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적합 의료기기 유통 논란

산업 / 최윤지 / 2006-08-28 00:00:00
유명 다국적기업 체온계도 허용오차 범위 초과

시중에 판매되고 있는 체온계, 혈압계 등 의료기기의 상당수가 부적합 제품으로 밝혀져 의료기기 정확도에 대한 관리강화가 시급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러한 사실은 안명옥 의원(보건복지위, 여성위, 한미FTA특위 위원)이 식품의약품안전청으로 제출받은 ‘2005~2006년도 의료기기 수거 및 품질검사 결과’를 통해 드러났다.

식약청이 17개 회사의 체온계를 수거해 검사한 결과, 전체의 47.1%인 8개 제품의 온도정확도가 기준치를 초과하는 부적합 온도계로 밝혀졌으며 기준온도보다 최고 3.5℃ 차이가 나는 제품도 있었다.

이들 부적합 체온계는 지난해 전체 체온계 생산실적 44억7371만3000원의 92.4%를 차지했고 ‘엉터리 온도계’의 유통으로 국민건강이 위협받을 소지가 큰 것으로 나타났다.

체온계 생산실적 2위의 A사 제품은 기준온도 41℃에 측정온도가 43.2℃~44.5℃로 최고 3.5℃의 온도 차이가 났으며, 허용오차 ±0.3℃를 감안하더라도 기준온도를 크게 초과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체온계 생산실적 절반을 넘게 차지하며 2위 업체보다 두 배 많은 생산량을 기록했던 1위 업체 O사의 제품은 유명 다국적기업의 고가 제품임에도 불구, 역시 기준온도 35℃에 측정온도 34.5~35.1℃로 허용오차 범위를 초과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돼 기업 지명도를 믿고 체온계를 구매한 소비자를 허탈하게 했다.

한편, 혈압계의 경우 22개 제품 중 22.7%인 5개가 부적합 판정을 받았고, 그중 1개는 측정불가 판정을 받았다. 각각의 제품의 2005년 생산실적에 대비하여 부적합률을 분석해 본 결과, 시중에 판매되고 있는 혈압계의 8.79%가 혈압수치가 맞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식품의약품안전청의 ‘2005~2006년도 의료기기 수거 및 품질검사 결과’를 보면, 2005년의 경우 수거검사를 한 134개의 의료기기 중 50개가 부적합 판정을 받아 부적합률이 37.3%였으며, 2006년(8월까지)의 경우 모두 103건 중 38.8%인 40개 제품이 부적합한 의료기기로 밝혀져 부적합 의료기기 비율이 증가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이러한 조사결과와 관련해, 안명옥 의원은 “건강에 대한 관심이 증대되고 정보통신이 발달하여 건강정보에 대한 접근이 용이해진 요즘, 체온계나 혈압계는 전문가만이 사용하는 것이 아니라 가정 내 건강체크 필수품으로 자리 잡고 있다”며,

“최근에는 일반인도 쉽게 다룰 수 있는 건강체크 제품들이 속속 나와 본인의 건강상태를 수시로 점검하지만, 이들 기기들의 정확도가 떨어진다면 개인건강에 대한 잘못된 판단을 내리게 되고, 잘못된 판단으로 인해 적절한 의료 조치를 취할 수 없게 되어 개인의 건강에 심대한 해를 끼칠 수 있다”고 우려했다.

또한 안 의원은 “특히 체온계는 어린 아이가 있는 가정에서는 하나쯤 가지고 있는 생활필수품인데, 정확도의 오차가 기준온도 보다 최고 3.5℃가 차이가 나는 체온계가 측정한 온도를 믿고 아이의 건강상태를 판단한다면 그것은 치명적인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며 “이러한 제품은 더 이상 의료기기가 아니라 국민건강에 위협을 가하는 무기일 뿐이다”라고 말했다.

아울러 안 의원은 “부적합 의료기기가 광범위하게 유통되고 있다는 것은 절대 용납할 수 없는 일이며, 의료기기에 대한 관리를 강화하고, 불량 체온계 등 부적합 의료기기들에 대해서는 즉각적인 리콜조치 등이 이루어져야 한다”며 “정확한 건강체크 기기 사용을 위한 대국민 홍보 등 보건당국의 신속한 대응 조치를 촉구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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