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중공업지주, 현대일렉트릭 살리기에 소매 걷어 부친 까닭

기업분석 / 최봉석 / 2019-09-16 17:08:52

자산매각에 인력 감축까지…현대일렉트릭, 고강도 비상경영 돌입



[토요경제=최봉석 기자] 현대중공업그룹의 전력기기 제조업체인 현대일렉트릭(현대일렉트릭앤에너지시스템)이 '고강도 비상경영체제'에 돌입, 재도약의 기틀을 만들 수 있을지 주목된다.


이 회사는 조선 시황 불황 등으로 전력기기와 회전기 시장이 축소돼 일감 감소를 겪어왔는데 이렇게 시작된 오랜 실적 부진 끝에 재무구조를 개선하기 위한 마지막 카드를 꺼내든 셈이다.


현대일렉트릭은 16일 비상경영체제를 선언하고 150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와 1500억원 규모의 자산매각을 실시한다고 밝혔다. 현대일렉트릭은 이날 이사회를 개최하고 이 같은 내용의 유상증자 실시안을 의결했다고 공시했다.


유상증자는 기존 주주를 대상으로 한 구주주 청약 후 일반 공모방식으로 진행되며 할인율은 20%로 적용된다. 발행하는 신주는 1569만주, 예정 발행가는 주당 9560원이며 오는 12월 17일 납입 예정이다.


이와 관련 현대중공업지주는 주력 계열사인 현대일렉트릭의 이번 자구 노력이 경영개선 효과로 이어져 기업가치가 높아질 것이라고 판단한다며 청약 배정주식에 120%까지 참여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현대일렉트릭의 지분 37.74%를 보유한 현대중공업지주는 출자금액을 454억∼544억원으로 제시했다. 사실상 지주사가 주도적으로 현대일렉트릭 살리기에 총력전을 펼치기로 한 셈이다.


아울러 현대중공업은 현대일렉트릭 울산공장 선실공장 부지를 매입하키로 한 것으로 전해졌다. 실제로 현대일렉트릭은 용인 마북리연구소 부지 매각에 이어 울산공장 내 선실공장 부지를 매각하는 등 추가적인 자산매각을 통해 약 1500억원의 자금을 확보할 방침이다.


이런 유상증자와 자산매각을 통해 마련하는 약 3000억원은 주로 차입금 상환 등 재무구조 개선에 사용하고 일부는 연구개발(R&D)과 시설 투자에 쓸 예정이다.


현대중공업지주가 이처럼 현대일렉트릭 살리기에 소매를 걷어 부친 까닭은 현대일렉트릭이 현대중공업에서 인적분할되며 자립한 지난 2017년 이후 지속적으로 실적 악화에 시달렸기 때문으로 알려졌다.


현대일렉트릭은 지난해 9월 200억원 규모의 공모채를 발행한 뒤 실적이 급격히 악화된 것으로 전해졌고, 그 이후 사모사채와 기업어음(CP) 등을 발행해 자금을 조달하고 있는 상황이다.


현대중공업그룹은 지난 2017년 4월 개별 사업의 효율성 향상을 위해 현대중공업과 현대건설기계, 현대일렉트릭, 현대로보틱스로 분사했다. 현대일렉트릭은 옛 현대중공업의 전기전자 부문이 떨어져 나온 회사다.


현대일렉트릭은 이를 통해 부채 비율을 100%대로 낮춰 금융시장에서 신뢰를 회복한다는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이 회사는 이와 함께 부서 통폐합과 임원 축소, 유휴인력 감축 등 고강도 자구노력도 함께 진행하기로 했다. 영업·R&D·경영 등 6개 본부 체제를 없애는 것을 시작으로, 전 임원에게 일괄 사직서를 받을 계획이며, 향후 재신임 절차를 거쳐 임원 40% 정도를 줄일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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