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요경제=김시우 기자] 최근 유니클로가 여성가족부로부터 ‘가족친화기업인증’을 받은 사실이 알려졌다.
‘가족친화기업인증’이란 가족친화제도를 모범적으로 운영하고 있는 기업 등에 대하여 심사를 통해 여성가족부장관의 인증을 부여해 혜택을 주는 제도를 말한다.
여기서 말하는 심사는 ▲자녀 출산 및 양육지원(육아휴직·육아기 근로시간 단축·출산전후 휴가·배우자 출산 휴가·임산부 지원 프로그램·수유시설 및 산모 휴게실·자녀 학자금 지원 등) ▲유연근무제도(시차출퇴근제·재택근무제 등) ▲가족친화 직장문화 조성(정시퇴근·가족친화 직장교육 실시·근로자 상담제도 마련·장기근속휴가 지원·가족돌봄 휴직·가족 초청행사 등) 등이 있으며 이 제도들이 얼마나 잘 실현되고 있는지를 평가한다.
여성가족부의 가족친화인증 신청 공고가 뜨면 인증 신청을 하게 된다. 이후 서류심사, 현장실사, 가족친화인증위원회의 심의 등을 거쳐 인증결과가 통보돼 12월 초 정식적인 가족친화인증을 받게 된다. 인증 기업은 정부·지자체의 사업자 선정 때 가점을 받는 등 220개의 인센티브를 지원받을 수 있다.
여기서 올해 가족친화인증기업 중 하나로 유니클로가 꼽힌 것이다.
그러나 유니클로는 우리나라 ‘노재팬(No Japan)’ 운동의 대표 격이라 불리는 일본 의류기업으로 위안부를 모욕하는 광고를 내보낸 바 있다.
지난해 10월 공개된 유니클로의 한 광고에서는 90대 할머니가 10대 여성으로부터 “제 나이 때는 어떻게 입었냐”는 질문을 받자 “그렇게 옛날 일은 기억을 못 한다”(I can't remember that far back)고 답하는 내용이 포함됐다.
한국어 자막에는 이 문장이 “80년도 더 된 일을 기억하냐고?”로 의역되면서 유니클로가 80년 전인 1939년 일제강점기 위안부 관련 문제 제기를 조롱하는 것 아니냐는 의혹이 일부에서 나왔다.
일본은 위안부 모욕 광고 이전, 지난해 불매운동이 갓 시작될 무렵, 한국의 불매운동을 얕잡아 보고 단기간에 끝날 것이라 예측했다. 당시 오카자키 타케시 유니클로 최고재무책임자는 “불매운동의 영향이 장기간 이어지지 않을 것”이라는 발언으로 불매운동을 조롱했다.
그러나 그 발언은 기름을 붓는 격이 됐고 결국 유니클로는 매출이 반토막나며 한국시장에서 악화일로를 걷고 있다. 결국 한국 유니클로의 상징으로 통하던 유니클로 명동중앙점까지 최근 폐점하기로 결정했다.
논란들을 생산해온 유니클로가 받은 정부 인증은 여가부의 가족친화인증뿐만 아니다. 이달 들어 보건복지부, 서울시로부터 각종 인증을 잇따라 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유니클로는 보건복지부로부터 ‘2020 지역사회공헌 인정기업’으로 선정됐다고 공식 웹사이트를 통해 밝혔다. 지역사회공헌 인정제도는 꾸준한 사회공헌 활동을 통해 지역사회에 도움을 준 기관이나 기업을 선정하는 것으로, 유니클로는 그간 태풍 등과 관련한 기부 활동을 통해 지역사회공헌 인정 기업에 선정된 것으로 전해졌다.
유니클로는 ‘2020년 서울사회공헌대상 서울시장상도 수상했다. 정부 인증 등을 받은 기업은 각종 제도적 혜택을 받을 뿐 아니라 기업 상표 가치가 높아지는 효과까지 누릴 수 있다.
일각에서는 일본군 위안부 조롱 논란을 빚은 유니클로가 우리 정부의 각종 인증을 받는 것이 ‘부적절하다’는 비판이 나왔다.
한 네티즌은 “일부러 유니클로 등 일본 제품을 사지 않는 사람인데, 정부가 나서서 위안부를 모욕한 기업에게 인증을 주다니 실망스럽다”고 말했다. 또 “여성가족부를 폐지하자”는 목소리도 여럿 나왔다.
이번 논란과 관련해 여가부는 “859개 기업을 대상으로 인증 대상을 선정하고 선정 과정 자체도 위탁으로 운영하다 보니 미흡한 점이 있었다”면서 “국민의 마음을 불편하게 한 점을 깊이 헤아려 사회적 물의를 일으킨 기업 등과 관련해서는 선정 기준 보완 방안 마련을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줄 것은 줘야하는 것이 맞다. ‘가족친화인증’을 받을 정도로 귀감이 된 기업 같은 경우, 격려와 응원을 아낌없이 해야 한다. 그러나 많은 대중들이 비판하거나 사회적 물의를 일으킨 경우를 위해 선정 기준을 조금 더 명확하게 해야 했던 것이 아닌가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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