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 만난 민주노총? 한화생명 설계사노조, 누구 위한 노조인가

산업 / 김경탁 / 2021-03-25 21:12:31
사측 “노조 주장 중에 수용하려면 ‘현행 법령’ 어겨야하는 경우 많아”

리드 기사 : 보험판매전문회사 ‘한화생명금융서비스’ 4월 1일 출범


[토요경제=김경탁 기자] 한화생명 설계사노조가 그간 제기해온 주장은 ①부당한 수수료 삭감 ②GA로의 강제 이동(이직에 따른 퇴직위로금 지급) ③신설법인 영업규정 및 수수료 규정(제휴 손보사 수수료 등) 문서화 ④노동조합활동 보장 및 부당노동행위 중지 ⑤단체교섭 진행 및 단체협상 체결 ⑥일방적인 수수료 변경 동의서 작성 요청 등 6가지 카테고리로 요약된다.


첫 번째 ‘부당한 수수료 삭감’이란 주장은 올해 1월 변경된 ‘FP수수료’를 말하는 것이다.


그러나 이 FP수수료는 금융감독기관의 수수료 지급기준 조정에 따라 책정된 것이다. 판매자회사 물적분할과는 전혀 무관한 사안이라는 말이다


이와 관련해 한화생명 측은 “당사는 한화생명금융서비스 출범을 위해 업계 최고 수준의 수수료 경쟁력을 확보했다”고 강조했다.


‘설계사들의 소속 이전이 강제적이고, 어쨌든 회사를 그만두는 것이기 때문에 퇴직위로금을 지급해야한다’는 주장도 설득력이 없기는 마찬가지다. 소속변경은 상법상 ‘물적분할’에 의한 것이기 때문에 그 구성원의 소속이 따라가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더욱이 이번에 물적 분할로 설계사들과 함께 소속이 옮겨지는 일반직 임직원들도 당연히 ‘퇴직금’이나 ‘퇴직위로금’을 받지 않는다. 지급근거가 없기 때문이다.


한화생명 측은 “오히려 퇴직위로금 등을 지급하면 배임에 해당할 수 있다”며 노조의 주장을 “들어줄 수 없는 요구”라고 일축했다.


2021.3.19 한화생명 FP 혁명(한화생명본사63빌딩 입구 점령 순간) 영상 캡쳐

신설법인의 영업규정과 제휴 손보사의 수수료 규정을 문서화해 공개하라는 요구에 대해 한화생명 측은 “신설법인의 FP 수수료 규정 내용은 사내 방송과 권역별 설명회를 통해 안내했고, 변경 내용을 지점에 배치해 FP들이 자유롭게 열람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며 “FP수수료 규정은 영업제규정집을 제작하여 FP에게 지원하고 있다”고 밝혔다.


다만 ‘제휴 손보사의 수수료율’에 대해서는 “기밀 사항으로 이건 당사만의 문제가 아닌 제휴를 맺은 상대 손보사에게도 문제가 된다”며 “원가공개를 하라는 소린데, 이 역시 들어줄 수 없는 요구를 하고 있는 것”이라고 한화생명 측은 지적했다.


‘노조 활동 보장 및 부당노동행위 중지’라는 요구에 대해 한화생명 측은 특히 억울하다는 입장이다. 설계사노조를 인정하지 않은 적이 없기 때문이다.


한화생명은 “노동행위를 진행함에 있어서 수반되는 절차가 있으나 설계사노조는 이를 무시한 채 그들만의 노동행위를 강행하고 있다”고 꼬집었다.


이어 “각 지점에서 노조 활동을 진행하려면 이에 따른 이유의 설명과 그에 따른 승인 후에 진행돼야 한다”고 지적한 한화생명은 “이를 무시한 진행은 영업방해일 뿐”이라고 강조했다.


