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정위 "삼성물산-제일모직 합병처리 잘못…예규제정 추진"

산업 / 송현섭 / 2017-12-21 14:29:51
삼성SDI 내년 3분기까지 삼성물산 지분 404만주 매각해야 할 듯
공정거래위원회가 지난 2015년 삼성물산-제일모직 합병과정에 적용된 가이드라인과 법리 해석이 잘못됐다면서 관련 예규를 제정하겠다는 입장이다. 사진은 기업 인수합병 자료 이미지. <사진=게티이미지>

[토요경제=송현섭 기자] 공정거래위원회가 21일 지난 2015년 삼성물산-제일모직 합병과정에 적용된 법 해석과 가이드라인이 잘못됐다면서 관련 예규를 새로 제정하겠다고 밝혔다.


따라서 삼성SDI는 회사가 보유한 삼성물산 지분 404만2758주를 새로운 공정위의 예규가 제정되는 일정에 맞춰 내년 3분기까지 추가로 매각해야 하는 난감한 상황에 직면하게 됐다.


이는 2015년 삼성물산-제일모직 합병 당시 삼성물산 지분 500만주를 매각토록 명령했던 근거였던 ‘합병관련 신규 순환출자 금지 법집행 가이드라인’이 잘못됐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


공정위 관계자는 “2차례에 걸쳐 전원회의를 열어 관련 가이드라인의 내용이나 형식 등을 엄정하게 검토한 결과 2015년 12월 14일 발표한 가이드라인을 변경키로 했다”고 밝혔다.


그는 또 “해당 가이드라인을 예규로 제정해 법적인 형식을 갖추기로 했다”면서 “이는 당시 적용한 관계 법령에는 문제가 없는 만큼 법 개정 필요성은 없고 가이드라인 제정과 형식에 잘못이 있어 근거기준을 예규로 명확히 바로잡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우선 공정위는 2015년 가이드라인에서 설정한 합병 후 순환출자 해소관련 쟁점 중 순환출자 고리 내 소멸법인과 고리 밖의 존속법인에 대한 기준과 판단이 잘못됐다는 결론을 내렸다.


공정위는 당시 가이드라인에 의거해 삼성물산-제일모직 합병이 순환출자 강화로 봤으나 최근 검토 결과 순환출자 형성이라고 수정 판단했다.


이는 종전 순환출자 고리 밖의 존속법인은 순환출자 고리 내에 있던 소멸법인과 합병해 고리 내로 편입되기 때문에 합병 뒤에 새로운 순환출자 고리가 형성된 것으로 봐야 한다는 의미다.


참고로 순환출자는 대기업 집단의 계열사가 고리형태로 지분을 보유해 총수가 극소수 지분만 갖고도 전체 그룹 계열사를 지배할 수 있도록 하는 출자형태로, 대기업 계열사 A·B·C사가 있을 때 A사가 B사에 출자하고 B사는 C사의 지분을 갖고 C사는 또 A사에 출자하는 방식이다.


특히 공정위는 당시 순환출자 강화에 해당하는 다른 사례에 비춰 실질적으로 내용이 같다고 판단했었지만 이번에는 가이드의 근거가 법적으로 해석할 수 없다는 논리로 입장을 번복했다.


법리상 합병으로 순환출자 고리가 형성됐다면 계열사에 출자한 회사가 취득하거나 소유한 지분 전량을 매각 처분해 해소해야 한다는 결론이 나온다는 것이 법조계 관계자들의 전언이다.


이에 반해 합병의 결과 종전 순환출자 고리가 강화됐다고 본다면 추가로 출자하는 지분만큼 매각하면 되기 때문에 공정위가 강화된 2개이상 순환출자 고리에서 계열사에 출자한 기업이 가장 큰 추가 취득 내지 출자한 지분을 매각토록 명령하는 근거가 된다.


따라서 삼성SDI는 합병으로 보유했던 삼성물산 지분 4.7%인 904만2758주를 전량 매각해야 하므로 이미 처분한 500만주에 이어 404만2758주를 추가 매각해야 한다는 추산이 나온다.


공정위는 또 가이드라인 형식에 문제가 있다고 판단해 행정사무 처리기준인 예규로 신규 제정키로 했는데 예규의 제정일정을 감안하면 지분 매각시점은 내년 3분기까지로 예상되고 있다.


이는 국무조정실 사전규제심사를 받아 2·3개월의 기간이 더 소요될 수 있어 예규안 확정시 바뀐 유권해석 결과를 통지한 날로부터 6개월간 유예기간을 부여할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한편 공정위는 2015년 당시 법 해석에 잘못을 바로 잡아 재처분해야 한다는 결론을 내렸다면서 현재 해당 법률도 당시와 동일해 소급입법이란 주장은 맞지 않는다고 입장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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