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저임금 인상 급제동 … 갈팡질팡 정치권에 경제계 눈치

산업1 / 박진호 / 2015-03-19 19:41:30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 논란에 재계 손 들어줘

[토요경제=박진호 기자] 최저임금 인상과 관련한 정계와 재계의 갈등에 대해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가 재계의 손을 들어줬다. 임금 문제는 노사의 자율에 맡겨야 한다며 정부가 들고 나온 최저임금 인상 방침에 제공을 건 것이다. 정부의 방침에 사실상 반대 의견을 나타낸 것으로 풀이된다.


김 대표는 정부와의 대립각에 대한 부분에 대해서는 즉답을 피했지만, 김 대표의 발언으로 최저임금 인상에 동조하던 정치권의 분위기에도 제동이 걸렸다.


정치권의 최저임금 인상은 요구는 지난 4일 최경환 부총리의 발언으로 인해 촉발됐다. 지난 4일 국가경영전략연구원의 포럼 강연에 나선 최 부총리는 우리나라가 기업 소득은 늘고 있는 반면 가계소득이 늘고 있지 않다며, 내수를 살리기 위해서는 적정 수준의 임금인상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에 따라 빠른 속도의 최저임금 인상이 불가피하다고 강조했다.
환영일색이던 정치권의 임금인상
이러한 최 부총리의 발언에 여야는 한 목소리로 환영의 뜻을 나타냈다.
여당 내부에서는 “현 정부 들어 최저임금 인상률을 연간 약 7%씩 올렸다”는 최 부총리의 의견에 동조하여 최소 6000원 대, 7%선까지는 인상되어야 한다는 의견이 적극적으로 개진됐다.
야당은 법제화를 촉구했다. 문재인 새정치민주연합대표는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제노동기구(ILO), 세계은행 등 국제기구와 미국·일본 등 많은 나라들이 경제 활성화 방안으로 임금인상을 요구하고 있다”며 우리나라 역시 경제 활성화를 위해서는 최저임금을 올려야 한다고 거들었다.
새정치연합은 이미 최저임금법 법안을 발의한 상태다. 문 대표는 “가계소득이 늘면 소비가 늘고 내수가 늘어서 결국 혜택이 기업에 돌아간다”고 덧붙였다.
재계, ‘정부시책에 대한 역행’ 경고
그러나 재계에서는 이러한 정치권의 반응에 불만을 나타냈다.
최 부총리의 발언이 나온 이튿날, 한국경영자총협회(경총)은 올해 임금 인상률을 1.6% 안에서 조정하라는 권고안을 내놓았다. 지난 해 2.3%의 임금 인상률 권고안을 내놓았던 경총은 국민경제생산성을 고려해 지난해보다 더 낮은 수준의 인상률을 제안했다.
통상임금과 60세 정년의무화 등 바뀐 제도로 인한 자연 인상분을 감안하면 경총의 1.6% 인상안은 사실상 ‘동결’이라고 볼 수 있다. 4000여 회원사를 거느리고 있는 경총의 이러한 태도는 정부의 최저임금 인상안에 대해 수긍할 수 없다는 입장을 단적으로 대변한다.
이는 대기업만의 입장이 아니다. 임금인상이 이루어질 때 경영적인 면에서 더 큰 출혈이 예상되는 중소기업들은 더욱 정부의 방침이 야속하다는 입장이다.
최승재 소상공인연합회장은 지난 2007년 감시·단속적 근로자의 최저임금 적용 후 아파트 경비원의 대량 해고 사태가 벌어졌던 전례를 언급하며 “기업의 수입이 늘지 않은 상황에서 인건비 지출을 늘리면 결과적으로 직원을 줄일 수밖에 없다”고 우려를 나타냈다. 실패하고 있는 경제정책에서 마지막 동아줄로 고용률을 잡고 있는 박근혜 정부로서는 고용 문제는 민감할 수밖에 없는 부분이다.
여당 대표, “임금인상은 보여주기식 입법”
이러한 상황에서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가 재계의 편을 들고 나선 것이다. 김 대표는 지난 16일, 서울 중구에 위치한 대한상공회의소에서 박용만 대한상의 회장 등 재계인사들과 정책 간담회를 실시하고 이 같은 의견을 나타냈다.
