느긋한 제주항공···이스타 항공 운명 '풍전등화’

기업분석 / 신유림 / 2020-06-04 17:12:23
업계 침체로 인수불발 가능성↑
사측 “절차 끝나면 인수합병 마무리할 것”
제주항공의 인천국제공항 1터미널 출국장 카운터 (사진=연합뉴스)
제주항공의 인천국제공항 1터미널 출국장 카운터 (사진=연합뉴스)

[토요경제=신유림 기자] 제주항공이 이스타항공 인수합병 절차에 늑장을 부리면서 이스타항공이 파산을 걱정해야 할 처지에 놓였다.


4일 업계에 따르면 제주항공과 이스타항공의 인수합병 최종 시한이 6월 말로 예정돼 이스타항공은 이달까지 인수합병에 실패할 경우 파산 절차를 밟게 될 전망이다.


제주항공은 애초 지난 4월 29일 이스타항공의 지분 취득을 마무리할 예정이었으나 해외 기업결합심사, 주식매매계약의 선행조건 미충족 등을 이유로 일정을 무기한 연기했다.


100억 규모의 전환사채 납입일 역시 기존 4월 29일에서 6월 30일로 미뤘다.


또 제주항공은 지난해 이스타항공과 매각 양해각서를 체결하면서 고용 승계를 약속한 것으로 알려졌으나 코로나19(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여파로 업계가 위기에 처하자 지난 3월 구조조정으로 조건을 바꿨다.


이에 이스타항공은 지난달 희망퇴직 신청을 받아 60여명을 퇴사시키며 매각 의지를 드러냈다. 여기에 추가로 100여명을 정리한다는 입장이다.


아울러 인수합병에 가장 큰 걸림돌인 체불임금 역시 제주항공 측에서 부담하기로 했으나 부담을 이스타항공 측에 떠넘긴 것으로 알려졌다.


최근 제주항공은 이스타항공에 “체불임금 해결에 책임감을 갖고 노력해달라”는 뜻을 전했다.


이스타항공은 지난 2월 임직원의 급여를 40%만 지급했지만 이후 임금을 전혀 지급하지 않았다. 누적 체불임금은 200억원이 넘는다.


즉 제주항공 측은 아스타항공 인수조건 중 고용 문제에 대해 승계에서 구조조정으로, 다시 체불임금 부담 거절로 변경한 것이다.


이에 업계에서는 제주항공이 인수를 포기하는 것 아니냐는 추측이 나온다. 코로나19로 업계 전체가 극심한 경영난에 빠졌다는 점이 큰 원인이다.


제주항공의 재무상황도 좋지 않다.


제주항공은 지난달 21일 170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추진하는데 이중 1022억원을 운영자금으로 사용한다는 방침을 세웠다. 그만큼 자금 사정이 좋지 않아 이스타항공에 자금을 쏟아부을 여력이 없다는 뜻이다.


이에 업계에서는 회사 운영자금도 유상증자로 마련하는 마당에 막대한 비용이 들어가는 이스타항공 인수가 가능하겠느냐는 지적이 나온다.


이에 제주항공은 최근 이스타항공의 대주주인 이스타홀딩스 측에 사재 출연 등을 통해 이스타항공의 체불임금 문제를 해결해 달라고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스타홀딩스는 이스타항공의 창업주인 이상직 더불어민주당 국회의원 당선인의 두 자녀가 지분 100%를 보유하고 있다.


일각에서는 양사 간 매각이 성사되면 인수자금 545억원 모두 이 당선인 일가의 차지가 된다는 점을 들어 오너 일가의 책임 있는 자세를 요구하고 있다.


이에 대해 이스타홀딩스 측은 난색을 드러내 당분간 줄다리기가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이스타항공 내부 갈등도 변수다. 이스타항공 조종사 노동조합은 지난달 21일 더불어민주당사 앞에서 운항 재개와 체불임금 지급 등을 요구하는 결의대회를 열기도 했다.


이스타항공은 지난달 희망퇴직 신청을 받아 60여명을 내보냈으나 이 과정에서 퇴직금과 임금 미지급분 등을 제때 주지 못했다. 여기에 100명 안팎의 인원을 추가로 정리해고할 예정이지만 내부 반발 등이 이어지며 현재 구체적인 방안도 나오지 않은 상태다.


이스타항공 직원들의 경영진에 대한 반발도 커지고 있다. 이스타항공 노조는 회사가 지난해 제주항공 매각 발표 직전 본사를 서울 강서구에서 영등포구로 옮긴 뒤 경영진이 모습을 드러낸 적이 없어 “경영진이 너무 무책임하다”며 체불임금을 두고 책임을 떠넘기는 경영진에 분노를 드러냈다.


노조는 또 정부를 향해서는 “노동부는 왜 손을 놓고 있느냐”며 불만에 차 있다. 그러면서 “추가 진정을 넣을 계획”이라고 밝혔다.


제주항공 관계자는 "최종 인수합병 시한과 인수조건 변경에 대해 “정확한 사항은 회사 기밀이라 알 수 없다”면서도 “해외 기업결합심사 등의 절차가 끝나면 인수합병이 이루어질 것”이라고 인수합병에 대한 의지를 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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