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원태, '우한 전세기' 소감 올린 속사정..."국가가 불러준 것 영광"

기업분석 / 최봉석 / 2020-02-07 12:26:42
사내 소통광장에 직접 쓴 글 올려…"우한영사 발언은 문제삼지 않겠다"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 (사진출처=연합)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 (사진출처=연합)

[토요경제=최봉석 기자]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이 7일 우한과 인근 지역 체류 교민을 수송하기 위해 띄운 전세기에 탑승해 논란이 일었던 것과 관련, "앞으로도 대한민국의 국익과 국민, 고객, 직원을 위해 최선이 무엇인지를 생각하면서 임원들과 협의해 대처해 나가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조원태 회장은 이날 오전 대한항공 사내 소통광장에 '우리 승무원들과 우한을 다녀와서'라는 제목의 글을 올려 "국가가 필요할 때 우리를 불러준 것을 영광으로 생각해야 한다"라며 이 같이 밝혔다.


조 회장은 글에서 지난달 31일 정부의 첫 '우한 전세기'에 동승한 당시 상황과 소감을 전했는데, 일부에서 '민폐' 지적을 제기한 데 대해 위험을 무릅쓰고 비행기에 탑승하는 대한항공 직원들을 책임지는 솔선수범 차원이라는 '진정성'을 다시 한번 강조하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당시 시민단체와 재계 일각에서는 전세기 내에서 조 회장의 역할이 특별히 없는데도 탑승하는 것은 '민폐'가 될 수 있다는 지적을 제기했다.


이를 의식한 듯 조 회장은 "전세기 운항까지 우여곡절이 많았다"며 "이런 상황에서 제가 탑승함으로써 교민이 다 못 타게 되지는 않을까 안타까워 고민하게 됐지만 2층에는 교민이 아닌 정부 파견단이 탑승하니 영향은 없을 것으로 믿고 그냥 가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그는 "저는 항공기 내에서 할 일이 거의 없었다"고 전제한 뒤 "저를 비롯한 승무원에게 내려진 지침에 따라 항공기 내에서 대기했고 바쁘게 기내 준비 중인 승무원들에게 방해가 되지 않으려고 노력했다"며 "방호복을 입고 마스크를 쓰고 있어 숨쉬기도 힘들었을 승무원을 지켜 보고만 있을 수 밖에 없었지만, 같이 있을 수 있어 마음은 편했다"고 말했다.


최근 우한총영사관의 한 영사가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조 회장에 대한 비난 글을 올렸다가 사과한 일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조 회장은 "처음에는 정말 서운했다"라며 "하지만 이번 전세기의 기본을 생각해보게 됐다. 위험을 알고도 자원해 준 우리 승무원, 정비사, 운송직원을 위해 탑승한 기본 취지를 생각하면서 그냥 웃어넘기기로 했다"고 말했다. 또 "당시 상황을 고려할 때 우한 영사의 발언은 적절하지 않았지만, 문제 삼지 않도록 하겠다"고도 했다.


그는 이어 "우리 직원이 위험 지역에 자원해서 간 것은 대한민국의 국적사이자 대표 항공사인 대한항공의 직원으로서 그 역할과 책임에 충실했을 뿐"이라며 "누군가 우릴 칭찬해주거나 알아주길 바라고 간 것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특히 "전세기로 돈 벌어보겠다는 생각보다는, 위험에 처한 고객을 위해 전세기 운항을 승인했고, 승무원들과 우리 직원들을 위해 항공기에 탑승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현재 조 회장은 전세기 동승 이후 자체적으로 자가 격리 중이다. 전날 열린 대한항공 이사회와 이날 열린 한진칼 이사회도 모두 직접 참석하지 않고, 화상회의 형식으로 주재했다.


조 회장은 "귀국 후 저는 당분간 가족과 떨어져 생활하기로 마음먹고 가족 보호 차원에서 집에 안갈 마음으로 2주일간 생활할 준비를 하고 나왔다"며 "당연히 출근도 못할 것으로 예상하고 컴퓨터와 기타 업무에 필요한 준비도 해서 나왔다"고 말했다.


재계 안팎에서는 조 회장이 전세기에 탑승하고, 또 소통광장을 통해 자사 직원들에 대한 극찬을 쏟아낸 것과 관련해 오는 3월 사내이사 재선임이 걸린 주주총회를 앞두고 그룹 최고경영자(CEO)로서 책임지는 모습을 보이며 우호적인 여론을 형성하려는 것이라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조 회장은 이번 주주총회에서 사내이사 재선임이 달린 만큼 우호지분 확보에 총력을 다해야 하는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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