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설픈' 산자부에 물먹은 LG화학, 배터리 사업 살아날까

산업 / 신유림 / 2020-06-25 15:19:39
ESS 화재 원인으로 배터리 지목, 애꿎은 피해
전기안전공사 “배터리, ESS 화재 원인으로 지목된 수많은 가능성 중 하나일 뿐”
LG화학 전기자동차 모형 (사진=LG화학)
LG화학 전기자동차 모형 (사진=LG화학)

[토요경제=신유림 기자] 최근 공격적 행보를 이어가는 LG화학이 잇따른 ESS 화재 논란을 딛고 부활할 수 있을지 관심이 집중된다.


25일 업계에 따르면 LG화학은 LCD, PA(무수프탈산) 부문 등을 정리하고 배터리, OLED 등 핵심 사업에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 또 현대차 정의선 부회장과의 회동으로 컨벤션 효과까지 누리며 한껏 기대를 부풀리고 있다.


다만 논란이 됐던 배터리의 안전성 논란은 짚고 넘어가야 할 과제다.


LG화학의 배터리 부문은 지난 몇 년간 ESS(전력저장시스템)의 잇따른 화재와 관련해 큰 부침을 겪었다.


ESS는 미래 먹거리인 재생에너지 사업에 꼭 필요한 시스템이다. 전력 등을 저장해놓았다가 필요할 때 사용할 수 있는 에너지 저장 시스템이다. 해외 선진국들은 수년 내로 모든 전력을 재생에너지로 대체한다는 목표로 연구개발 중이다.


한국정부 역시 2017년부터 차세대 전력망으로 ESS를 장려하면서 각 지자체와 공공기관이 수억 원씩을 들여 해당 시스템을 구축했다.


LG화학은 국내 ESS에 배터리를 공급하며 가능성을 열었다. 하지만 2017년 8월부터 이 시스템에 연쇄 화재가 발생하며 위기를 겪었다. 결국 정부는 지난해 1월 조사위를 발족해 화재 원인분석에 들어갔고 그해 6월 조사결과를 발표했다.


하지만 조사결과는 오히려 논란을 키웠다.


조사위는 사고 원인을 정확히 밝히지 못한 채 화재 원인을 백화점식으로 나열했다. 다만 결함 있는 배터리를 사용한 경우 발화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봤다.


안전 대책 역시 종합적이고 광범위해 조사가 허술했다는 비판을 받았다.


결국 화재사고는 또다시 이어졌다. 정부는 같은 해 10월 다시 조사위를 꾸려 2차 조사에 들어가 올해 2월 결과를 내놨다.


조사위는 1차 때와는 달리 화재 원인을 배터리로 지목했다. 그러면서 충전율을 하향 조정할 것을 권고했다. 업계는 즉각 반발했다. LG화학과 삼성SDI는 조사위 결과를 조목조목 반박하며 항의했지만 이미 때는 늦었다. 총 28번의 ESS 화재로 지난해 매출이 사실상 제로였던 것. 현재까지도 전국 ESS는 가동이 중단된 상태다.


문제는 ESS에 들어가는 배터리와 전기자동차용 배터리가 같다는 점이다.


전기차 배터리 시장은 2025년에 200조원 규모로 성장할 전망이다. 이는 반도체 시장을 뛰어넘는 규모로 우리나라를 이끌 미래 주력사업으로 꼽힌다. LG화학이 배터리사업에서 수익을 보지 못하면서도 총력을 다하는 이유다.


특히 LG화학이 올해 1분기 세계 전기차 시장에서 배터리 점유율 1위를 차지했다는 점에서 정확한 화재 원인과 안정성이 확보되지 않는다면 ESS 화재는 꼬리표처럼 따라다닐 확률이 매우 높다.


또 향후 전기차 배터리 시장판도 변화가 예상돼 LG화학은 마냥 웃을 수만은 없는 분위기다. 코로나19로 시장이 계속 위축되는 가운데 하반기에 중국시장이 회복될 경우 언제든 CATL, BYD, AESC 등 현지 메이커에 그 자리를 내줄 가능성이 크다.


이와 관련해 산자부는 아직도 별다른 답변을 내놓지 못하고 있다.


산자부 측은 이날 통화에서도 “자료를 확인해 보라”는 애매한 답변으로 일관했다.


2차 조사를 담당한 전기안전공사 관계자 역시 “배터리는 화재 원인으로 볼 수 있는 수많은 가능성 중 하나였을 뿐”이라며 “배터리를 화재 원인으로 지목한 적은 없다”고 선을 그었다.


정부 측의 이 같은 태도는 지난 2월 화재 원인이 배터리였다는 발표와 다른 모습이다. 아마도 기업의 반발을 의식한 것으로 보인다.


LG화학 관계자는 “회사는 당시 조사위 발표 후 배터리가 화재의 원인이 될 수 없다는 점을 분석해 강하게 반박한 바 있다”며 “그럼에도 시장의 신뢰회복을 위해 배터리를 교체하는 등 ESS 시스템의 안전성 강화를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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