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이라크에 0-1 패배…결승 좌절

문화·라이프 / 토요경제 / 2006-12-18 00:00:00
압도적인 우위, 잘 싸운 베어벡호

- '성숙한 매너' 보인 대표팀…유종의 미 거둬야

핌 베어벡의 아시안축구대표팀이 '중동의 복병' 이라크에 끝내 0-1로 패배 결승 진출이 좌절되며 20년간 기다려온 정상 탈환의 꿈도 물거품이 되고 말았다.
지난 12일(한국시간) 알 가라파 스타디움서 열린 이라크와의 제15회 도하 아시안게임 남자 축구 준결승에 나선 베어벡호는 압도적인 우위를 지키고도 전반 24분 칼레프에게 통한의 결승골을 내줘 무릎을 꿇고 말았다.
정말 잘 싸웠다. 우리 선수들은 최선을 다했고, 열심히 뛰었다. 아쉽지만 결과는 인정해야 한다.
한국은 킥오프 휘슬이 울린 직후부터 쉴새 없이 이라크 진영을 휘저었지만 이라크 특유의 '선 수비-후 역습'전략에 먼저 실점을 허용하며 어려운 시간을 보내야 했다.
단 한번 수비수들이 전진했을 때, 뒷공간을 내줘 우리 골키퍼 김영광과 상대 공격수가 단독으로 맞서는 상황에서 허용한 결승골 장면만 빼고 크게 문제가 될만한 부분은 없었다.
우려했던 주심의 편파 판정도 이날 경기에서는 찾기 힘들었다. UAE(아랍에미리트연합) 출신의 알바드와위 알리 주심의 판정은 비교적 정확했고, 날카로웠다.
다만 상대 이라크 선수들의 지나친 할리우드 액션이 아쉬웠다. 거친 플레이는 더 많이 일삼고도 오히려 엄살은 우리 선수들에 비해 훨씬 많이 부렸다.
일단 볼경합만 벌어지면 무조건 필드에 나뒹굴며 파울을 유도했고, 조금만 부딪혀도 고통을 호소하며 들것을 불렀다.
말도 안되는 상황에서 엎어져 일어날 줄을 몰랐다. 시간 끌기는 다반사였고, 가뜩이나 초조한 우리 선수들의 신경을 건드렸다.
반면 우리 선수들은 비교적 깨끗한 매너를 보였다. 늘 심판에게 대드는 모습을 보였던 이천수는 이날 만큼은 동료들을 오히려 다독거리며 차분히 경기를 풀어갔다.
자신도 안타깝지만 후배들의 사기를 북돋기 위해, 흥분을 가라앉히기 위해 먼저 자제하는 모습을 보여줬다.
종료 휘슬이 울린 후에도 울먹이는 후배들에게 다가가 위로의 말을 건냈고, 심판에게 먼저 악수를 청했다. 이라크 선수들의 플레이와 전혀 대조되는 부분이었다.
슈팅수 22대5, 볼 점유율 7대3의 압도적인 우위 속에서 패배한 결과는 이해하기 어렵고, 이루 말할 수 없이 안타깝지만 좋은 매너와 최선을 다한 모습은 앞날이 창창한 우리 선수들에게 큰 용기가 될 것이다.
한편 경기 후 베어벡 감독은 "한국의 시작은 참 좋았다. 프리킥이나 슈팅 등, 득점으로 연결시킬 수 있는 찬스가 많았다. 그러나 골을 넣지 못했다"고 안타까운 심정을 내비쳤다.
이어 그는 "그 많은 찬스에서 점수를 내지 못하면 압박이 커진다. 작은 실수로도 전세가 뒤바뀌는데 이라크는 한 번의 찬스를 골로 성공시켰다. 그리고 수비에 치중했다"고 덧붙였다.
베어벡 감독은 "한 골이다. 만약 후반전에서 우리가 한 골을 넣었다면 어떻게 됐을 지 모르겠지만 그러지 못했다. 이라크가 수비를 잘 했다"고 말했다.
전략에 대한 질문에는 "전략은 문제 없었다. 3일 전 이라크 경기를 비디오로 분석했을 때는 20분이나 로스타임(인주리타임)을 얻어내는 것을 봤다. 이라크는 지연 플레이에 능한 팀이라는 것을 알고 있었다. 그러나 이날은 두 팀 다 지쳐 있는 상황이어서 로스 타임이 길어지면 불리하다고 생각했다. 3분(실제 4분)의 로스 타임을 얻었고 그것을 결정하는 것은 심판이다"고 설명했다.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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