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요경제=김형규 기자] 하버드 의과대학 부속 베스 이스라엘 디컨니스 병원(Beth Israel Deaconess Medical Center)의 크리스토스 만조로스(Christos Mantzoros, MD) 교수팀은 호두가 포함된 식단이 대장암세포의 유전자를 변이시켜 암세포의 성장 속도를 늦춘다는 동물 실험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이번 연구는 호두 섭취가 유전자 발현을 선택적으로 제어하는 유전물질인 miRNA(마이크로 리보핵산)의 변이에 영향을 준다는 사실을 최초로 발견했다는 점에서 더욱 의미가 있다. miRNA는 환경적 요인에 따른 유전자 변형을 연구하는 후생유전학의 핵심적 연구 주제로, miRNA의 발현 프로파일은 종양의 근원을 밝힐 수 있는 바이오 마커로 사용될 수 있다.
이번 연구는 실험쥐를 두 그룹으로 나눠, 한 그룹에는 1일 성인 호두 섭취 권장량의 2배인 호두 2온스(56.7g)가 포함된 먹이를, 다른 한 그룹에는 호두가 포함되지 않은 유사한 먹이를 공급했다. 총 25일 동안 매일 2회씩 해당되는 먹이를 제공한 결과, 연구팀은 호두를 섭취한 실험 쥐 그룹의 주요 miRNA가 대장암 세포의 염증, 혈액 공급, 확산에 영향을 미쳐 대장암의 진행을 늦출 수 있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더불어, 연구팀은 호두를 섭취한 실험쥐의 세포 내 오메가-3 지방산 수치(알파리놀렌산(ALA) 포함)가 호두를 섭취하지 않은 쥐 보다 10배 높았으며, 오메가-3 지방산 수치가 높을수록 종양 크기가 작다는 사실을 밝혀냈다. 또한 연구팀은 호두를 섭취한 실험 쥐의 암세포 성장속도가 호두를 섭취하지 않은 실험쥐보다 현저히 느려진 것도 확인해, 알파리놀렌산(ALA)이 대장암의 진행 억제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가능성을 다시 한 번 확인했다.
그러나 연구팀은 이번 동물 실험 연구 결과를 인체에 적용하기에는 한계가 있다는 의견을 전했다.
크리스토스 만조로스 교수는 “이번 연구를 통해 호두 섭취가 국소 대장암 세포의 miRNA 발현 프로필(다양한 조건 하에서의 유전자 발현 패턴) 변화에 유의미한 영향을 미친다는 사실과, 호두에 포함된 지방산이 직접적으로 또는 다른 성분들과 시너지 효과를 일으켜 대장암 세포를 억제하는 효과를 보인다는 사실을 확인할 수 있었다”면서 “추가 연구가 필요하기는 하지만, 향후miRNA를 질병의 바이오마커이자 잠재적인 대장암 치료의 타깃으로서 활용하는 것에 낙관적인 시각을 가지고 있다”고 덧붙였다.
대표적인 건강식품인 호두는 견과류 중 유일하게 항염작용에 효과적인 오메가-3 지방산의 일종인 알파리놀렌산(약 1/4컵 기준 시 2.5g 함유)을 풍부하게 함유하고 있다. 또한, 호두에는 항산화성분(13.126 mmol/100그램) 및 다양한 비타민과 무기질이 들어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해당 연구 논문 ‘(Dietary Walnut Suppression of Colorectal Cancer in mice: mediation by miRNA patterns and fatty acid incorporation)’은 최근 ‘영양생화학 저널 (Journal of Nutritional Biochemistry)’에 게재됐다. 본 연구는 미국 암 연구원(American Institute for Cancer Research)과 캘리포니아 호두협회의 후원으로 진행됐다.
대장암은 전 세계적으로 발생률 3위를 차지하는 암으로, 우리나라는 전 세계에서 가장 많은 대장암 환자 수를 기록하고 있다. 2012년 국가 암등록통계에 따르면 대장암은 국내에서 3번째로 많이 발생하는 암이며, 특히 남성에게서 더 많이 발생한다. 또한 우리나라 대장암 발병률은 1999년 인구 10만명 당 21.2 명에서 2012년에는 38.6명으로 가파르게 상승하고 있다.
한편 식이요법 개선은 대장암을 포함한 다양한 암을 예방하는데 효과가 있다고 알려져 왔는데, 임상 연구에 따르면 남성 대장암 환자의 30-50%와 여성 대장암 환자의 20%가 식이요법과 생활습관의 개선을 통해 대장암 발병 예방 효과를 확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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