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 정신 상실된 AG대회 기록

문화·라이프 / 토요경제 / 2006-12-18 00:00:00
사망사고·어이없는 오심 얼룩진 대회

74년 테헤란(이란)대회 이후 32년만에 중동에서 개최된 도하아시안게임은 오일 달러로 치장한 화려한 개회식, 잠실종합운동장에 지붕을 씌운 세계 최고 규모의 아스파이어돔 등 관심을 끌었지만 사고와 오심 등으로 얼룩진 실패한 대회라는 평가다.
특히 가장 형편없는 대회 운영이 드러난 대목은 바로 편파 판정이었다.
한국 남자핸드볼은 쿠웨이트전과 카타르전에서 어이없는 심판의 판정으로 제대로 경기도 치르지 못하고 패했다.
이에 대한올림픽위원회(KOC)가 쿠웨이트 출신이 회장으로 있는 아시아핸드볼연맹(AHF)에 강력히 항의하자 AHF는 "정상적인 경기였다. 편파 판정은 한국의 일방적인 주장일 뿐"이라고 일축했다.
카타르 핸드볼 관계자가 한국 선수단을 방문해 재경기를 하자고 했지만 그것은 제스처에 불과했다. 모든 책임을 AHF에 돌리고 카타르는 사과를 했으므로 명분을 세웠다는 심산에서 그런 방문을 했는지도 모른다는 추측도 흘러 나왔다.
한국 남자축구도 갑작스런 경기장 변경에 어리둥절 했다.
당초 12일 알사드 경기장에서 치르기로 한 이라크와의 준결승 장소를 DAGOC측이 갑자기 알가라파 경기장으로 변경했다고 통보해 왔다. 이유는 한국-이라크전에 이어 열리는 이란전 때 카타르는 잔디가 손상된 그라운드에서 경기를 할 수 없다는 것이었다.
이 뿐만이 아니었다.
한국승마 고 김형칠 선수의 낙마 사고가 오전 10시20분께 발생했음에도 불구하고 경기를 11시까지 계속 진행했다. 김형칠 선수가 구급차로 후송된 뒤에도 경기는 계속됐다는 이야기다.
이에 대해 김정길 KOC 위원장은 "DAGOC의 미숙한 처리가 참 무례하다고 생각한다"고 언짢은 심기를 드러냈다. 뒤늦게 카타르 국왕이 추모비를 세운다는 등, 법석을 떨었지만 그것은 자국의 이미지를 위해서라는 것은 삼척동자도 알 수 있는 것이었다.
카타르에는 기본적인 스포츠 정신이 확립되지 않았다.
국제종합대회를 치러본 적이 없는 인구 80만의 소국 카타르는 '돈'을 주고 '경험'을 샀다. 전 세계에서 국제대회 경험이 있는 실무자들을 초빙했다.
보안 업무는 자국민을 시켰고 실제 대회 운영은 시드니올림픽 등, 각종 국제대회 경험이 많은 호주와 유럽의 실무자들에게 맡겼다.
그러나 카타르와 다국적 실무자들의 두 조직위는 상호 의사소통이 안됐다. 카타르 조직위와 다국적 조직위의 통제가 혼선을 빚어 선수나 관객이나 우왕좌왕 해야만 했다. 일례로 개회식에서 보안을 맡은 카타르 경찰의 통제로 관객과 선수들도 1시간 이상 비를 맞으며 칼리파 주경기장에서 추위에 떨어야 했다.
올림픽급 하드웨어에서도 문제점들이 드러났다.
연간 강우량 100mm 밖에 되지 않는 카타르에 비가 내리자 세계 최대의 돔이라고 자랑하던 아스파이어홀 지붕에서 비가 샜다. 이 비로 아스파이어홀 일부가 침수됐다. 이로 인해 경기 일정이 잡혀있던 배드민턴 한국 남녀 단체전 조별리그 경기 시간이 변경되는 촌극도 발생했다.
이 밖에도 신축 건물에 배수가 안돼 물이 넘친 경우도 있었고, 메인미디어센터에서 인터넷이 중단돼 각국 취재진들이 불편을 겪는 일도 있었다.
2016년 하계올림픽 유치를 위해 일본과 경쟁하고 있는 카타르.
석유와 가스를 팔아 올림픽급 하드웨어는 마련했지만 대회 운영 소프트웨어는 없다. 스포츠 정신도 부족하다. 만약 카타르에서 올림픽이 열리면 그건 위대한 '돈'의 승리일 것이다.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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