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너 맥퍼슨의 'the Weir' 극화한 '거기'

문화·라이프 / 김도유 / 2006-06-12 00:00:00
구수한 강원도 사투리와 감동을 느낄 수 있는 귀신이야기


올리비에상 최우수 희곡상, 평론가협회상, 이브닝 스탠다드상, 조지 디바인상 등 수많은 상을 받으며 당시 최고의 작품으로 인정받았던 코너 맥퍼슨의 'the Weir' 원작 연극 '거기'가 2004년에 이어 2년만에 다시 또 우리를 찾아왔다.

2002년 초연 당시부터 깔끔한 연출과 배우들의 원숙한 연기력으로 최고의 화제를 모았던 극단 차이무의 '거기'. 한국인의 정서를 잘 담아내고 있다는 호평 속에, 올해의 연극 베스트 3, 우수공연 베스트 7에 선정되었고 2004년 서울 국제 공연예술제에 초청되기도 했다.

'거기'의 원작 <the weir>의 배경인 아일랜드 서해안의 작은 시골마을 레이트림은 연극 '거기'에서 강원도 한 허름한 술집으로 재설정된다. 구수한 강원도 사투리의 맛을 제대로 내기 위해 배우들은 공연 5개월 전부터 사투리 집중 훈련에 들어갔다.

한 술집을 배경으로 외로움과 아픔을 지닌 사람들이 귀신이야기 속에 우스개를 섞어 그들 자신의 삶을 뱉어낸다. 배우들이 술을 마시며 잡담처럼 주고받는 이야기를 듣다 보면 어느 새 관객들은 코끝이 시큰해지고, 그들과 함께 울고 웃다보면 시간이 어떻게 가는지 모른다.

군데군데 때가 쌓여있고 생맥주잔과 위스키가 전시돼 있는 진열장이니 천정에 달려있는 맥주 선전용 pop 등, 우리가 흔히 드나드는 흔한 맥주집 그대로의 모습이 펼쳐져 있는 무대와 함께 배우들의 진솔한 이야기를 듣다보면 그들과 함께 소주를 들이켜고 싶은 생각이 절로 든다.

관객의 이런 마음을 알았는지 연극 '거기'는 무대 앞쪽에 테이블을 만들어 관객석까지도 가게에 들어온 손님으로 연장시켜 공연에 합류시킨다. 뿐만 아니라 관객석 앞쪽의 관객은 공연중 가게에 들어온 손님으로 설정, 등장인물에게 직접 맥주를 주문해 마실 수도 있다.

2002년 한국에서 처음으로 강원도 사투리를 사용하는 공연을 선보여 신선한 바람을 일으켰던 '거기'는 새삼 언어의 아름다움을 느낄 수 있게 해 준다. 연극 '거기'의 연출은 이전에 '늙은 도둑이야기'와 '비언소' 등의 연출을 맡았던 이상우씨가 맡았다.

"이 작품의 관건은 아기자기하고 사소하고 섬세하고 따뜻한 사람의 심리와 사람들간의 관계를 살려내는 것"이라는 그의 말처럼 이 연극은 배우의 앙상블과 섬세한 연기가 특징이다.

이에 따라 연극에서는 물론 TV나 영화 등에서 종횡무진 누비며 맹활약을 하고 있는 정원중, 김승욱, 이대연, 이성민, 박원상, 최덕문, 전혜진, 오용 등이 출연해 실감나는 감동을 전해준다.

그리고 2006 '거기'에는 '슬픈연극' 이후로 두 번째 연극무대에 도전하는 문소리를 볼 수 있다. 극 중 문소리는 마을 남자들의 관심을 한 몸에 받는 여인 '김정'으로 출연해 그녀만의 색깔 있는 연극 연기를 펼친다.

관객들은 이같은 최고 배우들의 앙상블을 무려 48가지로 만날 수 있는데, 2번째 관람 시에 10%, 3번째 관람 시에 20%, 4번째 관람 시에 30%, 5번째 관람 시에는 40%, 6번째 관람 시 50%까지 할인 혜택을 준다.

따가운 여름햇살이 몸과 마음을 지치게 하는 요즘이다. 배우들의 구수하고(?) 오싹한 귀신 이야기와 시원한 맥주, 그리고 가슴 뭉클한 감동까지 일석삼조의 수확이 있는 연극 '거기'를 보러 대학로로 발걸음을 옯겨보는 것도 괜찮은 휴식이 될 듯하다.

'거기'는 지난달 3일부터 6월 25일까지 서울 대학로 예술마당 2관에서 공연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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