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주 배신”···LG화학 차동석 부사장 ‘말발’ 안 먹힌다

기업분석 / 신유림 / 2020-10-23 16:59:43
LG화학 차동석 CFO. (사진=LG화학)

[토요경제=신유림 기자] LG화학이 배터리 사업 부문(LG에너지솔루션)의 물적분할에 반대하는 주주들 설득에 애를 먹고 있다. 이에 차동석 최고재무책임자(CFO) 부사장이 직접 설득에 나섰지만, 이들의 불만을 잠재우기에는 역부족인 모습이다.


23일 LG화학 주식토론방에서는 차 부사장의 설명에도 불구, 여전히 회사 측의 일방적인 결정을 질타하며 주주 전자투표를 통한 물적 분할 반대를 독려하는 글이 끊이질 않고 있다.


그중 한 주주는 “전자투표하고 왔다. 이 괘씸한 회사”라는 글에서 “LG화학 니들이 소액주주 알기를 하도 xx으로 생각해서 보통주, 우선주 싹 모아서 반대 던져주고 왔다”고 토로했다.


그러면서 “나도 회사가 돈 필요한 거 알지만 주주와 함께 잘 사는 길이 뭔지를 먼저 고민했어야했다”며 “(회사는) 주주들 뒤통수 갈길 생각부터 했다. 주가 떨어져도 좋다. 이 괘씸한 X들아”라고 날을 세웠다.


이 같은 주주들의 반대 이유는 물적분할 방식 때문이다. 회사를 분사하더라도 주주가 기존 지분을 유지할 수 있는 ‘인적분할’과 달리 물적분할은 LG화학이 신설되는 배터리 자회사 지분을 100% 소유하기 때문에 기존 LG화학 주주들에게는 아무런 변화가 없다. 매수청구권 행사도 불가능하다.


물론 배터리 사업이 성공을 거두면 모회사인 LG화학도 덩달아 가치가 오르게 되므로 주주들에게 손해가 없다는 주장도 있다. ‘주식 매수’ 의견서를 낸 대부분의 국내 증권사나 세계 양대 의결권 자문기관인 ISS, 글래스루이스의 의견이 그것이다.


하지만 증권사들은 ‘주식 매수’ 의견 뒤에선 200억원이 넘는 주식을 매도해 빈축을 사기도 했으며 특히 ISS는 “현재로선 주주들의 이해관계를 판단하기 어렵다”고 부연한 바 있다.


물적분할의 목적은 기업공개(IPO)를 통한 투자금 마련이다. 설비 확충을 위해 연간 3조원의 자금이 필요한 LG화학으로선 최선의 결정이다. 또 전지사업부문의 지분을 모두 보유하는 만큼 지배력을 유지할 수 있다는 장점도 있다.


하지만 기업공개 후 대규모 자금이 유입되면 기존 소액주주들의 지분은 희석될 수밖에 없다. 주주들이 반대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LG에너지솔루션이 빠진 LG화학은 사실상 석유화학 회사에 불과하다는 것이다. 이 때문에 “빅히트엔터 주식을 샀는데 BTS가 탈퇴한 격”이라는 비난도 나온다.


실제로 올 3월 20만원대에 불과하던 주가를 지난 8월 27일 최고가인 87만원 넘게 부양한 건 소액주주들이었다. 이 기간 소액주주들은 외국인(9200억원)과 기관(600억원)보다도 많은 9600억원어치의 주식을 사들였다. 덕분에 LG화학은 시가총액 8위(16도2400억원)에서 4위(51조2000억원)으로 급상승했다. 소액주주들이 ‘뒷통수’를 맞았다고 주장하는 근거다.


문제는 또 있다.


LG화학은 ‘소액주주 달래기’ 일환으로 향후 3년간 주당 최소 1만원 이상 배당, 30% 이상의 배당성향을 지향하겠다는 방침을 밝혔는데 이 같은 배당이익은 오히려 오너일가에게 돌아간다는 점에서 사실상 꼼수에 불과하다는 것이다.

LG는 LG화학의 최대주주로 30.06% 지분에 해당하는 2353만4211주를 보유 중이다. 따라서 주당 1만원을 배당하면 1년에 2353억4211만원이 돌아간다.


또 LG의 최대주주는 구광모 회장으로 15.95% 지분을 갖고 있으며 특수관계인까지 확대하면 이들이 전체 주식의 46.2%를 보유하고 있다.


LG화학이 내놓은 ‘30% 이상의 배당성향’도 그간의 정황을 살펴보면 의구심을 지울 수 없다. LG화학은 2018년 31.24%에 이어 지난해 49.02%라는 엄청난 배당성향을 보였기 때문이다.

여기에 LG 역시 지난해 35.82%의 배당성향을 보여 회사 측 발표는 사실상 새로울 게 없는 수준이다.


