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효돈의 지산이야기(6)] 지식산업센터 전매 금지가 시장에 미치는 영향과 대안

기자수첩 / 이효돈 컨설턴트 / 2021-11-17 10:26:28

지난 칼럼에서는 '산업집적활성화 및 공장설립에 관한 법률 일부개정법률안', 일명 '전매제한법'에 대한 올바른 해석을 제공해 드렸습니다. 이번 칼럼에서는 지식산업센터 전매 금지가 시장에 미치는 영향과 전매금지를 대신에 할 수 있는 방안에 관해 다루어 보겠습니다.


'전매제한법', 선의의 피해자는 없을까?

'전매제한법' 발의 목적에는 “투자수요를 막아 실수요기업들의 입주 비용을 줄여주기 위함”이라 명시되어 있습니다. 필자도 동의하는 부분입니다. 다만, 실수요기업이라 할지라도 입주를 할 수 없는 상황이 발생하기 마련인데 이 부분에 대한 깊은 고민이 없었다는 것은 다소 이해하기 어렵습니다.


발의된 내용을 보면, 상속을 제외하고는 분양권의 매매, 즉 전매는 물론 건물의 준공 이후에도 1년간 매매가 금지된다고 명시되어 있습니다. 보통 분양 시점이 착공 시점이므로 평균 건축 기간 2년, 준공 후 1년을 더하면 대략 3년간은 어떠한 거래행위를 할 수 없다는 뜻입니다. 하지만, 이 기간 동안 분양권을 넘겨야 할 피치 못할 사정이 있을지도 모릅니다. 기업 또는 대표자 개인의 사정으로 사업을 영위하지 못하는 상황을 고려하지 않았다는 점은 분명 재고되어야 할 부분입니다.


택지개발지구 정책과 '전매제한법' 간 모순 관계

'전매제한법'이 나오면 투자수요는 분명 줄어들게 됩니다. 이 여파는 실수요가 부족한 택지개발지구를 중심으로 직간접적인 영향을 미칠 것입니다.


이들 지역은 10년 이상의 미래를 보고 설계된 곳으로, 다른 지역에 분포된 사업체 수요를 끌어오기 위해 자족 용지 등의 지식산업센터 부지를 배정해 놓았습니다. 당연히 당장 실수요는 적을 수밖에 없음으로 투자자 없이 분양실적을 기대하기 어렵습니다.


'전매제한법'의 영향으로 투자수요가 급격히 감소하여 분양이 어려워지므로 이 지역의 지식산업센터 공급은 눈에 띄게 줄어들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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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구리 갈매지구 조감도 <출처=국토교통부>

 

상당히 모순입니다. 정부는 신규 택지개발지구의 베드타운화를 막고 자족 기능을 강화하기 위해 대부분의 택지개발지구에 상당수의 자족 용지를 포함하는 정책을 펴고 있습니다.


서울과 가까운 경기도만 하더라도, 구리시 갈매지구, 고양시 향동지구, 부천시 옥길지구 등 다수의 자족 용지들이 포함된 택지개발지구가 있고 이 부지 내 자족 용지는 애당초 지식산업센터를 유치하기 위한 목적으로 설계되었습니다.


이들 지역의 신규 지식산업센터 공급을 주저하게 만드는 법이라면, 발의를 논하기 이전에 우선 택지개발정책 자체를 문제 삼아야 하지 않을까 싶습니다.


'전매제한법', 서울 지식산업센터 가격에 영향을 줄까

?서울의 경우 수요 대비 공급부지가 한정되어 있어, 분양 실적에 대한 걱정은 없어 보입니다. 이러한 이유로 서울 주요 지역 지식산업센터의 매매가도 쉽사리 내려가지 않을 것으로 예상됩니다.


?2021년 기준 문정동이 '문정역 테라타워'를 중심으로 2500만원 전후의 매매가를 형성하고 있고 성수동 또한 성수역과 서울숲역 인근 주요 물건과 '성수생각공장데시앙플렉스' 등이 2000만 원을 넘긴 지 오래입니다.


영등포의 경우도 대장 주인 '당산 SK V1 센터'의 매매가가 1800만 원을 넘어섰고 역세권 신규 분양물건의 가격은 2000만 원을 넘기기 직전입니다. 투자자의 접근이 어려웠던 서울산업단지조차 1단지의 '아티스 포럼'이 1700만 원 이상의 분양가를 기록하고도 완판됨에 따라 서울 지식산업센터의 높아진 진입 장벽을 실감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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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문정역테라타워 조감도 <사진=현대엔지니어링>


다방면의 인프라가 잘 갖춰진 서울 내 지식산업센터는 누구나 입주하고 싶어 합니다. 우리나라 인구의 5분의 1이라는 수치가 말해주듯 대기수요가 늘 존재하는 곳이 서울입니다.


