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권단·박삼구·재계 ‘금호산업 인수’ 3색 시각

산업 / 홍승우 / 2015-05-15 14:25:38

갑작스런 태도 변화 ‘여유만만’ 채권단
비장의 카드 노련한 ‘박삼구’ 회장
재계, 호반건설 제시액도 못 받을 것


[토요경제=홍승우 기자] 금호산업 채권단의 분위기가 사뭇 달라졌다. 최근 호반건설의 6007억 원 단독 입찰 제안을 단호하게 거절했을 때와는 달리 느긋해졌다,


특히 박삼구 금호아시아나 그룹 회장에게 금호산업을 매각하기로 결정한 가운데 매각가를 두고 서로 상당히 차이가 있음에도 개의치 않고 있다. 채권단과 박 회장 사이의 매각가는 최소 2000억 원에서 4000억 원 가까이 차이를 두고 있다.


이런 채권단의 태도 변화를 두고 업계에서는 채권단이 ‘밀고 당기기’를 시작했다고 입을 모았다.


12일 금융권에 따르면 채권단은 박 회장에게 매각할 금호산업 지분 50%+1주의 가격을 ‘경영권 프리미엄을 더한 7900억 원’이상을 생각하고 있다. 일각에서는 금호산업이 아시아나그룹의 지주회사격인 만큼 최대 1조 원까지 고려하고 있다고 전했다.


▶채권단 ‘8000억’ vs. 박 회장 ‘6000억’


반면 박 회장 측은 금호산업 매각가에 대해 6000억 원 수준으로 생각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는 재계에서 예상하는 박 회장의 현금 동원 능력이다.


채권단 관계자는 “당장 돈이 급한 것도 아니고 서둘러 투입 자금을 회수할 이유가 없다”면서 “서로 바라보는 차이가 클 경우 추후 다시 매각을 하면 된다”고 밝혔다.


또한 채권단은 박 회장이 7900억 원에 지분을 매입하지 못해 우선협상권이 6개월 간 상실되는 만큼 다른 방법도 모색 중이다,


채권단은 특히 가격이 비싸 박 회장이 우선매수청구권을 행사하지 못하면 매각가는 더 높아질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오히려 채권단은 박 회장이 빠질 경우 금호산업 지분을 사려는 업체가 늘어날 것으로 보고 있다.


위원회 관계자는 “박 회장이 자금상의 이유 등으로 우선매수청구권을 행사하지 못하면 다른 업체들에 재매각을 추진할 것”이라며 “이 경우 채권단에게 유리하게 작용한다”고 전했다.


지난번 적극적인 홍보에도 불구하고 박 회장이 인수의사를 적극 표명하면서 입찰참여가 부정적 이미지로 비춰질까 부담을 느끼는 기업이 많았다는 것이다.


채권단의 한 관계자는 “신세계가 최고 경영진의 결정으로 인수의향서 접수를 철회한 것도 같은 맥락”이라며 “박 회장이 빠지면 참여 기업이 늘어날 것”이라고 강조했다.


또다른 채권단 관계자도 “건설경기가 회복조짐을 보이고 있어 시간이 지날수록 금호산업의 가치는 더욱 높아질 것으로 예상된다”며 “급할 이유가 전혀 없다”고 말했다.


▶박 회장에게 넘겨진 ‘주도권’

▲ 박삼구 금호아시아나 회장


하지만 일각에서는 이미 박 회장과의 개별 협상에 임한 이상 주도권은 박 회장에게 넘어갔다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채권단이 지난번 호반건설이 제시한 6007억 원을 받기도 어렵다는 것이다.


일단 금호산업에 우발채무가 많고, 더욱이 PF(프로젝트파이낸싱) 지급 보증 등으로 손실 예상액도 7500억 원에 이르고 있다. 이에 한 회계법인은 금호산업이 5000억 원 초반의 가치를 지니고 있다고 평가하기도 했다.


이에 노련한 박 회장이 PF 사업장 우발채무를 금호산업의 인수가격을 깍기 위한 협상 카드로 활용할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는 것이다.


▶‘여유만만’은 매각 전략…18일부터 가시화


더불어 금호산업이 이미 정상화 된 마당에 연이은 매각 실패 시 책임론이 부각되는 것도 채권단으로서는 부담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재계 관계자는 “채권단의 여유로운 모습은 매각 전략으로 봐야 한다”며 “7900억 원 이상 주고 살 매수자를 찾기가 생각만큼 쉽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채권단의 공식적인 의견이 모이는 오는 18일부터 금호산업 매각 작업이 다시 시작된다. 박 회장에게 매각방침을 통보하고 우선 실사를 통해 매각가를 박 회장에게 제시할 방침이다. 박 회장이 제안을 수락하면 나머지 7.48%의 지분은 채권단 회의를 통해 블록세일이나 장내매수 등을 통해 처분할 방침이다.


만약 박 회장이 채권단의 제시를 받아드리지 않을 경우엔 우선협상권은 일정시간 효력을 잃고 채권단은 금호산업을 제3자를 통해 팔거나 매각을 연기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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