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기업, R&D 규정 허점 이용해 부당이득 챙겨

기업분석 / 신유림 / 2020-10-13 18:34:07
대기업 편법 혜택 사례. (자료=강훈식 의원실)

[토요경제=신유림 기자] 대기업들이 연구개발(R&D) 관련규정의 허점을 이용해 부당한 이득을 챙겨온 것으로 드러났다. 대기업임에도 중소기업의 자격을 획득하고 R&D 사업 한 건당 수억 원의 혜택을 받았다.


13일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강훈식 의원이 한국산업기술평가관리원(산기평)에서 제출받은 '수요기업 참여 R&D 과제 현황'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8월부터 현재까지 대기업이 중소기업 자격으로 혜택을 받는 '수요기업'으로 대기업 자신을 등록한 사례가 14건 확인됐다.


산업부는 지난해 일본의 수출제한 조치에 대응하기 위한 소재·부품·장비 대책의 일환으로 R&D 관련 인센티브제를 운영했다.


R&D를 수행하는 ‘개발기업’이 해당 R&D의 결과를 활용할 '수요기업'을 찾아 등록하면 민간부담금을 50% 줄여주고, 민간부담분 중 현금 부문을 3분의 2 수준까지 추가 지원하기로 한 것이다.


강 의원은 “이는 수요가 있는 R&D를 적극적으로 지원한다는 취지였지만 대기업들이 정부 출연금을 더 타내고 자신들이 부담해야 하는 민감 부담금까지 절감하는 수단으로 악용했다”고 지적했다.


수요기업으로 참여하기만 하면 기업 유형과 관계없이 중소기업 수준으로 지원할 수 있다는 '산업기술혁신사업 공통운영요령'의 단서 규정으로 인해 대기업이 개발기업으로서 수행하는 R&D 과제의 수요기업으로 대기업 자신을 등록하는 소위 '셀프 등록' 사례가 발생한 것이다.


일례로 대기업인 A중공업은 셀프 수요기업으로 등록한 뒤 민간부담금을 5억2000만원에서 1억2900만원으로 감액받았다. C전선은 4억600만원을 부담해야 했지만 실제로는 1억원만 부담했다.


이러한 대기업들의 꼼수에 과제를 선정하는 산기평 내에서도 선정 가부에 대한 격론이 벌어졌으나 행위 자체가 금지돼있지 않아 막을 방법이 없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강 의원은 "실제 대기업이 개발기업과 수요기업 지위를 동시에 누리는 일이 있을 수는 있지만, 대기업이 중소기업 수준의 혜택을 받아 가는 것은 완전한 편법"이라며 "산기평은 수요기업을 엄격히 심사하고 산업통상자원부는 수요기업의 정의와 혜택을 제도 취지에 맞게 대폭 개정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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