 신중한 신호 관리가 이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 토요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최성호
최성호 안녕하세요. '토요경제' 최성호 입니다.
기자 페이지

기자의 인기기사

뉴스댓글 >

    많이 본 기사

    1
    [뷰티트렌드]LG생활건강·아모레퍼시픽, 웰에이징 R&D 확대

    [뷰티트렌드]LG생활건강·아모레퍼시픽, 웰에이징 R&D 확대

    LG생활건강과 아모레퍼시픽이 건강수명과 노화 관련 연구개발(R&D)을 확대하고 있다. LG생활건강은 건강기능식품 신소재 개발에 나섰고 아모레퍼시픽은 노화에 따른 모발 강도 저하와 관련한 생물학적 메커니즘을 연구했다.LG생활건강은 지난 17일 한국식품연구원과 건강기능식품 신소재·분석 기술 개발과 식품 분야 연구 사업화를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했다고 21

    2
    [건설사동향] 현대엔지니어링 거제 1963가구 공급·포스코이앤씨 분당 1순위…중흥토건 100억 담보 연장

    [건설사동향] 현대엔지니어링 거제 1963가구 공급·포스코이앤씨 분당 1순위…중흥토건 100억 담보 연장

    현대엔지니어링이 조선업 회복세가 이어지는 거제에서 1963가구 대단지 분양에 나선다. 포스코이앤씨는 분당 리모델링 단지의 일반분양 청약에 들어갔고, 중흥토건은 계열사로부터 제공받은 100억원 규모 담보의 만기를 연장했다. 현대엔지니어링은 오는 10월 경남 거제시 옥포동 1670번지 일원에서 ‘힐스테이트 거제시그니처’를 분양할 예정이다.단지는 지하 7층~지

    3
    [증권업 소식] 키움·KB·신한투자·대신·한국투자·카카오페이증권

    [증권업 소식] 키움·KB·신한투자·대신·한국투자·카카오페이증권

    증권업계가 토큰증권과 인공지능(AI) 등 디지털 금융 서비스를 강화하는 동시에 공모주·가족 자산관리와 문화 콘텐츠 마케팅으로 고객 접점을 넓히고 있다. KB증권은 기관투자자 대상 토큰증권 사업에 나섰고 신한투자증권은 AI 투자정보 서비스를 출시했다. 대신증권은 공모주 청약증거금에 이자를 지급하며, 한국투자증권은 가족 자산관리, 키움증권은 e스포츠를 앞세워

    4
    현대건설, 1년 133% 올랐지만 고점 대비 34%↓…원전 계약에 쏠린 시선

    현대건설, 1년 133% 올랐지만 고점 대비 34%↓…원전 계약에 쏠린 시선

    현대건설(대표 이한우) 주가가 최근 1년간 130% 넘게 상승했지만 52주 최고가와 비교하면 여전히 30% 이상 낮은 수준에 머물고 있다. 최근 한 달간 다시 20% 넘게 오른 가운데 증권가는 해외 원전 사업이 실제 계약과 수주로 이어지는지를 향후 주가 흐름의 주요 변수로 보고 있다.23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현대건설은 지난 22일 유가증권시장에서 전 거래

    5
    KB국민·NH농협·하나증권, 성장펀드 2차 판매 참여…은행 40%·증권 60% ‘채널 설계’

    KB국민·NH농협·하나증권, 성장펀드 2차 판매 참여…은행 40%·증권 60% ‘채널 설계’

    KB국민은행과 NH농협은행, 하나증권이 제2차 국민참여성장펀드 판매에 나선다. 1차 조기 완판에 이어 이번에는 은행 영업점과 증권사 온라인 채널의 역할 차이가 핵심 관전 포인트다.26일 금융위원회에 따르면 제2차 국민참여성장펀드는 9월 30일부터 다음 달 15일까지 10영업일 동안 판매된다. 모집액은 6000억원으로 물량이 모두 소진되면 조기에 판매를 끝낼

    SN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