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 선생
정 진 선 시인
진부의 아침은
햇살 펴지는 산등성이 보며
순수함을 찾게 하고
이슬 찬
모가나무 열매 위 청개구리처럼
없는 듯 살게 만든다
늙은 감자 익어가는 텃밭 옆
커피 캔의 반사와 같이
혼자서 가는 길이다
행복을 향한 기도와
잊고자 하는 의지가
도시를 떠난 이유였을까
오늘도
또 다른 그리움을
습관처럼 복사한다
매우 유능하고 실력이 있는 선생님이라고 서울 목동 동네에 평판이 나 있던 박 선생이 있었다. 한편으론 아주 친한 내 친구이기도 하다. 그렇게 30년쯤 교단에 서 있다 갑자기 교단을 내려와 평창 옆 동네인 진부로 혼자 떠나 버렸다. 가족과도 떨어졌다. 단 1명도 아는 사람이 없는 지역이다. 그곳에서 변신했다고 한다. 밭일에 불려가고 일당 받고 잡일하고 막걸리로 새참 하고.
진부는 거의 청정지역이다. 공기가 좋으니 깊게 마셔 보는 아침 숨에 기분이 up 되고 잘 자란 마가목이 사는 마당도 예쁘다. 그 곳에서 걱정 적게 하며 혼자 산다. 가끔 식구들이나 지인들이 놀러 올 때를 제외하곤.
사는 게 행복하다는 아주 잠시 가지는 느낌일 수 있다. 매시간 느끼는 게 아니라고 본다. 누가 묻거나 또는 비교할 때 떠오르는 상대적인 감정일 수 있다. 그래서 내가 행복하다 느끼면 그냥 행복한 거다. 잘 먹고 즐겁게 살고 있다. 만족한다. 내 삶이다.
맛있는 막걸리가 생각난 날이면, 진부로 가서 빨간 트럭 모는 박 선생을 찾아보자.
| 시인 정진선 : 한국문인협회 회원, 2013년 시집 그대 누구였던가로 등단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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