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웨이, 맞춤형 HBM 공개…한국 메모리 독점 구도 흔들리나(2부)

IT·플랫폼 / 이덕형 / 2025-09-23 08:21:58
삼성전자·SK, HBM4 맞춤형 준비 가속…미·중 기술 패권 속 대응 전략 분주
▲SK하이닉스 HBM4/사진=SK하이닉스 제공

 

[토요경제 = 이덕형 기자] 중국 화웨이가 자체 개발한 맞춤형 HBM을 공개하며 ‘메모리 독립’ 속도를 높이고 있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주도하던 글로벌 HBM 시장에 새로운 경쟁자가 등장한 가운데, 미·중 기술 패권 경쟁까지 겹치면서 한국 반도체 업계의 전략적 대응이 요구된다.


화웨이는 내년 1분기 출시할 AI 반도체 ‘어센드 950PR’에 맞춤형 HBM ‘HiBL 1.0’을 탑재한다고 밝혔다. 이 제품은 128GB 용량과 1.6TB/s의 대역폭을 제공한다는 설명이다. 업계 선두 제품인 HBM3E의 1.2TB/s를 넘어서는 수치지만 실제 성능은 HBM3 수준일 것이라는 관측이 많다.

화웨이가 강조하는 핵심은 ‘맞춤형(Customized)’이다. 그간 중국 반도체 업계는 자체 AI칩을 내놨지만 메모리 기술 부재로 성능 병목을 겪어왔다. 

 

이번 HiBL 1.0은 특정 AI칩과 최적화해 병목을 줄였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더 나아가 화웨이는 내년 말 4TB/s급 ‘HiZQ 2.0’을 예고하며 기술 로드맵까지 공개했다. 

 

업계 관계자는 중국이 5나노와 7나노 공정 기반 칩에 특화된 HBM을 개발하고 있다는 점에서 단순한 성능 수치를 넘어선 위협이라고 평가했다.

삼성과 SK하이닉스는 현 시점에서 HBM3E 시장을 사실상 양분하고 있다. 글로벌 AI 서버 수요 증가에 대응해 두 회사는 생산 능력 증설을 이어가는 동시에 고객 맞춤형 제품을 본격화하는 HBM4 개발에 속도를 내고 있다. 

 

삼성전자는 TSV(실리콘 관통전극) 기술과 패키징 공정에서 강점을 살려 차세대 제품 양산을 앞당길 계획이다. SK하이닉스는 엔비디아와 AMD 등 글로벌 고객사와의 협력을 기반으로 맞춤형 수요에 적극 대응하고 있다. 

 

양사 모두 HBM 시장이 범용에서 맞춤형으로 진화할 것이라는 전망에 공감하며, 프리미엄 메모리 시장에서 기술 격차를 유지하는 데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문제는 미·중 갈등이라는 외부 변수다. 미국은 반도체 수출 규제를 강화하고 있으며 HBM 같은 메모리까지 규제 범위를 확대할 가능성이 거론된다. 

 

중국이 자체 개발 HBM을 확보하면 미국의 제재 효과는 약화될 수 있다. 반대로 제재가 중국 기술 발전 속도를 늦추고 한국 기업에는 반사이익을 가져올 수 있다는 분석도 있다. 

 

실제로 엔비디아와 AMD, 구글 등 글로벌 기업들은 안정적 공급망을 위해 삼성과 SK에 주문을 늘리고 있다.

글로벌 시장 판도는 격차 유지와 추격 가속이 동시에 진행되는 양상이다. 한국 업체들은 기술력과 양산 경험, 신뢰도에서 여전히 우위를 확보하고 있다. 

 

그러나 CXMT 등 중국 메모리 기업이 내년 HBM3 양산과 2027년 HBM3E 양산을 목표로 하고 있어 추격 속도가 빨라지고 있다. 

 

카운터포인트리서치는 HBM 시장이 연평균 40% 이상 성장해 2028년 200억 달러 규모에 이를 것으로 전망하며, 중국이 맞춤형 제품을 무기로 점유율을 확대할 경우 한국의 독점 구도는 흔들릴 수 있다고 분석했다.

화웨이의 맞춤형 HBM은 기술적 완성도에서는 선두권에 미치지 못하더라도, 중국이 메모리 독립을 향해 가속하고 있다는 신호로 받아들여진다. 

 

한국 기업은 기술 격차를 유지하는 동시에 맞춤형 시장에 선제적으로 대응해야 할것으로 보인다.

 

무엇보다 미·중 패권 경쟁이 불러올 수출 규제와 공급망 재편까지 고려할 때, HBM4와 이후 제품군에서 확실한 기술과 품질 우위를 확보하는 것이 글로벌 반도체 경쟁에서 생존을 좌우할 것으로 전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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