이에 한 주주는 “LG화학의 현금배당수익률은 지난해 0.6%에 불과해 전년 대비 3분의 1 수준”이라며 “LG는 1.46%에서 오히려 2.94%로 늘어 주주 입장에서는 LG화학보다 LG의 투자매력이 높다”고 지적했다.


이어 “LG가 주총에서 물적분할이 통과가 확실시되자 언론플레이에 나서고 있다”고 꼬집으며 “과거 삼성물산이나 SK가 분사 이후 주가가 부진했던 전례가 있어 이번 물적분할로 결국 주주들은 손해를 볼 수밖에 없다. 이에 LG에너지솔루션 상장 직전 주식을 처분하자는 분위기가 확산하고 있다”고 밝혔다.


한편, LG화학의 배터리사업 물적분할을 결정하는 임시 주주총회는 오는 30일로 예정돼 있다.


[ⓒ 토요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뉴스댓글 >

    많이 본 기사

    1
    [국감 쟁점] 국감 증인석 엇갈린 유통가…CJ제일제당·MBK 나오고 GS리테일·CJ ENM 빠져

    [국감 쟁점] 국감 증인석 엇갈린 유통가…CJ제일제당·MBK 나오고 GS리테일·CJ ENM 빠져

    국정감사 개막을 닷새 앞두고 유통·식품업계 주요 기업인의 출석 여부가 갈리고 있다. CJ제일제당과 삼양사, 롯데칠성음료 관계자는 식품 원재료 거래 문제로, 김병주 MBK파트너스 회장은 홈플러스 사태로 국감장에 선다. 반면 GS리테일·롯데홈쇼핑·CJ ENM 대표에 대한 출석 요구는 철회됐다.1일 국회와 업계에 따르면 국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는 오는 7일

    2
    금융위, 금융사 외부접속 '원칙 차단'…KB국민·NH농협 등 보안점검 강화

    금융위, 금융사 외부접속 '원칙 차단'…KB국민·NH농협 등 보안점검 강화

    금융당국이 금융권 연쇄 침해사고에 대응해 불필요한 외부접속을 원칙적으로 차단하도록 했다. 이미 공유된 공격정보를 제대로 반영하지 않아 유사 사고가 발생하면 금융회사에 책임을 묻기로 했다.4일 금융위원회에 따르면 이억원 금융위원장은 이날 정부서울청사에서 금융감독원과 금융보안원, 금융업권별 협회, 주요 금융회사 등이 참석한 가운데 '전 금융권 긴급 점검

    3
    한화투자증권, 9000억 자본확충…종투사 직행 아닌 ‘이중 포석’

    한화투자증권, 9000억 자본확충…종투사 직행 아닌 ‘이중 포석’

    한화투자증권(대표 장병호)이 최대 9000억원 규모의 자본확충에 나선다. 다만 전액이 종합금융투자사업자(종투사) 지정에 필요한 자기자본으로 인정되는 것은 아니다. 5000억원 유상증자로 종투사 진입 기반을 넓히고, 최대 4000억원의 신종자본증권으로 재무 완충력을 보강하는 구조다.2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한화투자증권은 지난달 30일 이사회를 열고 5000

    4
    포스코이앤씨, 역촌역세권 5874억 수주…도시정비 4조4565억

    포스코이앤씨, 역촌역세권 5874억 수주…도시정비 4조4565억

    포스코이앤씨가 서울 은평구 역촌역세권 재개발 시공권을 확보하며 올해 도시정비사업 수주 목표에 한 걸음 더 다가섰다. 남은 승부처는 목동과 오금현대 등 4분기 서울 대형 정비사업이다.3일 정비업계에 따르면 역촌역세권(대조동) 장기전세주택 도시정비형 재개발정비사업조합은 이날 임시총회를 열고 포스코이앤씨를 시공사로 최종 선정했다. 시공사 선정 안건에는 287명이

    5
    [유업계소식] 매일유업·서울우유·남양유업·빙그레, 체험·ESG·수출로 소비자 접점 확대

    [유업계소식] 매일유업·서울우유·남양유업·빙그레, 체험·ESG·수출로 소비자 접점 확대

    유업계가 대학 축제와 러닝 프로그램, 자원순환, 해외 유통망 확대 등으로 사업 접점을 넓히고 있다. 내수 소비 둔화 속에서 젊은 고객층을 확보하는 동시에 친환경 경영과 해외시장 개척으로 성장동력을 다변화하는 모습이다.29일 업계에 따르면 매일유업은 다음달 1~2일 한양대학교 서울캠퍼스 축제에서 체험형 이벤트 부스 ‘매일 도파민 충전소’를 운영한다. 지난 2

    SN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