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요경제=김효조 기자]한국은행이 발표한' 2020년 8월 중 금융시장 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말 기준 은행권 가계대출 잔액은 948조2000억 원으로 한 달 새 11조7000억 원이 급증했다. 월별 증가 규모로 역대 최대치다.
대출 잔액이 역대 최대로 급증한 이유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자금상황이 어려워진 서민들이 앞 다퉈 대출을 받았기 때문이다. 가계부채와 개인사업자(자영업자) 대출도 늘었다.
늘어난 대출에 부담을 느낀 서민들은 원리금상환을 유예해달라고 요구했다. 금융당국은 이들의 손을 들어줬다. 다음 달부터 코로나19로 소득이 감소한 사람뿐만 아니라 실직이나 폐업 등으로 연체가 된 사람도 1년간 대출 상환을 유예해 주기로 한 것이다.
지난 8월 말 기준 5대 시중은행의 코로나19 대출 원리금 유예(만기연장·원금상환유예·이자납입유예) 규모는 약 36조원에 달한다.
정부는 지난 3월 코로나19로 일시적으로 상환여력이 악화된 사람들의 대출 원리금 납입도 내년 3월까지 미뤄준 바 있다. 이후 경제 상황이 좀처럼 회복될 기미가 보이지 않자, 금융당국은 이번 유예제도와 같은 신용회복지원 제도 개선 방안을 내놓고 있다.
문제는 금융당국의 이러한 대응은 아파서 울고 있는 아이에게 사탕을 주고 잠시 울음을 그치게 하는 정도라는 점이다. 실질적인 문제를 해결해주는 방법은 아니다.
원금과 이자상환에 대한 면제가 아닌 유예는 유예기간이 종료되면 남은 만기까지 유예된 금액을 상환해야 한다.
이처럼 상환유예가 계속되면 가계와 자영업자가 빚을 탕감하기 위해 노력 한편 '빚 폭탄'을 만들어오는 이들도 있을 수 있기 때문이다. 빚 부담이 가중되는 것이다.
이 같은 금융당국의 연속된 사탕 물림에, 돈을 빌려준 금융권에서는 대출 원금과 이자상환 유예가 만료되는 내년 3월 '빚 폭탄'이 터질까 우려하고 있다.
또한 이번 상환 유예 제도를 놓고 선량한 채무자들에 대한 `역차별`이라는 비판의 목소리도 나온다. 성실히 빚을 갚는 사람들과 형평성이 맞지 않다는 것이다.
마이크로소프트의 창업자이면서 다수 제약회사와 백신 개발을 협력중인 게이츠 재단의 빌게이츠는 2022년 종식을 예상했지만, 코로나19가 앞으로 얼마나 지속될지 누구도 확답할 수는 없다.
코로나19로 시작된 경기 불황이 지속되면 대출금은 불어나고, 앞으로 채무자들의 연쇄부도 위험은 더욱 커질 것이다.
금융당국은 가계와 자영업자들의 어려움을 해소하는데 급급해 ‘잠시 눈 가리기’ 식으로 대응할 것이 아닌 실질적인 경기 불안을 해소시켜줄 방법을 마련해야할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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