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팡, 높은 기업 가치·혁신 이면의 ‘그림자’

산업 / 김시우 / 2021-02-17 14:17:37
쿠팡

[토요경제=김시우 기자] 뉴욕증시 상장을 추진하는 쿠팡은 30조~50조 원의 높은 기업 가치를 평가 받았다. 또 국내 이커머스 업체 중 가장 혁신적인 행보를 보인다고 평가를 받기도 했다.


그러나 열악하고 강도 높은 근무 환경과 주식 분배와 관련, 비판이 계속되며 ‘혁신’ 이면의 ‘민낯’을 드러내고 있다.


쿠팡은 노동계에서 물류센터 근로자 등 현장 노동자들을 대하는 행태에 대한 비판이 끊이지 않았다.


지난해 5월 경기도 부천 물류센터에서 직원 84명과 가족·지인 등 152명의 코로나19 확진자가 발생하며 코로나 집단 감염의 문제점으로 지적받았다.


당시 쿠팡은 ‘정부 당국의 방역지침을 준수하며 코로나19의 예방과 확산 방지를 위해 각종 안전 조치를 취해왔다’는 입장을 고수했다.


쿠팡은 실제 5000억 원가량 비용을 지출하며 코로나19 방역을 위해 나섰다.


그러나 쿠팡 물류센터에서 근무하는 노동자들은 사태 이후에도 코로나19 감염 방지를 위한 별다른 조치가 없었다고 주장했다.


쿠팡발 코로나19 피해자모임·피해자지원대책위는 “코로나19 확진자 152명이 발생한 쿠팡 부천 물류센터발 집단감염 뒤에도 일터는 열악한 방역 환경이 계속되고 있다”고 말했다.


이들이 지난해 12월 5일에서 7일 사이 쿠팡 물류센터 노동자 53명을 대상으로 설문한 결과, 응답자의 69.8%가 ‘작업장 안, 식당과 탈의실 등에서 충분한 거리두기가 되지 않고 있다’고 응답한 것으로 집계됐다.


응답자들은 “작업장 안에서는 마감시간이 임박하면 관리자들은 독촉하기 급급하고 거리두기가 전혀 지켜지지 않는다”고 했다.


또 쿠팡은 강도 높은 노동 환경으로 ‘과로사’ 문제에 직면하고 있다. 쿠팡에서는 지난해부터 올해 1월까지 6건의 노동자 사망사고가 있었다.


지난달 11일 새벽 50대 근로자 A씨가 쿠팡 동탄 물류센터에서 근무한 뒤 사망했다. A씨의 사망 원인은 심근경색이었으나 쿠팡대책위와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 공공운수노조는 물류센터 내 강도 높은 노동 환경과 환기·난방이 되지 않는 시설 등이 A씨를 죽음으로 몰고 갔다고 주장했다.


쿠팡은 자사 뉴스룸을 통해 대규모 추가 고용, 기술 및 자동화 설비 투자, 국내 물류센터 물류업무 종사자 100% 직고용을 바탕으로 차별화된 근무 환경을 만들어 가고 있다고 밝혔다.


쿠팡은 지난해 10월 경북 칠곡 물류센터에서 일하던 20대 노동자가 사망했을 때도 ‘과로사’ 지적이 제기되자 “일부에서 허위사실을 퍼뜨리고 있다”며 “사실 왜곡에 강력하게 대응할 것”이라고 반박한 바 있다.


그러나 쿠팡은 지난 10일 근로복지공단이 산업재해 판정을 내리자 자사 홈페이지 뉴스룸에 ‘공단의 결정을 존중한다’며 짧은 사과문을 올렸다.


계속 발생되는 노동자 사망사고에도 쿠팡은 근로 환경 개선에 나서고 있지만 재발 방지 대책에 대해서는 ‘할 말이 없다’는 입장뿐이다.


쿠팡이 배송직원인 ‘쿠팡친구’(쿠친) 등 현장 직원들에게도 최대 1000억 원 상당의 주식을 무상 부여하겠다고 밝힌 것과 관련, 쿠친 사이에서도 비판적인 시각이 있다.


쿠팡이 현장 직원에게 주겠다고 밝힌 주식은 양도제한조건부주식(RSU)이다. 1년 근무하면 50%, 2년 근무하면 나머지 50%를 주는 식으로 부여된다.