김 대표는 간담회에서 기업인들이 임금문제는 노사 자율에 맡겨야 하며 정치권이 거론할 사항이 아니라는 우려를 나타냈다고 전하며, 이 같은 기업인들의 입장에 공감한다고 말했다. 또한 “법인세는 최후의 수단이 되어야 한다는 부분에 대해서도 재계와 뜻을 같이 했다”며 법인세 인상에 반대하고 있는 재계의 입장에도 동의했다고 전했다.
김 대표는 이미 현재 정부가 추진 중인 최저임금 인상과 기업소득환류세제 신설은 물론 야당이 주장하고 있는 법인세 인상에 대해 부정적인 입장을 피력한 바 있다.
이명박 정부 시절 인하한 이후 국가 세수의 치명적인 누수를 가져온 것으로 지적을 받고 이후 ‘부자 감세-서민 증세’의 표본으로 등장했던 법인세 문제는 야권이 들고 나온 문제인 만큼 차치할 수 있지만, 최저임금 인상은 정부가 적극적으로 추진하고 있는 상황이어서 또다시 당정간의 갈등이 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특히 최 부총리가 내수 진작을 위해 적정 수준의 임금인상이 필요하다고 강조한 후 유승민 원내 대표 역시 디플레이션 극복과 양극화 해소의 방안으로 최저임금을 인상해야한다고 발언한 가운데 김 대표가 직접 나서 난색을 표했던 재계의 편을 들어주며 상황이 복잡하게 전개될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김 대표는 “경제가 어려운 상황에서 정치권이 규제개혁을 빌미로 실적 쌓기와 보여주기식 입법을 통해 새로운 규제를 남발하는 행태를 보여왔다”며 사실 상 정치권의 최근 행보에 제동을 걸고 나섰다.
아울러 기업들의 힘든 사정을 생각하지 않고 기업을 압박하고 있다며 정치권을 비판했으며 “정치권과 정부가 표를 인식한 선심경쟁에 나서며 기업이 바라는 것과 어긋나는 말과 행보를 보인 경우가 많았다”고 지적에 나섰다.
정부와 여야, 해법찾기 골몰
야당은 공세를 높이며 최저임금 인상을 관철시키겠다는 입장이다. 특히 새정치연합의 강기정 정책위의장은 법 개정에서 그치지 말고 정부 정책이 적극적으로 뒤따라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강 의장은 18일, “정액임금의 50%를 평균임금 50%로 법제화하자는 최저임금법과 두 자릿수의 최저임금 인상률, 그리고 영세한 중상공인 지원책이 함께 가야 한다”며 이것이 새정치연합의 당론이라고 강조했다.
임금인상에 대한 중소기업의 우려에 대해서는 정부가 카드수수료 인하, 납품단가 인상, 고용 장려금 지급 등의 정책적 수단을 갖고 있다며 최저임금 인상과 더불어 영세중소자영업자에 대한 지원책을 내서 '1+3법(부가가치세법·조세특례제한법·소득세법)‘을 추진해야 한다고 전했다.
덧붙여 이러한 노력이 따르지 않은 상황에서 영세자영업자들의 어려움으로 최저임금법이 무산된다면 이는 정부의 책임이라고 압박 수위를 높였다.
특히 새정치연합은 최저임금이 두 자릿수 인상을 이루어야 한다는 입장을 견지하고 있다. 문재인 대표는 17일, 청와대에서 열린 여야 대표 회담에서 7%씩 두 차례 올린 정부의 대책이 미흡했다며 두 자릿수 인상을 강조했다.
그러나 최저임금의 적정 수준 인상을 꾸준히 추진하고 있다는 박 대통령의 의견에도 불구하고 김무성 대표는 ‘기업 생존’의 중요성을 강조하며 사실상 반대의 입장을 펼쳐 향후 행보가 주목된다.
김 대표는 현재의 경제 위기는 우리나라만의 문제가 아니라 전 세계가 함께 겪고 있는 것이므로 불황의 터널에서 벗어날 때까지는 기업의 생존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또한 임금인상과 관련해 이를 올릴 수 있는 여력이 있는 대기업들은 이미 국제적 평균임금에 접근해있고, 중소기업은 여력이 없다며 여전히 반대의 뜻을 확실히 했다.

사진 :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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