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미국·대만 상대로 강경대응 선언···한국, ‘이러지도 저러지도’

기업분석 / 김태관 / 2022-08-07 01:14:48
中, 對 미 군사·사법·기후변화 등 8개 영역 협력 중단 선언
시진핑, 10월 공산당 전국대표대회 3연임… 대만 통일 후 '하나의 중국' 원칙
뉴욕타임즈, 펠로시 아시아 순방…對中 경제의존도 높은 동맹국에겐 부담

중국이 지난 3일 낸시 펠로시 미국 하원의장의 대만 방문 이후 대만 봉쇄와 경제제재를 강화하고 있다. 아울러 미국을 향해서는 “중국 주권과 영토 완전성에 대한 도발이자 침범” 이라고 맹비난하며 미국과의 군사·사법·기후변화 등 8개 영역에서 협력을 중단하겠다고 선언했다. 


앞서 시진핑 중국 주석은 지난달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의 통화에서 “불장난하면 불에 타 죽는다” 는 말과 함께 대만 문제에 개입하지 말라고 경고한 바 있다.

실제 중국은 펠로시 의장이 대만을 떠난 직후인 지난 4일부터 전례 없는 대규모 군사행동에 나섰다. 사상 최대 규모인 100여대의 군용기를 투입해 대만을 포위하고 대만의 동서남북 해상에 장거리포와 미사일을 쏟아부었다. 동시에 대만산 과일과 생선 등 수백 여 종의 수입을 금지하고 모래를 수출 금지하는 경제 보복에도 나섰다.

중국의 이 같은 강경한 태도는 시진핑 중국 주석의 강한 의지 때문으로 보인다. 오는 10월 말 공산당 전국대표대회에서 3연임을 노리는 시 주석은 ‘제로 코로나’ 외에 ‘하나의 중국’, 다시 말해 대만을 통일하겠다는 원칙을 강화하고 있다.

시 주석은 그동안 “중화민족의 위대한 부흥은 '하나의 중국'이라는 토대에서 가능하다” 고 자주 언급해왔다. 하지만 미국이 중국의 경고를 무시하고 대만을 전격 방문하자 시 주석이 체면을 구긴 꼴이 됐다는 게 전반적인 시각이다.

여기에 제로 코로나 정책이 뚜렷한 성과를 거두지 못하고 민심의 반발만 부른 상황에서 시선을 해외로 돌리기 위한 것이라는 분석도 있다.

문제는 이런 중국의 태도에 미국이 분명한 입장을 밝히지 않으며 대만은 물론 우리나라와 일본 등 미국 동맹국들의 입지마저 줄어들게 됐다는 점이다. 특히 대 중국 경제 의존도가 높은 우리나라는 당장 발등에 불이 떨어졌다.

하버드대 페어뱅크 중국연구센터 이성현 연구원은 "펠로시 의장의 대만 방문에 대한 미국의 대처는 우려스러웠다" 며 "의도적이든 아니든 중국의 힘을 보여줬고 동맹국의 역할을 감소시켰다" 고 지적했다.

이 연구원은 "미국의 망설임을 모두가 목격했고 이는 해당 지역 동맹국들과 파트너들에게 아주 형편없는 외교적 신호를 보낸 것" 이라고 깎아내렸다.

이를 뒷받침하듯 뉴욕타임스는 “한국과 일본 같은 미국의 동맹국들이 중국의 군사력 과시에 점점 더 불안해 하고 있다” 고 보도했다.

로스앤젤레스타임스 역시 “펠로시 의장의 이번 대만 방문이 중국에 군사력과 경제력에 대항하려는 미국의 동맹국의 입지를 약화 시켰다” 고 지적했다.

유엔 주재 싱가포르 대사를 지낸 빌라하리 카우시칸은 CNBC 인터뷰에서 "펠로시 의장의 대만 방문보다 더 현명하게, 덜 위험한 방법으로 대만을 지원할 방법이 있었다" 며 "상황을 더 악화 시켰다" 고 꼬집었다.

이에 ‘안보는 미국, 경제는 중국’이라는 기조를 이어갈 수밖에 없는 우리나라는 더욱 입장이 난처해졌다.

윤석열 대통령과 펠로시 의장이 회담을 갖지 않은 것도 이를 의식한 결과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펠로시 의장은 이달 아시아를 순방하며 우리나라를 제외한 싱가포르, 대만, 일본 등 다른 나라 정상들과는 회담을 가진 바 있다.

이를 두고 미국은 대체적으로 “불쾌하다”는 반응을 보이는 반면 중국은 자국의 눈치를 본 결과라며 호의를 보이고 있다. 더구나 한미동맹 조약에 따라 미국이 개입된 전쟁에 자동 참전할 수밖에 없는 우리로서는 양 강의 눈치를 봐야 하는 처지에 몰렸다.

 

토요경제 / 김태관 기자 8timemin@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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