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갈피] 시인의 시선으로 바라본 관계라는 우주의 법칙, ‘관계의 물리학’

문화·라이프 / 김경종 / 2018-11-20 23:24:26

[토요경제=김경종 기자] “우리 모두는 무언가의 틈새에, 누군가와의 사이에 존재한다”


‘이 미친 그리움’과 ‘그토록 붉은 사랑’을 통해 깊은 공감과 잔잔한 울림을 불러일으킨 작가 림태주가 세 번째 산문집으로 돌아왔다. 신작 ‘관계의 물리학’은 그만의 시적인 감수성과 아름다운 은유로 나와 당신, 우주의 사이에 대해 사유한 그의 첫 관계학개론이다.


저자는 서로의 마음에 난 길이 관계라 말한다. 그 길은 서로간의 오해로 막혀버릴 수 있기에 건너기 어렵다. 스스로에 대한 오해 역시 마찬가지다. 그럼에도 우리는 닿기 위한 시도를 멈추지 말아야 한다. 길 위에서, 내 생각과 당신의 이해 속에 비친 서로를 들여다보며 진정한 자아를 확인할 수 있을 테니. 나다운 삶을 꿈꾸기 전 관계에 대한 고찰이 필요한 이유다.


통찰과 위트가 담긴 문체 그리고 사람에 대한 깊은 애정이 어린 메시지는 세상과의 관계에 지친 나와 당신의 가슴에 작은 깨달음으로 와 닿는다. 나답게 살기를 원하지만 잘 맺고 끊고 적당한 거리를 주는, 사이의 균형에 서툰 모든 이들에게 건네고 싶은 책.


내 생각과 당신의 이해 사이


잘 맺고 끊고 적당한 거리를 주는


이른바 지구적 삶을 산다는 것


관계와 관계 사이에서 대책 없이 흔들리는 순간이 있다. 균형이란 적당한 힘과 거리를 줄 때에야 비로소 잡을 수 있겠으나 고고하게 버티고 서 있기 쉬운 사람이 얼마나 될까. 가만히 놓인 듯 보이는 작은 공에도, 서로 거세게 밀치는 다른 방향의 힘이 작용하고 있을지 모를 일이다.


저자 역시 서툴기 그지없는 이다. 다만 글을 짓는 사람이기에, 이리저리 난 길 위 우리가 붙들고 걸었으면 싶은 은유 몇 낱을 던지고자 하였다. 당신의 마음 어딘가에 가 닿는 지점이 있기를 바라면서.


1부 ‘관계의 날씨’에서는 세상에 생겨난 모든 사이들을 우주에 비유한다. 우리는 나의 우주와 누군가의 우주가 만나 확장한 서로의 우주 안에 있다. 서로 간의 평행을 이루기 위한 적당한 틈, 적당한 거리는 얼마쯤일까.


2부 ‘관계의 언어’에서는 사람을 얻고 또 잃는 말과 태도의 얄궂음을 전한다. 끊임없이 고민하고 또 실패했던 시인의 고백은 간간이 웃음을 자아낸다.


3부 ‘행복의 질량’에서는 세상과의 관계에서 취해야 할 마음가짐, 밀도 있는 삶을 위한 선택과 집중에 대해 사유한다.


4부 ‘마음의 오지’는 나 자신과의 관계, 스스로에 대한 오해와 마주하며 외로움의 본질에 대해 탐구한다.


오늘이 그러하듯 어제는 그제와 같았고 내일은 또 오늘과 같을 테지만, 평범함의 힘을 믿고 버티는 삶을 귀히 여기는 이들에게 저자는 다독이듯 이 한마디로 슬쩍 위안을 건넨다. “관계란, 반복되는 일상의 의미를 놓치지 않는 사람들의 것이다”라고. 책장을 덮는 순간, 서로 닿기 쉬우면서도 또 상처받지 않는 적당한 거리 그리고 온전한 나의 속도는 얼마쯤인지 가늠하고 싶어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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