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요경제=송현섭 기자] 작년 11월 국방사업비리 합동수사본부가 출범한지 3개월여를 넘어 총 1981억원대에 이르는 비리사건이 적발됐다. 특히 각종 비리에 연루돼 기소된 전·현직 군인은 15명으로 이중 5명은 소위 나는 새도 떨어뜨린다는 장성 출신인 것으로 드러나 충격을 던져주고 있다. 심지어 합수단 수사결과 육·해·공군을 막론하고 방산비리는 다양한 분야에서 만연하고 있으며 현재 기소된 23명과 별도로 34명에 대한 수사가 진행중인 만큼 귀추가 주목된다. - <편집자 주>
방위사업 비리척결을 내세워 작년 11월 21일 출범한 방위사업비리 정부 합동수사단(단장 김기동 검사장)이 모두 1981억원에 달하는 비리를 적발하는 성과를 거뒀다. 불과 100여일이 조금 넘는 합수단의 활동기간을 감안하면 국방사업 전체에 상당한 비리가 만연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되는데, 3월8일 현재 기소자는 모두 23명인 것으로 집계된다.

이들 가운데 전·현직 군인은 15명, 예비역 장성 출신만 5명에 달하는 것으로 드러났다. 이와는 별개로 합수단은 34명에 대한 수사를 진행하고 있는 만큼 방위사업 비리수사가 일단락되는 것이 아니라 이제부터 시작에 불과하다는 말이 설득력을 얻고 있을 정도다.
함정 건조를 비롯해 전투기 정비, 방산물자 납품관련 비리 등 육·해·공군을 막론하고 전방위에 걸친 비리사건 규명 역시 속도를 내고 있어 눈길을 끌고 있다.
□ '통영함' 건조비리 연루자에 '철퇴'
우선 정부가 방위사업 비리수사를 본격화할 수 있는 계기를 마련한 해군 소해함과 신형 구조함인 '통영함' 건조를 둘러싼 비리로 앞서 7명이 기소됐다. 지난 6일에는 통영함에 탑재하는 장비에 대한 시험평가서를 조작한 혐의로 예비역 대령 1명이 추가로 구속되면서 뇌물과 문서위조 등으로 얼룩진 사건의 진실이 드러났다.
특히 황기철 전 해군참모총장의 사관학교 3년 선배인 예비역 김 모(62) 대령이 로비스트로 등장하고 방위사업청 재직당시 금품을 챙긴 영관급 예비역 장교들이 잇따라 구속된 결과로 이어졌다. 앞서 감사원이 감사가 시작하자 주범이 도주하고 일부 공범들만 처벌하는데 그쳐 논란을 야기한 바 있는 전투기 정비비리도 주범이 뒤늦게 구속되면서 수사를 통해 사건수사가 급진전됐다.
전투기 정비업체인 블루니어 비리사건의 주범 박 모(53)씨가 체포되면서 수사가 시작되지 2년6개월여만에 합수부의 수사결과로 그 전모가 밝혀졌다. 합수단에 따르면 총 240억원대에 달하는 전투기 정비대금 사기행각을 도운 혐의를 받고 있는 예비역 공군 중장과 대령 2명 등은 모두 구속됐으며 현재 재판에 넘겨진 상태다.
구속된 예비역 공군 중장 천 모(67)씨는 블루니어에서 회장으로 활동하며 박 씨의 범행을 도왔고 대령출신 2명은 각각 사업본부장과 사업개발팀장 등으로 공군 선후배들에게 로비를 벌였다.
□ 최고위 전 참모총장까지 구속기소
가장 충격적인 비리사건은 정옥근(62) 전 해군참모총장이 차기 호위함 등 수주 및 납품편의를 제공한 대가로 STX에서 금품을 수수한 것이었다. 합수단에 따르면 정 전 해군참모총장은 노골적으로 금품을 요구해 아들의 회사를 통해 뇌물을 받은 혐의로 구속 기소됐다.
또한 방탄복을 비롯한 방산물자 납품과 관련해 공문서를 위·변조한 육군 대령 등이 구속돼 무엇보다 중요한 군수물자 부문에도 부패의 그늘이 짙게 드리워져 있음이 확인됐다. 따라서 합수단은 출범이후 적발된 방위사업 비리규모는 모두 1981억원에 이르며 이중 대규모 함정 건조사업을 진행했던 해군이 1707억원으로 가장 많았다고 밝혔다.
뒤를 이어 공군이 243억원, 육군은 13억원, 방위사업청 역시 18억원의 비리가 적발돼 기소가 이뤄지는 등 제재조치가 이어졌다. 앞서 기소된 23명 가운데 15명인 전·현 군인은 장성급이 5명으로 모두 예비역이고 영관급이 10명에 달했는데 이중 현역 4명, 예비역은 6명이었다. 비리혐의는 뇌물수수 및 공여가 13건으로 가장 많았으며 시험평가서를 비롯해 공·사문서를 위조하거나 변조하는 등 혐의 4건, 알선수재는 3건, 기타 재산범죄 등이 5건으로 집계됐다.
한편 합수단 관계자는 "사법처리 규모는 더 커질 가능성이 크다"며 "방위사업 비리의 구조적 문제 해결을 위해 길게 보고 수사가 진행될 것"이라고 언급했다. 그는 또 "이제부터 2라운드가 본격적으로 시작된다고 보면 된다"며 앞으로 방위사업 비리를 '발본색원'할 수 있는 강력한 수사가 전개될 것임을 예고해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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