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물산에 함부로 민원제기 했다가는…

산업 / 김형규 / 2015-03-17 11:16:52
민원인 강 모씨 밀착 감시, 단체카톡방에서 정보 공유

주택사업본부장 박현일 전무 보직해임으로 마무리
조기에 '꼬리 자르기' 의혹…이번이 두 번째


▲ 최치훈 삼성물산 사장
[토요경제=김형규 기자] 삼성물산 주택사업본부장인 박현일 전무가 민간인 사찰 논란의 책임을 지고 보직 해임됐다.


박현일 전무는 지난 2009년 세계 3대 인명사전 중 하나인 미국인명정보기관이 선정하는 ‘마퀴스 후즈후’ 2009년판에 등재된 인물로 삼성물산의 주택공사팀장, 건설부문 상무보, 기술연구서 기반기술연구팀 지반파트장을 두루 거치며 건설부문 전무로 승진한 인물이다.


앞서 삼성물산은 “집을 산 뒤 주차장 소음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며 지난 5년간 주주총회에서 민원을 제기한 강 모씨를 밀착 감시한 것으로 드러났다.


삼성물산 고객만족(CS)팀 직원과 보안업체인 삼성에스원 직원 등 27명이 모인 단체 카톡방에는 강 씨를 미행한 내용이 적나라하게 수록됐다. 이 방에서 직원들은 “강 씨의 집에 불이 켜지는 것을 확인했다”, “하얀점퍼, 검은 바지, 흰 운동화의 옷차림이다”는 등의 메시지를 공유했다.


이에 삼성물산은 홈페이지에 민원인 사찰을 인정하고 사과문을 게시했다.


게시문에 따르면 “저희 임직원들이 주주총회 준비과정에서 민원인의 동향을 감시하는 매우 잘못된 행동을 했다”며 “민원인 당사자분께 진심으로 사죄의 말씀을 드린다”고 말했다.


이어 “이 사건의 책임자인 주택본부장을 보직 해임 조치했다”며 “앞으로 철저히 진상을 확인해 책임있는 조치를 취하고 다시는 이런 일이 일어나지 않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 삼성물산 홈페이지에 게재된 사과문
하지만 일각에서는 삼성물산이 이 사건을 조기에 덮으려고 ‘꼬리 자르기’를 하고 있다며 의문을 제기했다. 익명을 요구한 한 관계자는 “삼성물산에서는 이미 오래전부터 조직적으로 민원인 사찰을 해왔다”며 “이번 일이 밖으로 드러났기 때문에 박 전무가 책임진 것”이라고 밝혔다.


이에 대해 삼성물산 관계자는 “회사와는 관계없이 주택사업본부에서 행한 일”이라고 선을 그으며, 단체 카톡방에서 정보를 공유한 직원 27명에 대해서는 “후속 조치를 검토 중”이라고 전했다.


한편, 삼성물산의 사찰 논란은 이번이 두 번째로 지난 2012년 삼성물산 감사팀 직원 4명이 대포폰과 렌터카를 이용해 CJ그룹 이재현 회장을 미행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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