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주민들과 잇단 파열음···LH 갑질 논란 어디까지?

산업 / 신유림 / 2020-12-24 15:52:23
(자료=LH)

[토요경제=신유림 기자] 한국토지주택공사(LH)가 토지 수용과 관련해 지역 주민들과 잇단 마찰을 빚고 있어 우려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심지어 주민들을 향해 욕설과 폭언을 일삼았다는 주장도 제기됐다.


24일 경기도 과천시의회에 따르면 과천주민들은 과천 3기 신도시 사업과 관련한 토지보상 문제로 지난 11일 LH 과천의왕사업단을 찾아갔으나 직원으로부터 욕설과 협박을 당했다.


이에 과천시의회는 17일 사측의 폭력행위를 규탄하고 단장의 사과와 재발 방지를 촉구하는 성명서를 냈다.


3기 신도시사업 시행자인 LH, 경기주택도시공사(GH) , 과천도시공사 등은 지난 11월 선정된 개발지역 155만제곱미터(47만평)에 대한 감정평가를 끝낸데 이어 이달 안으로 보상 절차에 착수할 예정이다.


하지만 1200여명의 토지주들은 감정평가가 졸속으로 이뤄졌다고 주장하며 GH, LH 과천의왕사업단, 진주 LH 본사 등을 차례로 방문, 문제점을 지적했다. 폭력 논란은 이 과정에서 나왔다.


한 토지주는 “3기 신도시 개발지역이 그린벨트로 묶여 수십 년 동안 터를 잡고 살아온 원주민들은 피해를 감수하며 살아왔다”며 “그럼에도 LH는 시세의 절반도 안 되는 보상금을 제시했다. 그 돈으로는 재정착이 불가능하다”고 토로했다.


이어 “감정평가가 시세에 맞지 않게 저평가된 점, 보상설명회가 없었던 점, 측량과 실사가 토지주 입회 없이 진행된 점, 요식행위에 그친 측량 등을 LH가 설명해야 한다”며 재심사를 요구했다.


LH의 총 보상금액은 약 1조7000억원이다. 이 중 국공유지 10만평을 제외하면 보상액은 평당 350만원 정도에 불과하다는 게 이들의 설명이다.


특히 갈등 과정에서 한 70대 주민이 목숨마저 위태로운 상황에 내몰리고 있다는 청와대 국민청원도 등장했다.


자신을 해당 지역 농민이라고 밝힌 청원인은 “LH가 200여명의 용역원을 동원해 농민들의 생존이 달린 화훼, 영농, 가축업 시설들을 무력으로 강제 철거하고 인건비, 철거비용 등으로 억대의 비용을 청구했다”고 말했다.


또 “이를 항의하고자 과천의왕사업단을 찾아갔지만, LH는 용역 깡패들을 동원해 접근을 철저히 막았다”며 “결국 억울함을 몸으로 외치고자 한 70대 농부가 망루에 올라 20여 일째 호소하고 있다”고 밝혔다.


특히 그는 “추위에 노인이 목숨을 잃는 참사가 생길지 몰라 이불과 외투, 핫팩 등을 전달하려고 했으나 LH는 역시 용역을 동원, 망루 주위를 감시해 가족과 지인들의 접근조차 허락하지 않고 있다”고 호소했다.


LH의 횡포를 고발하는 국민청원은 또 있다.


지난 8일 LH의 ‘경산대임 공공주택지구’ 토지 수요와 관련해 이주대책 약속을 지키지 않은 사측을 성토하는 청원글도 있었다.


청원인은 “LH가 공익사업을 빙자해 수 대째 살아온 저희의 집을 빼앗고 자기들 맘대로 말도 안 되는 곳에 집터를 만들어 집 짓고 살라고 한다”며 LH의 횡포를 문제삼았다.


청원인은 “애초 주민들이 원하는 집터는 다른 곳이었다”며 “이에 LH는 사업에 관한 지구계획이 승인되면 우리가 원하는 집터로 이전해 주겠다고 약속했지만, LH 측은 사업이 승인되자 택지를 변경할 수 없다며 말을 바꿨다”고 주장했다.


이어 “LH는 날강도”라며 “무식한 원주민들을 기만했다”고 비난했다.


이 외에도 LH와 관련된 국민청원은 약 1000건에 달한다. 대부분은 토지 수용 과정에서의 잡음과 조성원가, 즉 ‘땅장사’에 대한 비판이 주를 이룬다.


여기에 LH 구성원들의 고압적 태도도 문제로 지적된다. 최근에는 민원인에게 물병을 집어 던지고 한 식당 주인에게 욕설과 폭언, “국민임대 살면서 주인한테··” 등 인격 모독 발언까지 일삼은 사실이 드러나 거센 비난이 일기도 했다.


LH는 지난해 연결기준 매출 20조5297억원, 영업이익 2조7827억원을 기록한 거대기업이다. 자본금은 33조4638억원, 부채는 126조6800억원에 달한다. 이는 한전(51조원), 도로공사(28조원), 철도시설공사(20조원), 철도공사(17조원) 등 다른 상위 공기업의 부채를 합친 것보다 큰 규모다.


하지만 그에 못지않은 부동산을 보유, 재무안정성을 문제 삼는 경우는 없다. 더욱이 워낙 규모가 방대해 LH를 민간이 대체할 방법도 없다. 이는 곧 공사와 직원들의 각종 갑질 논란 등이 수그러들지 않는 배경이기도 하다.


이에 대한민국 전체 1년 예산의 30~40% 상당액이 부채로 있는, 움직이는 초거대자본 LH의 개혁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그 어느 때보다 높아지고 있다.


LH 관계자는 폭언 의혹에 대해 “관계자에게 확인했지만 전혀 ‘사실무근’”이라고 잘라 말했다.


이어 “경산대임 관련해서는 국토계획법상 저촉 등의 사유로 입주민들께서 변경 요청하시는 이주자택지 위치로는 변경이 불가하다”며 “사전에 그쪽으로 이주자택지를 선정해드리겠다는 사항은 없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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