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정위, ‘배달 끼워팔기’ 쿠팡 시장지배성 첫 심판대

유통·소비재 / 최성호 / 2026-01-12 06:22:11
전원회의서 지위 남용 여부 판단…인정 시 관련 매출 최대 6% 과징금 가능
▲쿠팡 배송차량 모습/사진=연합뉴스

 

[토요경제 = 최성호 기자] 배달 애플리케이션 끼워팔기 의혹을 받고 있는 쿠팡이 공정거래위원회의 전원회의 심판대에 오른다. 쿠팡이 시장지배적사업자로 인정될 경우 일반 불공정거래행위보다 훨씬 강도 높은 제재가 가능해 유통·플랫폼 업계 전반에 파장이 예상된다.


12일 업계에 따르면 공정위는 쿠팡이 배달 앱 ‘쿠팡이츠’를 와우 멤버십 회원에게 사실상 끼워팔기 형태로 제공했다는 혐의를 조만간 전원회의에 상정해 심의할 예정이다. 

 

공정위는 이미 쿠팡에 심사보고서를 송부하고 의견 제출을 요청한 상태다. 쿠팡은 와우 멤버십 가입자에게 쿠팡이츠 알뜰배달 서비스와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인 쿠팡플레이를 무료로 제공하면서 온라인 쇼핑에서 확보한 영향력을 배달 시장으로 이전해 경쟁을 제한하고 소비자 선택권을 제약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공정위는 심사보고서에서 쿠팡을 공정거래법 제5조 1항이 규정한 시장지배적사업자로 보고, 무료 제공 행위가 지위 남용에 해당한다는 판단을 담은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이는 전원회의의 심의·의결을 거쳐야 공식 결론이 된다. 공정위가 쿠팡을 시장지배적사업자로 공식 판단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시장지배적사업자로 인정되려면 특정 거래 분야에서 시장점유율이 50% 이상이거나, 상위 3개 사업자의 점유율 합계가 75% 이상이어야 한다. 

 

국가통계포털(KOSIS)에 따르면 2024년 온라인쇼핑 전체 거래액은 약 259조원, 같은 해 쿠팡 매출은 약 36조원으로 점유율은 13.9% 수준에 그친다. 이 때문에 온라인쇼핑 전체 시장 기준으로는 지배적 사업자로 보기 어렵다는 시각이 많았다.


공정위는 이번 사건을 계기로 온라인 쇼핑 시장을 세부 분야로 나눠 쿠팡의 점유율을 재산정한 것으로 전해졌다. 

 

주병기 공정거래위원장은 지난달 30일 국회 청문회에서 “확인한 바로는 쿠팡 점유율이 약 39% 수준이며, 상위 3개 사업자 점유율 합계는 85% 정도”라며 “점유율만 놓고 보면 시장지배적사업자 요건을 충족한다고 볼 수 있다”고 언급했다.

시장지배적사업자가 지위를 남용한 것으로 판단될 경우 공정위는 관련 매출액의 최대 6%까지 과징금을 부과할 수 있다. 일반 불공정거래행위의 과징금 상한은 관련 매출액의 4%다. 

 

매출 산정이 곤란한 경우 적용되는 정액 과징금 한도도 시장지배적사업자는 20억원으로, 일반 사업자(10억원)보다 두 배 높다. 공정위는 시장지배성 판단이 부정될 가능성에 대비해 공정거래법 45조의 불공정거래행위 위반 혐의도 함께 적용한 것으로 알려졌다.

전원회의가 끼워팔기 행위를 인정할 경우 시정명령도 병과될 가능성이 크다. 시정명령의 범위에 따라 쿠팡이츠의 공격적인 확장 전략에 제동이 걸릴 수 있다. 

 

쿠팡이츠의 2024년 매출은 전년 대비 137.5% 증가한 1조8천819억원, 순이익은 142.7% 늘어난 134억원으로 급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공정위는 이와 별도로 입점업체에 경쟁사보다 낮거나 같은 가격·혜택을 요구하는 이른바 ‘최혜대우’ 강요 혐의, 와우 회원 할인 혜택을 실제보다 부풀려 광고했다는 표시·광고법 위반 혐의에 대해서도 전원회의 또는 소회의 심의를 진행할 예정이다. 

 

쿠팡이츠가 할인 쿠폰 적용 상품에도 할인 전 가격을 기준으로 수수료를 부과하도록 한 약관을 시정하라는 공정위 권고를 이행하지 않았다는 점 역시 추가 제재 대상에 포함됐다. 

 

업계에서는 이번 전원회의 판단이 플랫폼 규제 기준과 시장지배성 판단 프레임을 재정립하는 분수령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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