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황에 따라 독재적 리더십도 필요하다."
황영기 우리금융지주 회장 겸 우리은행장은 지난 18일 서울 워커힐호텔에서 열린 '세계지식포럼 2006'의 '아시아 외환위기 후 10년' 주제 토론에서 기업의 지배구조 문제에 관한 질문에 이 같이 언급해, 눈길을 끌었다.
황 행장은 "유럽 일부 나라가 아직 왕정 체제를 유지하고, 선진국인 싱가포르도 리콴유 전 총리를 빼고는 생각하기 힘들다"며 "각 나라가 다른 지배구조를 갖고 있는 것처럼 기업들도 다른 지배구조 가질 수 있다"고 말했다.
한 마디로 각 나라의 발전 단계와 업종 등에 따라 다양한 기업 지배구조를 인정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어 "기업 활동을 전쟁이나 전투와 같이 생각한다면 의지와 책임이 강한 독재자형 리더십이 바람직할 수 있고 평시에는 민주적이고 온화한 리더십이 필요할 것"이라고 강경히 말해 평소 그의 별칭인 '전투사'를 떠올리게 했다.
황 행장은 "포천지 500대 기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가족소유 기업이 공개기업 보다 오히려 실적이 좋다는 기고문을 본 적이 있다"며 "영미식 기업 지배구조를 일방적으로 강요해선 안 된다"고 강조했다.
또 "외환위기 극복 과정에서 IMF의 구조조정 권고에 따라 금융과 기업의 위험 관리 능력은 향상됐으나 안정성을 지나치게 강조, 기업의 동물적 본능이나 기업가 정신이 약해졌다는 의견도 제기되고 있다"고 전했다.
아울러 황 행장은 "IMF의 권고를 받아들인 한국이나 당시 이를 거부하고 독자 노선을 따랐던 말레이시아의 성장률과 대외신인도 등이 10년 뒤인 현재 비슷하다"며 외환위기 처방에 대한 총체적 평가를 유보했다.
한편 토론에 참석한 케번 왓츠 메릴린치 인터내셔널 회장 등은 "기업 지배구조는 사회적 책임에 관한 문제며, 개방 경제에서 외국인 투자를 받기 위해서도 중요하다"는 견해를 내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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