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주열 한국은행 총재가 지난주 증권시장의 과열과 관련, “과도한 레버리지에 기반한 투자의 경우 예상치 못한 충격으로 가격조정이 있을 경우 투자자가 감내하기 어려울 정도의 손실을 유발할 수 있다”고 경고하고 있었다.
이 총재는 이에 앞서 금융인 신년회 메시지에서도 “금융과 실물 간 괴리가 확대된 상황에서는 자그마한 충격에도 시장이 크게 흔들릴 수 있다”며 “2021년은 금융권의 위기관리 능력이 진정한 시험대에 서는 한 해가 될 수 있다”고 지적하고 있었다. 주식값이 고꾸라질 수도 있다는 우려감이었다.
그렇지만 이 총재는 그 ‘경고’로 ‘면피’가 되기는 힘들 것으로 보인다. 증권시장의 ‘이상 과열’을 불러일으킨 원인 가운데 하나를 한국은행이 제공했기 때문이다. 다름 아닌 엄청난 통화 방출이다.
물론 돈을 방출하지 않을 수 없는 상황이었다. 경기가 가뜩이나 악화된 상황에서 코로나19 사태까지 터지면서 돈을 많이 풀어야 할 상황이기는 했다.
그렇더라도 풀려나간 돈 가운데 일부가 증권시장으로, 부동산시장으로 흘러들 가능성도고려했어야 좋았다. 이제 와서 우려를 표명하는 것은 늦은 감이 있는 것이다.
돈이 너무 많이 풀렸다는 사실은 국내가 아닌 국외에서도 지적된 적 있었다. ‘세계은행(WB)’이다. 우리나라의 통화량이 국내총생산(GDP)의 1.5배가 넘는 것으로 나타났다는 지적이었다. 경제 규모와 비교한 통화량이 홍콩, 일본, 중국 다음으로 많았다고 했다. 그랬으니 대한민국은 세계에서 4번째로 돈을 많이 푼 셈이다.
지난해 비상경제회의 때는 문재인 대통령이 이 총재에게 “감사”를 표명했을 정도였다. 문 대통령이 “전격적인 기준금리 인하와 함께 중앙은행으로서 국가의 비상 경제상황에 책임 있게 대응하며 모든 금융권을 이끌어준 적극적인 노력에 감사드린다”고 한 것이다.
이렇게 돈이 많이 풀렸는데도 ‘환수’ 얘기는 ‘별로’였다. 과다하게 풀려나간 돈은 화폐의 가치, ‘돈값’을 떨어뜨릴 수밖에 없다. 그럴 경우 국민 모두가 휘청거릴 수 있다.
떨어진 ‘돈값’은 물가에까지 미치는 조짐을 나타내고 있다. 새해 벽두부터 각종 제품가격이 들먹거리는 게 심상치 않은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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