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F, 옷에서 식탁·부동산금융까지…생활의 반경 확대

산업 / 황세림 기자 / 2026-06-25 04:49:12
헤지스 글로벌 캠페인·마에스트로 맞춤 셔츠·아떼 협업 흥행…LF푸드·코람코까지 포트폴리오 확장

 

LF가 패션기업의 틀을 넘어 생활문화기업으로 체질을 넓히고 있다. 최근 6월의 흐름은 그 변화를 잘 보여준다. ㈜LF의 패션 브랜드는 제품 판매를 넘어 고객 경험과 콘텐츠로 이동했고, LF푸드는 식탁의 영역을 넓혔으며, 코람코자산신탁·코람코자산운용은 부동산금융의 안정성을 보탰다. LF의 변화는 이제 ‘옷을 파는 회사’가 아니라 입고, 먹고, 머무는 생활의 전 과정을 설계하는 방향으로 읽힌다.

가장 눈에 띄는 것은 패션 브랜드의 진화다. LF의 남성복 브랜드 마에스트로는 6월부터 반맞춤 서비스인 MTM을 셔츠 카테고리로 확대했다. 기존 수트 중심 맞춤 서비스를 셔츠까지 넓힌 것이다. 백화점 매장에서 실제 제품을 입어본 뒤 카라와 커프스, 소재, 핏을 고르는 방식이다. 정장 수요가 줄었다는 말이 많지만, 결혼식·예복·비즈니스 미팅처럼 제대로 갖춰 입어야 하는 순간의 수요는 여전히 남아 있다. 마에스트로는 이 틈을 프리미엄 맞춤 경험으로 잡고 있다.

헤지스는 브랜드 마케팅의 방식을 바꿨다. ‘헤지스 오디너리 피플’ 캠페인은 런던의 치즈 전문점, 정육점, 이탈리안 레스토랑, 로컬 펍 직원을 주인공으로 내세웠다. 유명 모델보다 실제 사람의 일상과 공간을 보여주는 방식이다. 패션은 더 이상 옷걸이에 걸린 상품만으로 팔리지 않는다. 어떤 사람이, 어떤 공간에서, 어떤 태도로 입는지가 중요해졌다. 헤지스는 그 흐름을 콘텐츠로 풀었다.

사회적 가치도 브랜드 정체성과 연결했다. 헤지스는 유기견 보호와 입양 문화 확산을 위한 ‘해피퍼피’ 캠페인을 진행했다. 브랜드 심벌인 강아지를 단순한 디자인 요소로 쓰는 데 그치지 않고, 실제 유기견 보호와 입양으로 확장한 점이 의미 있다. 소비자가 브랜드를 고를 때 가격과 디자인만 보지 않는 시대다. 브랜드가 어떤 가치를 지속적으로 실천하는지도 경쟁력이 됐다.

뷰티 부문도 젊은 소비자와 접점을 넓히고 있다. LF의 비건 뷰티 브랜드 아떼는 산리오 캐릭터 폼폼푸린 협업 컬렉션을 선보였다. 립과 선케어 제품에 캐릭터 감성을 입히고, 팝업과 공식몰 기획전으로 소비자 경험을 넓혔다. 패션기업이 보유한 감각과 캐릭터 IP 소비가 만나면서 아떼는 단순 화장품 브랜드를 넘어 취향 소비 브랜드로 이동하고 있다.

식품 부문에서는 LF푸드가 생활의 빈도를 넓히는 역할을 맡고 있다. 하코야, 모노키친, 한반 등은 집에서 간편하게 먹는 HMR 시장을 겨냥한다. 프리미엄 일식, 글로벌 가정식, 한식 HMR은 모두 ‘집밥과 외식 사이’의 수요를 겨냥한 상품군이다. 고물가 속에서도 소비자는 맛과 편의성을 포기하지 않는다. LF푸드는 이 지점에서 패션과 다른 방식으로 고객의 일상에 들어가고 있다.

부동산금융은 또 다른 축이다. 코람코자산신탁과 코람코자산운용은 리츠, 부동산펀드, 부동산신탁을 담당한다. 6월 채용형 인턴십은 단순 채용 공고가 아니다. 부동산 시장이 예전처럼 무차별 성장하는 국면이 아닌 만큼, 자산을 선별하고 운용 성과로 연결할 전문 인력이 더 중요해졌다. 코람코는 LF 안에서 패션 경기 변동성을 완화하는 금융 플랫폼 역할을 한다.

실적도 이런 흐름을 뒷받침했다. ㈜LF는 올해 1분기 연결 기준 매출 4619억원, 영업이익 444억원을 기록했다. 패션 부문은 닥스, 헤지스, 바버 등 주력 브랜드가 수익성을 끌어올렸고, 금융 부문은 코람코 계열의 수수료 수익이 보탬이 됐다. 식품 부문도 LF푸드의 구르메 합병에 따른 사업 효율화 효과가 나타났다. 숫자는 전면에 내세우지 않더라도, 최근 사업 행보가 단순 이벤트가 아니라 실적 기반 위에서 움직이고 있음을 보여준다.

