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폴로박사와 나비넥타이

오피니언 / 토요경제 / 2010-03-08 14:36:10
▲ 보타이, 나비넥타이
보타이는 여느 넥타이보다 부드럽다.

나비꼴은 단검 모양에 비해 아무래도 온화한 인상을 풍기게 마련이다. 버드와이저 맥주, 시보레 자동차, 월간 ‘플레이보이’ 토끼의 보타이가 예다. 예외없이 여유롭고 평화로운 제품들이다.

보타이는 지성의 상징과도 같았다. 변호사, 건축가, 정치가, 교수, 교장, 그리고 토씨 하나까지 꼼꼼히 챙겨야 하는 신문편집자 가운데 보타이 차림이 흔했다. 그들처럼 지성적으로 보이고픈 이들도 따라 맸다.

소아과 의사가 보타이를 택한 이유는 실용적이다. 긴 넥타이를 잡아당기는 아기들이 많았던 탓이다.

작고한 정치인 신익희와 조병옥은 보타이를 애용했다. 신익희의 보타이는 유재건(73) 전 의원에게도 영향을 미쳤다. 해공(海公) 신익희를 가장 존경하는 그는 “그 분 같이 되려고 보타이를 매고 다녔습니다. 그랬더니 서울시내 어디를 찾아봐도 보타이를 맨 사람은 호텔 벨보이들 뿐이라 2년 동안 매다가 풀었습니다”고 털어놓은 바 있다.

시상식이나 예식, 격식을 갖춘 파티와 만찬, 연예계 행사에서나 구경할 수 있게 된 것이 보타이다. 주목받으려는 남자가 간혹 자신의 트레이드마크로 삼으려 들기는 한다. 하지만 매스미디어가 관심을 표할 만한 인물이 아니라면 자기만족에 그칠 뿐이다.

천문학자 조경철(81) 박사가 6일 우주로 돌아갔다. 전공은 달랐으나 연세대에서 동문수학한 김동길(82) 교수가 장례위원장을 맡았다. ‘보타이’ 하면 즉각 떠오르는 저명인사가 고인과 김 교수다.

보타이의 맥이 끊기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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