상장에 따른 ‘돈 잔치’에 소외되기 쉬운 현장 직원까지 배려했다며 긍정적으로 해석하는 경우도 있지만 쿠팡이 약속한 ‘1인당 200만 원 상당’ 주식을 실제로 받는 사람은 많지 않을 것이란 지적이다.


쿠팡 배송직원들의 이직률은 높은 편이라고 알려져 있다. 한 쿠친은 인터넷 커뮤니티에 “1∼3달 안에 80% 정도가 그만둔다”면서 “실제로 혜택을 받는 쿠팡맨이 몇 명이나 되는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 토요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뉴스댓글 >

    많이 본 기사

    1
    [국감 쟁점] 국감 증인석 엇갈린 유통가…CJ제일제당·MBK 나오고 GS리테일·CJ ENM 빠져

    [국감 쟁점] 국감 증인석 엇갈린 유통가…CJ제일제당·MBK 나오고 GS리테일·CJ ENM 빠져

    국정감사 개막을 닷새 앞두고 유통·식품업계 주요 기업인의 출석 여부가 갈리고 있다. CJ제일제당과 삼양사, 롯데칠성음료 관계자는 식품 원재료 거래 문제로, 김병주 MBK파트너스 회장은 홈플러스 사태로 국감장에 선다. 반면 GS리테일·롯데홈쇼핑·CJ ENM 대표에 대한 출석 요구는 철회됐다.1일 국회와 업계에 따르면 국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는 오는 7일

    2
    한화투자증권, 9000억 자본확충…종투사 직행 아닌 ‘이중 포석’

    한화투자증권, 9000억 자본확충…종투사 직행 아닌 ‘이중 포석’

    한화투자증권(대표 장병호)이 최대 9000억원 규모의 자본확충에 나선다. 다만 전액이 종합금융투자사업자(종투사) 지정에 필요한 자기자본으로 인정되는 것은 아니다. 5000억원 유상증자로 종투사 진입 기반을 넓히고, 최대 4000억원의 신종자본증권으로 재무 완충력을 보강하는 구조다.2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한화투자증권은 지난달 30일 이사회를 열고 5000

    3
    [유업계소식] 매일유업·서울우유·남양유업·빙그레, 체험·ESG·수출로 소비자 접점 확대

    [유업계소식] 매일유업·서울우유·남양유업·빙그레, 체험·ESG·수출로 소비자 접점 확대

    유업계가 대학 축제와 러닝 프로그램, 자원순환, 해외 유통망 확대 등으로 사업 접점을 넓히고 있다. 내수 소비 둔화 속에서 젊은 고객층을 확보하는 동시에 친환경 경영과 해외시장 개척으로 성장동력을 다변화하는 모습이다.29일 업계에 따르면 매일유업은 다음달 1~2일 한양대학교 서울캠퍼스 축제에서 체험형 이벤트 부스 ‘매일 도파민 충전소’를 운영한다. 지난 2

    4
    포스코이앤씨, 역촌역세권 5874억 수주…도시정비 4조4565억

    포스코이앤씨, 역촌역세권 5874억 수주…도시정비 4조4565억

    포스코이앤씨가 서울 은평구 역촌역세권 재개발 시공권을 확보하며 올해 도시정비사업 수주 목표에 한 걸음 더 다가섰다. 남은 승부처는 목동과 오금현대 등 4분기 서울 대형 정비사업이다.3일 정비업계에 따르면 역촌역세권(대조동) 장기전세주택 도시정비형 재개발정비사업조합은 이날 임시총회를 열고 포스코이앤씨를 시공사로 최종 선정했다. 시공사 선정 안건에는 287명이

    5
    금융위, 금융사 외부접속 '원칙 차단'…KB국민·NH농협 등 보안점검 강화

    금융위, 금융사 외부접속 '원칙 차단'…KB국민·NH농협 등 보안점검 강화

    금융당국이 금융권 연쇄 침해사고에 대응해 불필요한 외부접속을 원칙적으로 차단하도록 했다. 이미 공유된 공격정보를 제대로 반영하지 않아 유사 사고가 발생하면 금융회사에 책임을 묻기로 했다.4일 금융위원회에 따르면 이억원 금융위원장은 이날 정부서울청사에서 금융감독원과 금융보안원, 금융업권별 협회, 주요 금융회사 등이 참석한 가운데 '전 금융권 긴급 점검

    SN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