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의 수다>고민에 빠진 포스코

산업 / 한운식 / 2007-07-06 00:00:00
‘적과의 동침’ 해? 말어?

포스코가 세계 1위 철강 공룡 '아르셀로 미탈' 의 구애(求愛)를 앞에 놓고 깊은 고민에 빠져있다. 세계적 철강공룡 '미탈'로부터 적대적 인수합병(M&A)에 시달려 온 포스코가 '적과의 동침'을 선택해야 할 것인지 아닌지를 놓고 분주히 주판알을 튕기고 있다는 것이다.

사실 포스코는 미탈 측에 핵심기술과 사업 노하우를 제공해 협력 관계를 구축하면 일단 M&A 위협이라는 발등의 불을 끌 수 있다. 원료 확보 등에 있어 바잉파워를 발휘할 수 있는 이점도 있다.

하지만 미탈이 노리는 것은 최근 포스코가 상용화에 성공한 파이넥스 공법 등의 독보적인 기술력이라는 것을 포스코가 모를 턱이 없다. 자칫 미탈에게 끌려 다니며 포스코가 가진 알짜배기 자산을 송두리째 빼앗길 수 있는 얘기다.

불과 몇 년 전까지만 하더라도 미탈은 포스코의 경쟁상대가 아니었다. 포스코가 일찌감치 세계 철강업계의 스타 대열에 오른 반면 미탈은 오랜 동안 변방의 엑스트라에 지나지 않았다. 하지만 근래 미탈은 엄청난 식성을 자랑하며 덩치를 키운 끝에 세계적 철강공룡이 되었다.

며칠 전 포스코의 모 고위 임원은 "자동차 강판 기술 부문에 있어 미탈과 제휴관계를 맺은 일본의 '신일철'처럼 포스코도 미탈과 제휴 관계를 모색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러자 바로 다음날 몇몇 신문들이 이를 머릿기사로 크게 다뤘으며, 포스코는 다시 미탈과의 제휴설을 전면 부인하고 나섰다.

포스코의 고민이 얼마나 깊은지를 가늠해 볼 수 있는 대목이다.

이처럼 포스코의 고민은 깊은 만큼, 포스코의 처지는 더 안타깝다. 하지만 또 우리는 미탈이 불소불위의 영향력을 발휘할 만큼 성장하는 동안 기술과 자본력에서 훨씬 앞서 있던 포스코는 뭘 했는지 묻고 싶다.

포스코는 한국 경제의 고도성장을 가능케 한 일등공신이다. 한국 중화학 공업화의 거대한 역사는 포스코가 그 출발점이다. 그만큼 포스코에 대한 국민의 애정은 이루 말 할 수 없다.
고민을 벗어 던지고 글로벌 무대에서 진취적으로 활동하는 포스코의 힘찬 모습을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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