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요경제=문혜원 기자] 오는 3월 25일 금융소비자보호법 시행을 앞두고 금소법의 철저한 준수 및 고객중심 경영 실천에 대한 금융권들의 움직임이 주목된다. 은행, 보험, 카드 등 주요 금융사들은 자율결의에 나서거나 상품 판매 절차를 정비하는 등 대응 마련에 분주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금소법은 금융상품 불완전 판매에 따른 소비자 피해 방지에 초점을 맞췄다. 6대 판매 규제(적합성 원칙, 적정성 원칙, 설명 의무, 불공정행위 금지, 부당 권유 금지, 허위·과장 광고 금지)를 모든 금융상품으로 확대했다.
위반 시 징벌적 과징금(위반행위 관련 수입의 최대 50%)과 권유 직원에게 1억 원 과태료 부과 등 강한 제재를 담은 만큼 은행권이 소비자 보호를 핵심 정책으로 내세우며 대책 마련에 나선 것이다.
10일 금융권에 따르면 올해 금융권 화두인 ‘금융소비자보호법’시행령 대비 시중은행 중심으로 전담조직 구축은 물론 시스템 정비 등 막바지 작업에 한창이다.
먼저, 은행들은 올해 초부터 조직개편에 나섰다. 최근에는 금융소비자보호법에 ‘금융상품 판매시 녹취 의무 대상’도 포함되면서 입증책임이 강화돼 더 큰 책임감이 부과됐다.
우선 KB국민은행은 금융상품 판매 과정에서 투자성향 분석, 판매 과정 등을 녹취하고 불완전판매 여부를 분석하는 금융시스템을 구축하고 있다.
회사측은 대출성 상품을 판매할 경우 약관, 상품설명서, 주요 내용 설명서 등 고객에게 교부해야 하는 필수 서류를 소비자 앞 URL로 발송하기 위한 전산 시스템도 개발에 노력 중이라는 설명이다.
또 외부전문가로 구성한 ‘소비자보호권익강화 자문위원회’를 설치했다. 소비자보호 제도와 프로세스에 대한 개선의견 제시, 신규 상품과 서비스에 대한 소비자 지향성 검토 등의 의견을 받고 있다.
하나은행은 소비자리스크관리그룹을 신설하고 그룹장으로 이인영 김앤장 법률사무소 시니어 변호사를 영입했다. 기존 은행 리스크관리는 자산건전성 유지 및 위험 대비 적정한 수익률 확보 등 은행 중심의 위험 관리였다.
하지만 신설 그룹은 고객의 자산규모, 위험 선호도, 수익률 등 고객 입장에서 최적의 자산포트폴리오 구성을 돕는다. 또한 금융소비자보호 수장에 부행장급 인사를 선임하는 등 조직에도 힘을 실어주고 있다.
‘금융상품 판매시 녹취의무’에 대해서는 하나은행은 올해 초부터 전 영업점 녹취 시스템 도입을 통한 투자상품 완전판매 노력을 강구해왔다는 설명이다.
해피콜 대상을 확대해 고객 목소리를 듣고 개선된 피드백을 제공할 예정이다. 판매사가 고객에게 직접 상품 설명서를 작성, 제공해야 하는 부분을 준비하기 위해 내부적으로 시스템 정비중이다.
우리은행은 금융소비자 권익 보호와 전직원 금융소비자 보호 역량 강화 차원에서 직원 연수를 지난 8일부터 실시했다. 여기에 지식정보 공유 플랫폼 위튜브(WeTube)를 활용해 금소법 주요 내용을 동영상 콘텐츠로 제작해 직원 교육도 진행 중이다.
우리은행도 녹취 대상 확대는 물론 ‘자동리딩 방식(TTS, 녹음된 기계음)’을 통해 상품 설명 안내의 정확성과 효율성을 높였다.
신한은행은 ‘신한 옴부즈만’을 운영 중이다. 학계, 법조계 등 분야별 전문가 5인과 투자상품 전문업체 1곳을 위원으로 구성해 은행 정책을 금융소비자보호 관점에서 검증하고 개선하는 역할을 수행한다.
NH농협은행도 오는 6월까지 통합전산시스템을 통해 상품 선정, 판매 후 사후관리 등 비예금상품 판매와 관련한 모든 현황을 확인·점검한다. 소비자 민원을 최대한 줄이고 금융 상품 서비스 제공의 질을 높이는데 주력한다.
보험업계에서도 소비자보호경영 준비를 위해 내부적인 조직전담설치 등 동참하고 나섰다. 먼저, 삼성생명은 올해 초 소비자보호실을 신설한데 이어 고객의견 청취를 위해 고객패널 규모를 700명에서 8000명으로 확대했다. 전국 8개 고객센터에 ‘고객권익보호 담당’도 신설했다.
한화생명도 지난해부터 전국 7개 본부에 ‘소비자보호센터’를 신설하고 소비자 보호 담당자의 책임과 권한을 대폭 강화했다. 또한 센터장 직책은 부서장급으로 승격해 소비자보호 담당자의 책임과 권한을 확대했다
교보생명은 전사차원의 소비자보호 실천을 위해 ‘금융소비자보호 거버넌스’를 구성한데 이어 소비자중심 보험영업 문화 정착을 위한 ‘나이스(NICE) 교보’ 캠페인을 진행하고 있다.
DB손해보험은 최근 금융소비자 권익보호와 소비자중심 경영활동의 일환으로 ‘New 소비자시대’ 소비자보호헌장을 선포했다.
매월 3주차를 ‘소비자중심경영 실천주간(CCM Week)’으로 정하고 고객칭찬과 불만사례 공유, 소비자보호 퀴즈 응시, 소비자중심경영(CCM) 및 완전판매 관련 방송 시청 등 요일별 프로그램 참여를 통해 금융소비자 서비스 마인드를 제고한다는 방침이다.
카드업계에서는 그간 소비자민원관리를 미흡하게 했다는 지적에 따라 고객 접점 늘리는 방안으로 ‘고객 패널’유치에 나서고 있는 모습이다.
신한카드는 지난 2월 26일 서울 중구 본사에서 고객소통 채널인 ‘신한사이다’의 비대면 발대식을 개최했다.
2008년 카드사 최초로 고객패널단 운영을 실시한 이래 쌓은 경험을 바탕으로 ‘신상품·디지털·금융 및 할부·시니어’의 4개 권역 프로슈머(Prosumer) 체계를 갖춰 전문성을 끌어올렸다. 특히 올해부터는 온 ˙오프라인 패널 규모를 3000명으로 대폭 확대 모집한다.
KB국민카드는 지난2월부터 10명 내외의 고객패널 ‘이지 토커’(The Easy Talker) 2기를 선발해 온라인 커뮤니티를 중심으로 서비스 아이디어 제안, 체험 보고서 제출, 정기 간담회 등에 참여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이밖에 삼성카드는 올해 25기 CS패널을 모집할 계획이다. 앞서 CS패널들은 디지털 채널 이용 편의성, 마케팅 활동 및 신규 서비스 개선을 이뤄낸 것으로 전해졌다.
현대카드는 3년 이상 장기 고객 중 패널을 선발해 전문성 있는 간담회를 실시하고 있다. 롯데카드 또한 PC·모바일 등 비대면 채널을 통해 고객패널 간담회를 이어가고 있다.
한 금융권 관계자는 “최근 집중적으로 발생한 금융사들의 잇따른 사고 문제로 인해 소비자보호 강화 목소리가 심화된 격”이라며 “향후 금소법 시행 후 금융사들의 고객 중심 경영 확대를 위한 다양한 강구의 노력들도 더 확대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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