물론 과제도 있다. 패션은 소비심리에 민감하고, 식품은 규모와 수익성을 함께 키워야 한다. 부동산금융은 시장 환경에 따라 성과 변동성이 생길 수 있다. 그러나 LF의 방향은 분명하다. 패션으로 취향을 만들고, 식품으로 생활의 빈도를 넓히며, 부동산금융으로 안정성을 보태는 구조다.

LF는 이제 옷장 안에만 머무는 기업이 아니다. 고객이 입고, 먹고, 머무는 생활의 반경 안으로 들어가고 있다. 6월의 브랜드 행보와 1분기 실적은 그 변화를 같은 방향으로 가리킨다. LF는 패션기업을 넘어 종합 라이프스타일 그룹으로 다시 평가받는 구간에 들어섰다.

토요경제 / 황세림 기자 hsr@sateconomy.co.kr

[ⓒ 토요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뉴스댓글 >

    많이 본 기사

    1
    [뷰티트렌드]LG생활건강·아모레퍼시픽, 웰에이징 R&D 확대

    [뷰티트렌드]LG생활건강·아모레퍼시픽, 웰에이징 R&D 확대

    LG생활건강과 아모레퍼시픽이 건강수명과 노화 관련 연구개발(R&D)을 확대하고 있다. LG생활건강은 건강기능식품 신소재 개발에 나섰고 아모레퍼시픽은 노화에 따른 모발 강도 저하와 관련한 생물학적 메커니즘을 연구했다.LG생활건강은 지난 17일 한국식품연구원과 건강기능식품 신소재·분석 기술 개발과 식품 분야 연구 사업화를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했다고 21

    2
    [건설사동향] 현대엔지니어링 거제 1963가구 공급·포스코이앤씨 분당 1순위…중흥토건 100억 담보 연장

    [건설사동향] 현대엔지니어링 거제 1963가구 공급·포스코이앤씨 분당 1순위…중흥토건 100억 담보 연장

    현대엔지니어링이 조선업 회복세가 이어지는 거제에서 1963가구 대단지 분양에 나선다. 포스코이앤씨는 분당 리모델링 단지의 일반분양 청약에 들어갔고, 중흥토건은 계열사로부터 제공받은 100억원 규모 담보의 만기를 연장했다. 현대엔지니어링은 오는 10월 경남 거제시 옥포동 1670번지 일원에서 ‘힐스테이트 거제시그니처’를 분양할 예정이다.단지는 지하 7층~지

    3
    [증권업 소식] 키움·KB·신한투자·대신·한국투자·카카오페이증권

    [증권업 소식] 키움·KB·신한투자·대신·한국투자·카카오페이증권

    증권업계가 토큰증권과 인공지능(AI) 등 디지털 금융 서비스를 강화하는 동시에 공모주·가족 자산관리와 문화 콘텐츠 마케팅으로 고객 접점을 넓히고 있다. KB증권은 기관투자자 대상 토큰증권 사업에 나섰고 신한투자증권은 AI 투자정보 서비스를 출시했다. 대신증권은 공모주 청약증거금에 이자를 지급하며, 한국투자증권은 가족 자산관리, 키움증권은 e스포츠를 앞세워

    4
    현대건설, 1년 133% 올랐지만 고점 대비 34%↓…원전 계약에 쏠린 시선

    현대건설, 1년 133% 올랐지만 고점 대비 34%↓…원전 계약에 쏠린 시선

    현대건설(대표 이한우) 주가가 최근 1년간 130% 넘게 상승했지만 52주 최고가와 비교하면 여전히 30% 이상 낮은 수준에 머물고 있다. 최근 한 달간 다시 20% 넘게 오른 가운데 증권가는 해외 원전 사업이 실제 계약과 수주로 이어지는지를 향후 주가 흐름의 주요 변수로 보고 있다.23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현대건설은 지난 22일 유가증권시장에서 전 거래

    5
    삼성전자·SK하이닉스·현대차, 미·중 ‘두 달 휴전’…추가 관세 미뤘지만 희토류·AI칩 남아

    삼성전자·SK하이닉스·현대차, 미·중 ‘두 달 휴전’…추가 관세 미뤘지만 희토류·AI칩 남아

    미국과 중국이 추가 관세 충돌을 두 달 더 미뤘다. 그러나 한국 기업에 더 직접적인 희토류 공급과 첨단 반도체·인공지능(AI) 기술통제는 이번 정상회담에서도 근본적으로 풀리지 않았다. 삼성전자·SK하이닉스부터 현대차·기아, LG에너지솔루션·삼성SDI·SK온까지 당장의 통상 충격은 낮아졌지만 공급망 경쟁은 계속된다.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

    SN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