할까? 말까? 서머타임제 도입 ‘도마위’

산업 / 장해리 / 2007-06-18 00:00:00
재계 “9170만달러 에너지 절감” 주장..“근무시간만 연장 될 것” 반대 만만찮아

서머타임제 도입 여부를 둘러싸고 논란이 가열되고 있다.

최근 국제유가가 고공행진을 기록하는 가운데 때 이른 무더위로 전력수요 급증하자 서머타임제를 도입해야 한다는 주장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하지만 서머타임제에 대한 부정적 시각도 만만치 않다.

# 지금 도입해야 된다

재계는 서머타임제 도입에 적극 나서고 있다. 에너지를 절약하고 경기와 관광을 활성화하기 위해 서머타임제를 실시해야 한다는 것.

지난 11일 전국경제인연합회는 ‘서머타임제 도입 대책 심포지엄’을 열고 에너지 절약, 내수경기 및 관광 활성화, 삶의 질 향상 등을 위해 서머타임제의 조기 도입에 대한 공감대 확산 및 구체적 실천방안의 마련이 시급하다고 주장했다.

박삼구 금호아시아나 회장(전경련 관광산업특별위원장)은 이날 “환경친화적이며 에너지절약형 구조로의 전환기를 맞은 우리 경제의 지속가능한 발전을 위해 서머타임제 도입을 더 이상 미뤄선 안 된다”며 “한일 양국이 공론화되기 시작한 지금이 가장 적절한 도입 시기”라고 강조했다.

정부 또한 에너지 절약을 근거로 긍정적인 입장을 보이고 있다.

우리나라에서 서머타임제를 6개월간 실시할 경우 9170만달러의 원유 수입절감 효과가 있다는 의견이 제시되면서 어느 때보다도 적극적인 모습이다.

성시현 산업자원부 에너지관리팀장은 “4월~9월까지 6개월 동안 서머타임제를 실시하면 약 979.3GWH(총 전력소비의 0.3%)의 에너지가 절감된다”며 “원유도입가 기준시 9170만달러의 수입절감 효과가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고 말했다.

또한 세계적으로 87개국에서 서머타임제를 실시 중이며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가맹 30개국 중 한국, 일본, 아이슬란드 등 3개국만이 실시하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 중 아이슬란드는 여름철 백야 현상으로 서머타임제를 실시할 이유가 없는데다 최근 일본정부로 일본경단련의 서머타임제 실시 건의를 적극 검토하고 있다. 결국 OECD 가입국 중 서머타임제를 시행하지 않는 나라는 사실상 우리나라가 유일하다.

이와 함께 에너지경제연구원에서는 서머타임제 도입으로 삶의 질 향상과 레저 등의 서비스업에 대한 소비증가를 유발할 것으로 예상했다.

‘일 중심형’의 라이프스타일이 ‘생활중심형’으로 전환되고 1시간 연장된 일광시간으로 인해 레저, 여행 등 서비스업의 소비증가를 유발해 전체적으로 1조2900억원의 생산유발 효과와 8628억원의 소비유발효과가 발생할 것으로 추정했다.

# 근무시간만 늘어날 뿐

하지만 정부는 이 같은 경제효과를 인정하면서도 서머타임제 도입에 애매한 입장을 보이고 있다. 우선 당장 노동조건만 악화시킬 것이라는 노동계의 반발에 직면해야 되기 때문이다.

조석 산업자원부 에너지정책기획관은 “서머타임제가 에너지 절약 효과는 있다고 하나 이 같은 이유만으로 제도의 도입 여부를 결정하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노동계의 가장 큰 반발 이유는 ‘근무시간’에 있다. 우리나라 기업문화 정서상 근로자들이 1시간 앞당겨 출근한다고 그만큼 일찍 퇴근할 수 있겠냐는 주장이다.

실제로 우리나라 근로자들은 고용불안과 취업난으로 5일제를 실시하는 기업에서도 한 달 100시간 이상 연장근무를 하고 있다. 때문에 오후 6시 퇴근시간이라고 해도 자신있게 집에 갈 수 있는 사람이 많지 않은게 현실이다. 결국 아무런 보상 없이 근무시간만 늘어날 뿐이다.

게다가 퇴근 이후 가정에서의 에너지 사용 증가로 인해 절약 효과가 미미할 것으로 점쳐진다.

여기에 지난 87년~88년 88 올림픽 시절 임시로 도입했다 실패한 경험도 반대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당시 변화된 시간 패턴에 따른 생활리듬 혼란과 연장된 근무시간에 대한 불만이 고조된 가운데 서구 선진국의 입맛에 맞추기 위한 제도라는 인식이 확산되면서 결국 시행 2년 만에 폐지된 바 있다.

# 서머타임제, 도입될까?

지난 1일 취업포탈 커리어가 직장인 1412명을 대상으로 서머타임제 관련 설문 조사를 벌인 결과 응답자의 51.7%가 서머타임제 도입을 찬성했다.

하지만 ‘근무 시간이 늘어나 업무 강도가 세진다’는 이유로 한 반대도 36.4%나 차지해 반대의견도 만만치 않았다.

재계에 따르면 9170만달러 수입절감 효과와 함께 2조원이 넘는 생산·소비유발 효과를 무시할 순 없다. 침체된 경제를 되살려 국민소득 3만달러 시대를 열기 위해 무언가 계기가 필요하다는 것.

생활 리듬이 변해 다소 불편하더라도 이는 일시적 현상일 뿐이고 국민적 합의만 이뤄진다면 서머타임제가 재도약을 위한 발판으로 유용할 수 있다는 기대를 품게 된다.

여기에 정부는 경제에 도움이 된다는 분석을 내놓으며 긍정적 입장을 보이다 최근 국민 지지 수준을 이유로 부정적 입장을 보이는 등 애매모호한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서머타임제 도입이 경제 발전에 도움이 되는가에 대한 설문조사에 ‘그렇다’와 ‘아니다’, ‘잘 모르겠다’ 가 각각 44.7%, 21.4%, 33.9%로 나온 것으로 보아 서머타임제에 대한 충분한 정보 공유와 공감대를 이뤄낸 뒤 신중하게 결정해야 할 일이다.

* 서머타임제란 - 일광절약시간제, 일명 서머타임(Summer time)제. 1년 중 낮의 길이가 가장 긴 여름에 해당 지역의 포준시보다 1시간 시간을 앞당기는 제도. 등화관제가 용이하고 에너지를 절약할 수 있다는 이유로 제1차 세계대전 당시 독일이 도입한 후 전 세계적으로 퍼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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