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항공, 송현동 부지 및 왕산마리나 매각 결정 배경은...'땅콩 논란' 조현아 색깔 지운다

기업분석 / 최봉석 / 2020-02-06 17:55:39
6일 이사회에서 유휴자산 매각 추진 통한 재무구조 개선 조치 단행...연내 매각 추진
대한항공이 재무구조 개선을 위해 유휴자산인 송현동 부지와 비주력사업인 왕산마리나 매각을 본격 추진하기로 해, 조현아 전 부사장의 색깔을 지우는데 주력하는 것 아니냐는 분석이 나온다. (사진제공=연합)
대한항공이 재무구조 개선을 위해 유휴자산인 송현동 부지와 비주력사업인 왕산마리나 매각을 본격 추진하기로 해, 조현아 전 부사장의 색깔을 지우는데 주력하는 것 아니냐는 분석이 나온다. (사진제공=연합)

[토요경제=최봉석 기자] 대한항공이 재무구조 개선을 위해 유휴자산인 송현동 부지와 비주력사업인 왕산마리나 매각을 본격 추진하기로 해 그 배경에 관심이 뜨겁다.


또한 이사회 독립성을 강화하기 위해 사외이사후보추천위원회를 '전원 사외이사'로 구성하고, 지배구조 투명성을 높이기 위한 거버넌스위원회를 설치했다.


대한항공은 6일 이사회를 개최하고 이 같은 내용을 골자로 하는 안건을 의결 했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대한항공은 우선 재무 건전성을 높이기 위해 서울 종로구 송현동 소재 대한항공 소유 토지(3만 6642㎡) 및 건물(605㎡) 매각과 인천시 중구 을왕동 소재 왕산마리나 운영사인 ㈜왕산레저개발 지분 매각을 각각 추진한다.


대한항공 관계자는 이와 관련 "(수익을 내지 못하는) 비수익 유휴자산과 비주력사업을 매각하는 것은 재무구조 개선의 적극적 의지 표현"이라고 밝혔다.


2008년 약 2900억원을 내고 조현아 전 부사장이 앞장서 매입한 송현동 부지의 가치는 정확히 언급하지 않았지만, 부동산 업계에 따르면 대략 5000억원 정도로 추정된다. 한진그룹은 앞서 지난해 2월 안정성 및 수익성 향상을 달성하기 위한 ‘비전2023’에서 송현동 부지 매각을 약속한 바 있다. 2014년 '땅콩 회항 갑질 사건'으로 사업은 사실상 물거품이 됐고, 그 이후 부지 매각 카드를 꺼내든 것이다.


역시나 2011년 조현아 전 부사장이 대표이사를 맡으며 설립된 ㈜왕산레저개발은 지난 2016년 준공된 해양레저시설인 용유왕산마리나의 운영사로 대한항공이 100%의 지분을 소유하고 있다. 왕산마리나 조성 당시 1333억원을 투자하기도 했다. 대한항공은 연내 매각 완료를 목표로 주간사 선정 및 매각공고 등 관련한 절차를 차질없이 진행할 예정이다.


눈길을 끄는 대목은 송현동 부지 매각이다. 현재 그룹 경영에 관여하지 않고 있는 조현아 전 부사장은 경영에 복귀할 경우 '호텔 사업'에 집중할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결국 조 전 부사장과 연관성이 있는 사업 부문의 자산을 처분하면서 조 전 부사장의 복귀에 대한 거부 반응을 노골적으로 드러낸 것 아니냐는 관측이 조심스럽게 나오고 있다.


송현동 부지 뿐 아니라 왕산레저개발 역시 모두 조 전 부사장의 주가를 높인 '호텔과 레저 사업' 부문이다. 오는 3월 한진칼 정기 주총을 앞두고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은 누나인 조 전 부사장과 사사건건 충돌하고 있다.


재계는 자연스럽게 어머니 이명희 고문과 여동생 조현민 전무의 지원사격을 받기 시작한 조원태 회장의 또 다른 '반격 카드'를 주목하고 있다. 6일 대한항공 이사회에 이어 7일 한진칼 이사회에서도 경영 쇄신을 위한 시동, 즉 조 전 부사장을 압박하는 또 다른 카드를 꺼내들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만약 여기서도 호텔 사업과 관련한 정리 문제가 나온다면, 지분율에 차이가 거의 없는 상황에서 일정부분 무게추가 조 회장 쪽으로 기울게 되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다.


한진가 경영권 분쟁이 조원태 대 조현아 구도에서 한진가(家) 대 조현아 구도로 변하면서, 두 사람은 '주주 가치' 제고를 위해 다양하고 적극적인 안들을 제시하며 반전을 꾀하고 있다. 결국 이날 선보인 카드는 누나의 색깔을 완벽하게 지우면서 그룹 복귀를 사실상 차단하겠다는 의미로 일단 풀이된다.


조원태 회장은 한진칼 지분 6.25%를 보유하고 있다. 이명희 정석기업 고문(5.31%)과 조현민 한진칼 전무(6.47%)가 조 회장의 손을 들어주면서 한진 총수 일가 지분은 22.45%의 의결권을 쥐게 됐다. 여기에 한진그룹의 '백기사'로 평가받는 델타항공(10%)과 조 회장의 '우군'으로 분류된 카카오(1%) 지분을 더하면 총 33.45%가 된다.


반면, 조현아 전 부사장(6.49%)은 KCGI(17.29%)와 반도건설(8.28%)과 연대할 경우 32.06%로 조 회장 측을 바짝 추격하는 모양새이지만, 여전히 지분율은 부족하다. 3월 주총을 앞두고 양쪽 모두 '5대 주주'인 국민연금의 눈도장을 찍겠다는 각오를 피력하는 현실적 이유다.


한편 대한항공은 이날 이사회에서 이사회 독립성 강화와 지배구조 투명화를 위한 안건을 의결했다.


대한항공은 사외이사후보추천위원회의 독립성을 강화하기 위해 사외이사후보추천위원회를 전원 사외이사로 구성키로 했다. 이를 위해 대한항공은 사내이사인 우기홍 사장이 위원직을 사임하고, 사외이사인 김동재 이사를 신규 위원으로 선임 의결했다.


이외에도 대한항공 이사회는 이날 지배구조 투명성을 더욱 높이기 위해 의결권 자문기관들이 설치를 권고하고 있는 거버넌스위원회 설치도 의결했다.


거버넌스위원회는 주주가치 및 주주권익에 중대한 영향을 미치는 회사의 주요 경영사항에 대한 사전 검토하는 기능을 수행하게 된다. 이사회의 독립성 강화를 위해 거버넌스위원회도 사외이사후보추천위원회와 같이 전원 사외이사로 구성하고 김동재 이사를 위원장으로 선임했다.


대한항공은 지난 11월 이사회에서 지배구조헌장 제정, 사외이사후보추천위원장에 사외이사 선임, 보상위원회 설치 등 지배구조 투명성 강화와 사외이사의 독립성 제고를 위한 조치들을 시행한 바 있다.


대한항공은 향후에도 기업 재무구조와 지배구조 개선 및 사업구조 선진화 등 주주 가치를 높이기 위한 추가 조치들을 적극적으로 발굴, 시행해 나갈 예정이다.


대한항공 관계자는 “금일 결의한 안건들은 재무구조 개선과 건전한 지배구조 정착을 위한 회사의 굳은 의지를 천명한 것”이라며 “향후에도 이를 달성하기 위한 과제들을 차질없이 이행해 나갈 예정”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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