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학연수 자격(D-4-1)으로 국내에 머물던 외국 국적의 A씨는 몇 해 전 결혼을 전제로 한국 국적 남성과 교제하다가 혼외자를 출산했다.
A씨는 임신한 뒤에야 이 남성이 이름, 나이, 혼인 사실 등을 속인 것을 알게 돼 아이를 출산한 뒤 홀로 키웠다.
어학연수 자격이 만료된 그는 법무부 출입국·외국인청에 결혼이민(자녀양육, F-6-2) 체류자격으로 변경해달라고 요청했지만 방문동거 체류자격(F-1)을 받았다.
이에 F-1 자격으론 취업할 수 없고 체류기간 상한이 짧아 자녀를 안정적으로 양육하기 어렵다고 주장하면서 올해 2월 국가인권위원회에 진정했다.
피진정인(출입국·외국인청)은 현행 출입국관리법상 국민과 혼인 관계에서 출생한 자녀를 양육할 때만 결혼이민 체류자격을 부여할 수 있고, F-1 자격으로도 취업활동을 할 수 있다고 반박했다.
체류기간 상한과 관련해서는 2년마다 계속 연장할 수 있어 문제가 없다고 설명했다.
이와 관련, 인권위는 4일 "대한민국 국적 자녀를 양육하기 위해 국내에 체류하는 외국인이 안정적으로 취업하고 사회보장제도 지원을 받을 수 있도록 체류자격을 개선하라고 법무부 장관에게 권고했다"고 밝혔다.
인권위는 F-1 자격은 '단순 가족 동거'를 목적으로 할 때 부여되는 만큼 자녀를 양육하려는 한부모 가정 외국인에게는 적절하지 않다고 봤다.
활동 허가를 받아 경제활동을 할 수 있지만 외국어 회화 강사 등 제한된 분야에만 취업할 수 있고 2년마다 체류자격을 변경할 때 비용 부담이 있다는 것이다.
아울러 F-1 자격을 취업제한이 없고 체류기간 상한이 5년인 영주자격(F-5)으로 변경할 수 없다는 점도 문제로 지적했다.
또 한국 국민과 혼인한 자가 아니더라도 한국 국적의 자녀를 양육하는데 기초생활수급제도나 긴급복지지원제도, 다문화가족지원제도 등 자녀 양육을 위해 필요한 사회보장제도 대상자에서 제외되는 것은 합리적이지 않다고 판단했다.
다만, 인권위도 방문동거 체류자격만으로도 국내에 체류할 수 있고 취업 활동도 제한적으로나마 가능해 인권침해에 해당하지는 않는다고 덧붙였다.
토요경제 / 박미숙 기자 toyo@sateconom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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