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브로커 박금성, 수백억대 게이트 비리

산업 / 김준성 / 2006-09-08 00:00:00
대형 비리사건 때마다 검찰 수사 피해가

‘이용호 게이트’와 ‘굿모닝시티 사건’ 등 대형 비리사건 때마다 항상 검찰의 수사를 피해갔던 금융전문브로커 박금성(51.구속)의 수사가 본격화 조짐을 보이고 있다.

박씨는 청광실업과 대양토건 등 8개 건설사의 실제 소유자로 B상호저축은행과 J상호저축은행 등 제2금융권에서도 숨은 실력자로 통하는 인물이다.

박씨는 전남 출신으로 동향인 김봉호 전 국회부의장의 인척으로 알려져 있으며 2002년 ‘이용호 게이트’ 당시 이씨의 돈 5000만원을 김 전 부의장에게 전달한 사실이 드러났지만 형사처벌은 면했다.

박씨는 ‘이용호 게이트’와 ‘굿모닝시티 사건’ 등 대형 비리 사건에 핵심인물로 이름이 올랐지만 그때마다 검찰의 수사를 피해갔다.

당시 국정감사에서도 박씨 관련 의혹이 떠올랐고 박씨가 이후에도 제2금융권 불법대출을 알선하는 등 금융브로커 노릇을 계속했다는 점에서 부실수사 논란은 불가피할 전망이다.

박씨는 DJ정부 시절 급성장한 S그룹 P회장과 두터운 친분관계인 것으로 알려졌다. DJ정부와 현 정부 인사들과도 교분이 있다는 후문이 나돌고 있다.

이런 박씨가 입을 열 경우 또 다른 ‘게이트형 사건’으로 번질 가능성이 크다.

신안그룹 B회장과 돈독한 관계인 박씨는 2001년 B회장과 함께 10억원대 내기 골프를 치다가 상습도박죄를 선고받기도 했다.

검찰은 또 박씨가 충남 천안지역 저축은행들이 230억원을 대출하는 과정에서 박씨가 개입한 단서를 포착하고 이에 대한 수사도 확대중이다.

또 2003년 1월 정 모씨에게 양도 권한이 없는 한양 상가 9곳의 인수권을 수의계약 방식으로 양도할 수 있도록 도와주겠다며 230억원을 받아 가로챈 혐의도 받고 있다.

이 상가는 건설회사인 한양이 법정관리를 받고 있어 임의로 매도할 수 없었다.

박씨는 또 2002년 건설회사 한양을 인수하려던 동대문 굿모닝시티 분양사기 사건의 주범이었던 윤창열(수감)씨간 대출알선 혐의(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의 알선수재 등)도 있다.

윤씨는 "대출을 알선해 주면 한양이 갖고 있는 상가를 재개발해 이익금의 50%인 400억원을 주겠다"는 약속을 박씨에게 했고 박씨는 자신이 주주로 있던 J상호저축은행을 통해 200억여원을 대출받도록 알선했다.

2002년 당시 박씨는 윤창열 굿모닝시티 대표가 당시 파산절차를 밟고 있던 H건설을 인수하는 데 자금이 필요하다는 것을 알고는 자신이 주식 51%를 매수했다.

그러나 주주들의 동의는 받지 못한 상태인 J상호저축은행을 실제로 인수한 것처럼 속여 200억원을 대출받도록 유도했다.

검찰은 또 2002년 말 윤씨가 S저축은행에서 대출받도록 박씨가 도와준 뒤 5억원을 받은 혐의도 포착했다.

검찰에 파악된 박씨 관련 대출액 규모는 B상호저축은행 등 2곳 200억원과 J상호저축은행 200억원 등 모두 600억원대이다.

서울중앙지검 형사 8부(차동언 부장검사)는 이 같은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 알선수재 등의 혐의로 박씨를 지난 5일 구속했다.

검찰은 또 박씨가 건설사 등을 운영하는 권덕만(43.구속)씨에게 200억원의 대출을 알선해주고 50억원 이상의 커미션을 챙긴 단서를 잡고 수사 중이다.

권씨는 해외의 유령회사를 동원, H상호저축은행을 인수하는 과정에서 ㈜새로운 성남 등 회사 돈 1300억원을 횡령한 혐의로 최근 구속됐다.

박씨는 최근 불법대출 알선 대가로 성남시 신흥동 1공단 복합단지개발사업권의 53%를 챙긴 것으로 확인됐다. 이는 검찰의 1차수사 결과보다 8%포인트 많은 것이다.

하지만 ㈜새로운성남 지분은 박씨 측근인 조모씨가 20%를 보유하고 있을 뿐 아니라 박씨가 실질적으로 운영하는 C사의 임원인 김모씨도 33%를 갖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사실상 ㈜새로운성남이 박씨 회사로 바뀐 셈이다.

검찰은 박씨와 권씨 등이 해당 토지의 용도변경을 위해 정·관계 로비를 벌였을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수사를 확대하고 있다.

2002년 4월 박씨가 J상호저축은행을 165억 원에 매수하기로 약정했으나 계약금 55억 원만 지급한 채 실질적으로 지배하면서 ‘사금고’처럼 이용한 과정에 대해서도 조사중이다.

검찰 관계자는 “박씨는 큰 돈을 굴렸는데 이 돈 중 박씨 본인의 돈은 많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며 ‘개발차익’ 등을 노린 정치권의 돈이 박씨에게 흘러 들어갔을 가능성을 내비쳤다.

검찰은 박씨의 신병이 확보된 만큼 권씨와의 관계를 집중 수사할 방침이다.

권씨는 명동 상가분양에서 큰 수익을 챙겼고 1공단 개발사업에 총력을 기울였다.

더구나 지난해는 성남시가 공단이 이전할 대체부지를 확보하고, 건설교통부가 성남시 도시기본계획을 승인하면서 개발사업이 ‘정상궤도’에 오른 때였다.

하지만 권씨는 박씨에게 대부분의 지분을 넘겼고 대표이사에서도 물러났다.

권씨의 한 측근은 “지난해 3월 군인공제회를 통해 프로젝트파이낸싱 방식으로 2400억원을 대출받아 사업자금에 큰 문제가 없던 상황이었다”면서 “권씨가 자금확보 문제를 전적으로 책임졌지만 이해가 잘 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권씨는 박씨를 통해 대출받은 돈을 경영권분쟁에 휘말린 HK상호저축은행 지분을 인수하는데 사용했다.

대출받기 5개월전 군인공제회 자금 2400억원을 확보, 자금운용에 문제가 없었던 권씨가 무슨 이유로 자신이 심혈을 기울인 개발사업을 박씨에게 넘겼는지 의아해지는 대목이다.

DJ정부와 현 정부 실세들과 교분이 깊은 박씨가 막판 인허가 단계에서 정관계 로비를 책임지고, 사업권 지분을 넘겨받은 것이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

검찰은 권씨와 박씨 사건을 금융조세조사부와 형사8부에 각각 전담시켜 로비 의혹을 집중 수사하고 있다.

검찰은 권씨가 빼돌린 1300억원 가운데 사용처가 불분명한 수백억원의 행방을 추적중이다.

아울러 박씨가 금융감독 당국을 따돌리고 제2금융권을 ‘사금고’화할 수 있었던 배경을 규명하는데도 수사력을 모으고 있다.

검찰은 ㈜새로운성남을 둘러싼 권씨와 박씨의 ‘이상한 거러에서 해답을 찾을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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