반면 서울 내 지식산업센터를 지을 수 있는 준공업지역은 전체의 3.3%에 불과해 그 공급 부지가 점점 줄어들고 있는 현실에서 '전매제한법'이 시행되더라도 역세권이 가격을 주도하고 비역세권이 가격을 따라가는 형국은 계속될 것으로 보입니다.


'전매제한법'의 나비효과

앞서 언급했듯이, '전매제한법'이 시행되더라도, 서울 지식산업센터의 가격은 쉽게 내려가지 않을 것이 분명합니다. 대안으로 생각할 수 있는 경기도 등 서울 외곽의 신규공급마저 줄어든다면 신규 사업자나 영세한 업체들은 기존 구축 지식산업센터 매물에 접근할 수밖에 없습니다.


다시 말해 '전매제한법'으로 시작된 나비 효과는 지식산업센터 공급 감소를 만들고 결국엔 지식산업센터 전체의 매매가와 임대료를 상승시키는 악순환으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특히 서울 비역세권 지식산업센터나 인천경기 역세권 지식산업센터의 가격이 조금씩 상승하게 된다면 이는 '전매제한법'이 의도했던 실수요자들의 입주 비용 절감이라는 목표와 완전히 동떨어진 결과를 초래하고 말 것입니다.


?'전매제한법'의 대안 검토

실수요자들의 입주 비용 절감을 위해 전매금지 등을 골자로 한 '산업집적활성화 및 공장설립에 관한 법률 일부개정법률안'의 취지에 대해서는 필자도 인정하는 바입니다. 그러나 이들의 입주 비용 절감을 위한 더 나은 방안이 있을지도 모르니 이번 기회에 깊게 고민해 볼 필요도 있습니다.


실제로 지식산업센터를 기반으로 사업장 이전 컨설팅업을 하는 필자의 직업 특성상 여러 업체와 상담해 보지만 지식산업센터를 통해 어떠한 혜택을 누릴 수 있는지 모르는 분들이 대다수입니다. 당연히 지자체나 중소기업진흥공단을 통한 자금 지원 내용에 대해서도 알지 못합니다.


'산업집적활성화 및 공장설립에 관한 법률 일부개정법률안'을 마련한 국가 차원에서 보다 현실적으로 이들에 대한 관심을 기울이는 등 각고의 노력이 필요해 보입니다.


지식산업센터 자체를 모르는데 규제를 통해 이들에게 혜택이 갈 것으로 생각하면 오산입니다. 규제 위주의 정책은 결국엔 풍선 효과를 일으키고 맙니다. 실수요기업을 대상으로 한 적극적인 홍보 정책이야말로 이들 스스로 지식산업센터 분양 시장에 나설 수 있게 도울 것입니다.


실수요기업이 투자자들로 인해 분양받지 못하는 과오를 막으려면, 이들에게 우선 분양권을 제공해 주고, 실수요기업을 판별할 수 있는 기준을 마련하면 그만입니다. 농지를 취득할 때 농업경영계획서를 제출하듯이, 실입주에 따른 경영계획서를 제출하고 이를 실천하게 하면 될 것입니다.


이와 더불어 우수기업에 제공할 수 있는 추가적인 혜택 또한 긍정적으로 검토해야 합니다.


취·등록세, 재산세 혜택 외에 추가적인 혜택을 받을 수 있는 기준을 마련하고 이를 적극적으로 반영해야 합니다. 예를 들어 지식산업센터를 분양받아 일정 기간 이상 사업을 영위하고 일정 수준 이상의 일자리 창출을 도모한 기업 등 여러 가지 긍정적인 아이디어를 검토할 수 있습니다.


?문제해결 능력은 문제를 없애는 게 아니라 더 나은 방법을 마련하는 것에서 출발하기 때문입니다. '전매제한법' 발의로 시작된 고민이 긍정의 나비 효과로 이어지길 기대해 봅니다.


이효돈 대표컨설턴트
공인중개사, 자산관리사
주식회사 백상디앤디 마케팅기획이사

 

토요경제 / 이효돈 컨설턴트 toyo@sateconom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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