홈플러스 피해 협력사에 3000억 보증…파산 고비 앞두고 금융권 긴급 방파제

유통·소비재 / 김은선 기자 / 2026-07-07 02:39:42
신보 특례보증 6일부터 접수…은행권 만기연장·상환유예 병행, 회생절차 재개 여부는 2주가 분수령
▲ 2024년 6월 폐점한 홈플러스 목동점/사진=토요경제

 

홈플러스 회생절차 폐지로 납품·입점업체 피해가 커질 조짐을 보이자 금융당국이 피해 중소·중견기업에 최대 3000억원 규모의 긴급 유동성을 공급한다. 지원 대상은 홈플러스가 아니라 홈플러스와 거래하다 납품대금 미정산, 거래 중단, 매출 급감 등 직간접 피해를 입은 협력업체다.

금융위원회는 6일 금융감독원, 은행연합회, 시중은행, 신용보증기금 등과 ‘홈플러스 회생절차 폐지 관련 금융권 대응 점검회의’를 열고 이 같은 방안을 논의했다. 핵심은 신용보증기금의 ‘위기대응 특례보증’ 대상에 홈플러스 관련 피해 중소·중견기업을 새로 포함하는 것이다. 금융위는 해당 보증을 별도 구분해 최대 3000억원 규모로 운영하기로 했다.

지원 조건도 완화된다. 운전자금 보증 한도는 통상 3억원에서 5억원으로 올라간다. 보증비율은 통상 85%에서 90%로 높아지고, 보증료율은 0.5%포인트 차감된다. 신용보증기금은 지난 3일 서울회생법원의 회생절차 폐지 결정 직후 내부지침 개정에 착수했으며, 6일부터 지원 신청이 가능하다고 밝혔다.

은행권 지원도 병행된다. 금융위에 따르면 은행권은 2025년 3월 4일 홈플러스 회생절차 개시 이후 약 1년 4개월 동안 홈플러스 협력업체의 외상매출채권담보대출과 관련해 4조8944억원 규모의 만기연장 4454건, 1223억원 규모의 상환유예 2999건을 제공했다. 긴급자금이 필요한 93건에는 158억원을 새로 지원했다.

이번 3000억원 보증은 지난 3일 정부가 발표한 범정부 지원책의 후속 성격도 갖는다. 정부는 당시 홈플러스 근로자와 중소 협력업체 지원을 위해 관계기관 전담반을 가동하고, 중소 협력업체에 총 4400억원 규모의 긴급 유동성을 공급하겠다고 밝혔다. 이 가운데 소상공인시장진흥공단·중소벤처기업진흥공단 긴급경영안정자금이 900억원, 신용보증기금·기술보증기금 특례보증이 3500억원이다.

문제는 시간이 많지 않다는 점이다. 서울회생법원은 지난 3일 홈플러스 회생절차 폐지를 결정했다. 홈플러스가 구조조정과 인수합병 작업에서 뚜렷한 성과를 내지 못했고, 회생계획 이행에 필요한 운영자금 2000억원을 확보하지 못했다는 이유다. 다만 폐지 결정이 곧바로 파산을 뜻하는 것은 아니다. 홈플러스가 14일 안에 자금을 조달해 즉시항고하면 회생절차가 다시 진행될 가능성은 남아 있다.

현재 홈플러스 매장이 당장 문을 닫는 것은 아니다. 소비자 이용에도 즉각적인 변화는 크지 않다. 그러나 자금 조달이 무산되면 파산 절차로 넘어갈 가능성이 커진다. 이 경우 피해는 본사와 대주주 차원을 넘어 협력업체, 입점 점주, 근로자로 확산될 수밖에 없다. YTN은 홈플러스 직원이 약 1만2000명이고, 협력업체 4603곳 가운데 약 47%가 매출의 절반 이상을 홈플러스에 의존한다고 전했다.

협력업체의 자금난은 이미 현실화됐다. 중소기업중앙회 조사에 따르면 홈플러스에 납품한 중소상공인 10곳 중 8곳 가까이가 대금 정산 지연으로 경영상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답했다. 미정산 납품대금은 평균 7억7400만원으로 집계됐다. 납품일 이후 60일을 넘겨 대금 정산이 지연되고 있다는 응답도 98%에 달했다.

금융당국의 이번 대책은 홈플러스 정상화를 위한 직접 지원은 아니다. 피해 협력업체의 연쇄 부도를 막기 위한 유동성 방어책에 가깝다. 홈플러스의 운명은 결국 자금 조달과 즉시항고 여부에 달려 있다. 다만 회생절차 폐지가 확정되기 전까지도 협력업체의 납품대금 회수 지연과 거래 단절 위험은 계속된다. 정부와 금융권이 서둘러 보증 한도와 만기연장을 꺼내 든 이유다.

향후 관건은 지원 속도다. 보증 한도를 늘려도 실제 자금 집행이 늦어지면 협력업체에는 버틸 시간이 없다. 홈플러스 사태는 한 대형 유통사의 위기를 넘어 납품망과 지역 상권, 고용으로 번지는 연쇄 리스크가 됐다. 금융권의 3000억원 보증은 그 파장을 막기 위한 첫 방파제다. 그러나 회생절차 재개를 위한 자금 조달이 이뤄지지 않으면, 방파제만으로 피해 확산을 막기에는 한계가 있다.

 

토요경제 / 김은선 기자 kes@sateconom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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