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재벌개혁’에 칼 뺐다···상법·공정거래법 개정안 입법예고

산업 / 신유림 / 2020-06-12 16:40:09
다중대표소송제···악용·소송 남발 우려도
공정위 전속고발제 폐지···담합행위, 누구나 검찰 고발 가능
김재신 공정거래위원회 사무처장(왼쪽)과 고기영 법무부 차관 (사진=연합뉴스)
김재신 공정거래위원회 사무처장(왼쪽)과 고기영 법무부 차관 (사진=연합뉴스)

[토요경제=신유림 기자] 정부가 다중대표소송제 등을 담은 상법개정안과 전속고발제 폐지 등이 담긴 공정거래법 개정안을 입법 예고하며 ‘재벌 개혁’에 나섰다. 특히 일감몰아주기에 대한 규제가 강화될 전망이다. 이에 규제를 피하기 위한 재계의 반응이 주목된다.


12일 법무부에 따르면 법무부는 11일 △ 다중대표소송 도입 △ 감사위원 분리선임 △ 감사 선임 시 주주총회 결의요건 완화 △ 배당기준일 규정 개선 등을 골자로 하는 상법개정안을 입법 예고했다.


앞서 2013년 법무부는 상법 개정을 추진했으나 재계의 반발로 무산된 바 있다.


공정위 역시 칼을 빼들었다. 같은 날 공정위는 공정거래법 전부개정안을 다음달 21일까지 입법 예고했다.


이번 전부개정안은 앞서 2018년 8월 입법예고 후 국회에 제출됐으나 2020년 4월 절차법제 일부만 개정되고 지난달 말 20대 국회 임기만료로 자동 폐기된 바 있다.


주요 내용은 △ 전속고발제 폐지 △ 과징금 2배 상향 △ 총수 일가 지분 기준 20% 일원화 △ 합병·분할 시 시정조치 과태료 부과 근거 규정 신설 등이다.


아울러 금융위원회도 지난 5일 금융부문 자산 5조원 이상 금융 산업 그룹을 규제하는 ‘금융그룹의 감독에 관한 법률 제정안’을 입법 예고했다.


◆ 다중대표소송제···악용·소송 남발 우려도


이번 상법개정안에서 가장 주목받는 다중대표소송제는 모회사 주주가 자회사 임원의 불법 행위 등에 대해 소송을 제기할 수 있도록 한 제도다. 기존 주주대표소송에서 확장된 개념으로 지난 대선에서 모든 후보가 공약했던 제도이기도 하다.


앞으로 비상장회사는 전체 주식의 100분의 1 이상, 상장회사는 1만분의 1 이상의 모회사 지분 보유 주주는 누구나 자회사에 소송을 제기할 수 있다.


따라서 일감 몰아주기 등 대주주의 위법 행위를 견제하고 소액주주의 경영감독권을 강화하는 제도로 떠오른다.


그만큼 재계에선 반발도 강하다. 대기업들은 다중대표소송제 도입 시 △ 소송 남발 우려 △ 기업들의 투자 위축 △ 해외 투기자본의 악용 등이 우려된다는 이유로 반대하고 있다.


이에 대해 법무부는 “다중대표소송은 모회사가 주주권을 적극 행사하지 않는 경우를 위한 보충적 수단일 뿐”이라며 “자회사 경영 개입수단이 될 수 없다”고 설명했다.


◆ 공정위 전속고발제 폐지…담합행위, 누구나 검찰 고발 가능


전속고발권은 가격담합 등 공정거래분야 법 위반행위에 대해 공정거래위원회의 고발이 있어야만 검찰수사가 가능했던 제도다. 개정안이 통과되면 누구나 경성담합(가격담합·입찰담합)을 검찰에 고발할 수 있게 된다.


공정거래법 위반 과징금 상한은 2배로 상향한다. 담합에 대해서는 10%에서 20%로, 시장지배력남용은 3%에서 6%로, 불공정거래행위는 2%에서 4%로 과징금 한도가 각각 상향된다.


공정위가 시정조치 한 사건도 분쟁조정을 신청할 수 있도록 신청대상을 확대하고, 합병·분할 시 시정조치·과태료의 부과 근거 규정도 신설한다.


일감 몰아주기(사익편취) 규제대상 기준은 총수 일가 지분 기준 상장회사 30%, 비상장 20% 이상에서 모두 20%로 일원화하며 50%를 초과 보유한 자회사도 규제대상에 포함한다.


공익법인이 보유한 계열사 지분의 의결권 행사를 원칙적으로 금지하고 상장계열사에 한해 특수관계인 합산 15% 한도 내에서 의결권 행사를 허용한다.


입법과 관련해 김재신 공정위 사무처장은 “야당과 재계는 경제 상황이 좋지 않다는 이유로 우려하지만, 입법은 결국 국회의 권한”이라며 “정부가 나서 정치권을 설득하는 방법밖에는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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