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강대강리뷰] 카잔, 맞으면서 배운다…넥슨이 선보인 액션게임의 정석

황 기자의 대강대강리뷰 / 최영준 / 2025-04-14 09:04:48
컨트롤 못하면 죽는다…소울류 게임에서 볼법한 매운맛
‘마비노기 모바일’ 이어 연타석 흥행…넥슨 전략 통했다
▲ 넥슨 퍼스트 버서커: 카잔 시작 화면 <자료=인게임 캡쳐>

 

[토요경제 = 최영준 기자] 넥슨이 야심차게 선보인 하드코어 액션 RPG ‘퍼스트 버서커: 카잔’이 지난 3월 28일 글로벌 무대에 출격했다. ‘던전앤파이터’라는 이름값을 등에 업었지만, 이번엔 조금 다르다. MMO도 멀티도 없다. 오로지 한 남자, ‘카잔’의 복수극만이 진하게 남았다.

게임의 주인공은 ‘마계 대전쟁’의 영웅이었다가 ‘광기의 저주’로 나락으로 떨어진 사나이 카잔. 이용자는 이 몰락한 남자를 조종해 복수를 향한 길을 걷게 된다. MMORPG ‘던전앤파이터’의 정신은 남아있지만, 이번 작품은 완연한 싱글 액션 게임이다. 콘솔에 어울리는 구조, 콘트롤에 모든 걸 건 설계. 정통 액션의 옷을 제대로 입었다.

 

▲ 액션 게임에서만 느낄 수 있는 카타르시스가 있다. <자료=인게임 캡쳐>


◆ 손 맛에 집중한 게임…타이밍 하나에 생사가 갈린다

카잔이 전하는 메시지는 명확하다. ‘기계적으로 누르지 말고, 때에 맞춰 눌러라’. 패링, 회피, 리플렉션, 카운터 어택 등 듣기만 해도 손에 땀나는 단어들이 이 게임의 중심축이다. 그로기 게이지를 채우기 위해선 정확한 반격이 필요하고, 스태미너와 스킬 게이지 관리는 기본 중 기본이다.

보스도 허투루 나오지 않는다. 일반 몬스터도 패턴이 있는데, 보스는 말할 것도 없다. 회차가 쌓일수록 보스가 좋아 보인다는 말도 괜한 소리는 아니다. 실패하고, 깨지고, 다시 도전해 결국 잡아냈을 때의 성취감은 확실하다. ‘죽음을 넘어 공략으로 간다’는 전투의 본질을 잘 구현했다.

스토리와 연출은 군더더기가 없다. ‘던파’라는 거대한 세계관을 얹었지만, 그것에 짓눌리지 않는다. 오히려 카잔이라는 한 인물의 감정선에 집중하면서 몰입감을 살렸다. 컷신과 일러스트도 수준급. 콘솔 기반 게임이라 부르기에 모자람이 없다.

플랫폼 최적화도 안정적이다. Steam, PS, Xbox 등 다양한 플랫폼에서 끊김 없는 전투를 즐길 수 있고, 특히 패드 조작감은 뛰어나다는 평가다. ‘직관적인 손맛’에 초점을 맞췄다는 점이 고스란히 느껴진다.

 

▲ 어떤 무기를 사용하고 어떤 스킬을 채용하느냐에 따라 스타일에 변화를 줄 수 있다. <자료=인게임 캡쳐>

◆ 반복 사망을 견뎌야…진입장벽은 꽤 높다

하지만 액션이 좋다고 해서 모든 게 용서되는 건 아니다. 이 게임, 쉽지 않다. 패링 타이밍을 익히기 전까진 튜토리얼조차 여러 번 죽게 만든다. ‘어떻게든 깨지겠지’라는 생각으론 시작도 어렵다. 컨트롤과 인내가 기본 장착돼야 한다.

파밍 요소가 부족한 것도 아쉽다. RPG에서 기대할 수 있는 장비 수집의 재미는 다소 떨어진다. 성장보다는 실력 중심. 반복 플레이에 대한 유인은 약한 편이다. 일부 이용자는 “한 번 틀어지면 전투가 피로하게 다가온다”고 토로했다.

UI와 시스템 설명도 불친절하다. 스킬 강화나 장비 세팅은 ‘직접 만져보며 알아가는 구조’에 가깝다. 사용자 친화적이진 않다. 여기에 메인 콘텐츠는 10~12시간 내외로, 분량 측면에선 약간의 아쉬움이 남는다.

▲ 게임을 진행하다 보면 보스가 아니어도 위협적인 적들이 존재한다. <사진=인게임 캡쳐>

 

‘퍼스트 버서커: 카잔’은 넥슨이 “액션이란 이런 것”이라며 던진 정공법 승부수다. 누가 더 많이 치느냐가 아니라, 누가 더 정확히 때리느냐에 방점을 찍었다. 액션의 원초적 재미와 정교한 설계가 만나면서 싱글 게임이라는 장르가 가져오는 모험이 오히려 무기로 바뀌었다.

이번 작품은 특히 소울류 액션에 익숙한 게이머층에 더 큰 반응을 얻고 있다. 실수하면 죽고, 반복하면 이긴다. 그 단순한 공식을 철저하게 다듬은 결과다. 자동전투, 파밍, 편의성 대신 손맛, 타이밍, 패턴을 택한 선택이 오히려 신선하게 다가온다.

무엇보다 카잔은 넥슨이 최근 힘주고 있는 ‘IP 기반 횡적 확장’ 전략의 대표 사례로 자리매김했다. 앞서 ‘마비노기 모바일’이 국내에서 초반 흥행에 성공한 데 이어, ‘퍼스트 버서커: 카잔’ 역시 글로벌 시장에서 반응을 이끌어냈다. 결과적으로 넥슨은 2025년 상반기, 주요 IP 두 개를 전혀 다른 방식으로 성공적으로 확장해냈다는 평을 받고 있다.

실험 대신 실력, 반복보다 정밀함. 넥슨의 이번 액션 승부는 앞으로의 포트폴리오 전략에서 중요한 기준점이 될 것으로 보인다.

 

토요경제 / 최영준 기자 cyj@sateconom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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