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이 국가경쟁력]포스코, 철강으로 강철제국 건설

산업 / 정동진 / 2018-08-07 17:52:46

[토요경제=정동진 기자] 메탈에게도 영혼이 있다면 물불을 두려워하지 않는 용기와 어떤 시련에도 상처받지 않는 강인함. 차갑지만 약한 자를 감싸안는 따뜻함을 가졌을 것입니다. 단언컨대 메탈은 가장 완벽한 물질입니다 - 베가 아이언 광고 카피.

5년 전 배우 이병헌을 앞세워 팬택이 회심의 스마트 폰으로 내세웠던 베가 아이언은 제품만큼이나 광고 카피가 강렬했다. 그러나 메탈보다 완벽한 물질이 있다. 바로 스틸이다. 과학적으로 철에 탄소를 혼합하면 나오는 강철은 일반적인 철보다 강도와 경도가 강하다.

혹자는 관련이 없는 광고와 과학을 논하는 게 무슨 상관이냐고 묻는다. 하지만 강철처럼 우직함 하나로 국내 철강산업을 선도하고, 서울 삼성역과 선릉역 중간에 있는 포스코 사거리, 포항제철과 광양제철만 들어도 용광로와 쇳물을 생각나도록 하는 포스코다.

1968년 4월 1일 창업주 고 박태준 회장의 포항종합제철로 국내 철강산업의 살아 있는 역사를 쓴 포스코가 창립 50주년을 맞이했다.

1965년 박정희 대통령이 미국을 방문, 코퍼스 포이 회장과 종합제철 건설에 대한 의견을 교환한 게 포스코의 시작이다. 이듬해 겨울 '대한 국제제철차관단(KISA)'이 발족, 정부가 포항을 종합제철 건설 입지로 확정하지 않았다면 '종합제철' 앞에 다른 지명이 들어가도 이상할 게 없다는 말도 나올 정도다.

왜냐하면 부지를 선정할 때 포항은 후보지에도 들어가지 못한 게 아니라 아예 없었다. 당시, 경제기획원은 항만의 조건이 좋다는 이유로 삼천포가 최적지라고 제시했다. 조사용역업체인 미국의 코퍼스는 울산을 추천하고 있었다.

유치 경쟁도 치열했다. 경제기획원과 코퍼스가 추천한 삼천포와 울산은 물론이고, 삼척, 진해, 목포 등이 경쟁을 벌였다. 지역주민들은 서명운동을 벌였다. 청와대와 경제기획원 등에는 탄원서가 줄을 이었다.

여기에 정치논리까지 개입했다. 마침 선거를 앞두고 있었다. 자기 지역구에 제철소를 유치하겠다는 공약이 난무했다. 이런 와중에 정부는 1967년 5월 11일 월포, 포항, 삼천포, 보성 등을 후보지로 선정하고 이들 지역에 대한 타당성 검토에 들어가기도 했다.

그러나, 알다시피 포항제철은 포항에 건설되었다. 포항이 최종적으로 결정된 것은 박 회장의 ‘이유 있는 주장’ 덕분이었다. 박 회장은 제철소를 포항에 세워야 하는 4가지 이유를 구체적으로 제시했다.

① 무엇보다 안보상 적지다. ② 항만 안벽의 길이가 적당하다. ③ 조수간만을 따져보니 건설비용이 덜 든다. ④ 공업용수가 풍부하다 등이었다.

박 대통령에게 이 4가지 이유를 주장하며 설득, 어렵게 성공할 수 있었다. 포항제철은 이렇게 세워진 것이다. <우리 친구 박태준, 행림출판>

박 회장의 주장은 훗날 타당했던 것으로 평가되었다. 그리고 포항제철은 세계적인 기업, 포스코로 도약할 수 있었다.

지금은 포항 영일만 신화를 광양만으로 이어갔다는 평가를 받지만, 1973년 첫 쇳물을 쏟아내기 전까지 우여곡절이 많았다. 채산성이다. 당시 세계은행은 '채산성이 맞지 않는다'는 의견을 제시했고, 국내외 기관도 '글쎄?'라는 회의적인 반응을 보였다.

특히 자본주의를 떠나 업계에서 금기시되는 1969년 12월 3일 '종합제철 건설자금 조달을 위한 한일 기본 협약 체결'은 의견이 분분했다. 시쳇말로 선조의 피를 팔아서 세운 회사라 민족기업처럼 사회적 책임이 막중했던 탓에 '우향우 정신'이 이때 나온 것이다.

1983년 5월 포항제철소 4기 공사를 완공하고, 5개월 뒤 광양제철소까지 개소하기 이른다. 1992년 광양제철소 4기 공사까지 완공, 채 10년도 되지 않는 기간에 4반세기 대역사를 완성했다.

현재 포스코의 차세대 먹거리는 고성능 전기차용 배터리로 쓰이는 수산화리튬이다. 이 먹거리를 위해 2010년 리튬직접추출 기술을 세계 최초로 개발한 이후 2017년 광양제철소 탄산리튬 생산을 거쳐 2018년 4월 수산화리튬 상업생산까지 8년이 걸렸다.

'POSCO the Great'로 비(非) 철강 분야 사업에 제철보국 정신으로 새로운 꿈을 향해 도전하는 포스코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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