‘설계사노조의 집회장소에 화단 설치를 통한 노동행위 방해 시도가 있었다’는 주장에 대해서는 “현재 천막이 설치되어 있는 곳은 사유지로 집회 허가지가 아니라 갤러리아에게 임대를 준 곳”이라고 반박했다.


한화생명에 따르면 갤러리아는 경영난으로 면세점을 폐쇄한 후 현재 공실 상태로, 기존 면세점을 대체할 입주사를 찾아보고 있다.


월 수억원에 달하는 임대료를 한화생명에 지불하고 있는 갤러리아 입장에서 설계사노조가 건물 입구에 설치한 천막과 연일 이어지는 집회는 심각한 점유권 침해를 야기하는 민폐행위라는 것이다.


‘단체교섭 요청을 받아들이지 않고 있다’는 주장도 같은 맥락에서 설명된다. “단체교섭을 회피한 적이 없다”는 것이다.


현재 사무금융노조 산하에 있는 한화생명보험지부와 보험설계사지부가 각각 교섭권을 위임 받고, 개별적인 교섭 요구 일정을 통보하는 등 실질적으로 분리된 교섭을 요구하고 있다.


이에 대해 한화생명은 “이런 요구는 ‘1사 1교섭 원칙’과 ‘노조법상 교섭창구단일화 제도’의 취지에 반한다”며 “현 상태에서는 노조법상의 법적절차를 위반해야 하기에 들어줄 수 없다는 내용을 보험설계사지부에 회신했다”고 밝혔다. 제반절차를 갖추고 오라는 것이다.


이밖에 ‘일방적인 수수료변경 동의서 작성 요청 및 불복시 보복 조치’ 주장에 대해 한화생명은 “금년 상황에서는 수수료변경 동의서를 작성하지 않는 경우 기존의 수수료 체계로 유지가 가능하다”며 “일방적인 작성 강요는 사실무근이며, 불복에 따른 인사조치나 기타 다른 보복 사항은 전혀 없었다”고 반박했다.


한화생명은 수수료변경 동의서의 작성에 대해 판매자회사의 물적분할에 따른 특수한 상황이 아니라 매년 영업 환경 변화, 감독 규제 강화, 상품 판매 정책, 상품별 수익성을 고려해 진행되고 있는 사항이라고 설명했다.


한화생명은 “설계사 노조는 집회를 거듭하면서 제기하는 주장도 점차 변화하고 있다”며 “초기에 그들이 주장했던 ‘배당금 잔치’라는 내용은 이제 어디서도 말하고 있지 않다”고 꼬집었다.


한화생명은 “도저히 수용할 수 없는, 주장을 위한 주장이 계속되고 있기에 과연 현재의 설계사 지부가 진정 FP들을 위한 것인지 의문”이라며 “정확하지 않은 정보를 기반으로 큰 흐름에 반대하는 설계사 노조는 과연 누구를 위한 노조인지 묻고 싶다”고 지적한다.


“설계사노조 측의 주장을 수용하기 위해서는 현행 법을 어겨야 하는 경우가 많다”고 밝힌 한화생명 측은 그럼에도 불구하고 “노조와 원만한 합의점을 도출하기 위해 계속 대화할 것”이라는 입장도 전했다.


보험설계사지부가 배포했던 집회 방식 등 안내전단. 20m 간격을 띄우겠다는 내용이 눈에 띈다.

한편 민주노총 사무금융노조 보험설계사지부는 페이스북 페이지와 유튜브를 통해 한화생명 설계사지회의 투쟁과정을 전하고 있는데, 코로나19 방역수칙에 따른 사회적 거리두기는 제대로 지켜지지 않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특히 지난 19일 있었던 ‘한화생명 부당노동행위 규탄 및 성실 교섭촉구 3차 결의대회’라는 유튜브 영상을 보면 노조원들이 아무런 간격 유지 없이 밀집되어있는 상황 와중에 마스크를 벗거나 물을 나눠 마시는 노조원의 모습이 보이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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