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요경제=송현섭 기자] 한화그룹이 지난 11월 1조9000억원대 삼성테크윈·삼성탈레스·삼성종합화학·삼성토탈 등 4개사 M&A(인수합병) 선언한데 이어 인수계획이 순조롭게 진행중이다. 특히 한화그룹은 방위산업 및 유화사업 전문가를 위주로 110명의 PMI(post-merger integration : 합병 후 통합)전담 TF(태스크포스)를 구성해 올 들어 실사와 기업결합신고를 끝낼 예정이다. 증권가에선 한화갤러리아와 한화생명·한화손보 등 지분 매각설이 거론됐으나 당장 올해까지 인수자인 3개 한화 계열사 자금으로 충분하다는 것이 그룹 관계자의 전언이다. - <편집자 주>
한화그룹이 지난 11월 삼성테크윈과 삼성탈레스·삼성종합화학·삼성토탈 등 4개사 인수계획을 밝히면서 방위사업과 유화사업을 중심으로 한 '글로벌 일류기업' 도약을 선언했다. 우선 한화는 이번 인수를 통해 방위사업 강화와 함께 기계·로봇사업 등으로 시너지효과를 기대하며 원가경쟁력 제고 및 제품 다각화 등으로 유화사업 경쟁력을 강화한다는 계획이다.

이를 위해 한화는 지난 11월26일 삼성테크윈 지분 32.4%와 삼성테크윈 지분 81% 포함한 삼성종합화학 지분 57.6% 등을 인수하는 내용을 골자로 한 주식 인수계약을 체결했다. 따라서 한화는 삼성테크윈과 삼성탈레스를 인수해 2013년 기준 방위사업 매출 1조원에서 2조6000억원으로 늘어나 국내 방위사업 1위 등극을 앞두고 있다. 또한 삼성종합화학과 삼성토탈 인수에 따라 유화부문 매출이 18조원으로 증가하면서 역시 국내 1위로 도약하게 된다.
재계 관계자는 "이번 M&A는 규모의 경제를 실현하고 60여년간 한화그룹의 성장기반인 방위사업과 유화사업의 위상을 제고한 것"이라며 "선택과 집중에 근거한 중장기 사업구조 재편이 마무리되고 핵심사업에서 글로벌 일류기업 성장기반이 마련됐다"고 평가를 내렸다.
◇ 내년 상반기 최종 인수가격 정산 예정
따라서 한화는 내년초 실사작업을 진행하고 상반기에 인수가격을 정산한 뒤 기업결합신고를 비롯한 일련의 인수작업을 마무리한다는 방침이다. 거래 종료이후 인수대금은 향후 5년 가량 연차별 분납을 통해 한화의 자금조달 부담이 줄었으며, 고용 승계와 함께 인수 후 통합작업을 통해 그룹의 미래 선도사업 기반이 마련될 전망이다.
실제로 한화는 삼성테크윈과 삼성탈레스 인수를 통해 외연 확대는 물론 기존 탄약·정밀유도무기 위주에서 자주포와 항공기·함정용 엔진, 레이더 등 연관사업으로 영역을 확대한다. 삼성테크윈이 보유한 로봇·무인화 사업도 강화되며 메카트로닉스 기술을 기반으로 하는 공장자동화와 초정밀 공작기계·태양광 제조설비 등의 분야간 시너지 효과도 기대된다.
아울러 한화의 무인항공기에 삼성테크윈이 보유한 영상처리·제어, 삼성탈레스의 소프트웨어 역량이 합쳐져 중장기 무인 무기시스템과 첨단 로봇사업 진출 청사진도 제시되고 있다. 이와 함께 한화케미칼과 한화에너지가 각각 인수하는 삼성종합화학·삼성토탈 통합이후 한화는 경쟁력을 제고를 통해 저유가에 따른 위기 돌파에 나설 것으로 전망된다.
당장 기초원료인 에틸렌 생산량은 세계 9위인 연간 291만t으로 확대되고, 나프타 대량 구매를 통해 원가 경쟁력이 향상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또한 '나프타-콘덴세이트-LPG' 등 원료 다각화 및 원가 경쟁력을 토대로 북미와 중동업체와 경쟁에 나설 준비가 갖춰지게 된다.
제품 포트폴리오의 경우 기존 에틸렌 일변의 제품군을 탈피, 폴리프로필렌·파라자일렌(PX)·스티렌모노머와 경유·항공유 등 다양한 제품 생산이 가능하게 됐다. 따라서 한화케미칼과 한화에너지는 기존 제품의 경쟁력 상실 및 수익성 악화에 따른 리스크를 줄여나갈 수 있게 돼 보다 안정적인 수익기반을 마련할 것으로 보인다.
◇ 통합 전담T/F 구성…실사·자금조달 박차
우선 한화그룹은 원활한 인수 추진을 위해 PMI 전담 T/F를 유화부문 60명, 방산부문 50명 등 총 110명으로 구성해 실사작업을 비롯한 통합업무를 담당케 한 것으로 알려졌다. 작년 12월 장교동 사옥에 사무실을 마련하고 출범한 T/F는 올초 실사작업을 진행하고 인수자금 마련 및 기업결합신고 등 기초업무와 인수후 통합작업에 총력을 경주할 것으로 보인다.
유화부문 팀장은 김희철 전 한화큐셀 대표이사가 맡고 기계·방산팀장은 심경섭 한화 대표이사가 담당한다. 한화와 한화케미칼 등 계열사에서 차출된 인원은 M&A 기초작업과 함께 시너지 극대화를 위한 다양한 인수 후 통합방안을 마련하게 된다.
김 팀장은 향후 그룹 유화사업전략본부장에 내정된 것으로 파악되고 있기도 하다. 다만 PMI전담팀은 삼성테크윈·삼성토탈 등 피인수업체 근로자들을 자극하거나 금융시장에서 불필요한 소문을 야기할 수 있는 만큼 은밀히 활동하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그러나 인수작업은 노조측의 반발로 인해 실사작업이 지연되는 등 기초단계부터 벽에 부딪힐 것이란 예상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더불어 유화부문 방향족(BTX)사업과 방산부문에서 항공기엔진·CCTV사업 등은 한화가 이번 인수를 계기로 시장에 진출하게 되는 만큼, 임원진과 핵심인력 등 고용승계 보장과 함께 복리수준 유지에 각별한 관심을 기울일 전망이다.
◇ 자금조달 위한 계열사 지분 매각설 부인
일단 삼성테크윈 등 4개사 인수를 위해 소요되는 인수자금은 무려 1조9000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추산된다. 증권가에선 한화측이 분납을 통해 대금결제 부담을 크게 낮췄다고 하지만 향후 수년동안 인수자금 확보가 쉽지 않다는 후문이 나오고 있다.
심지어 자금조달을 위해 한화갤러리아를 비롯해 한화생명·한화손보 등 지분을 매각할 가능성이 검토되는 것으로 알려졌으나, 한화그룹은 조회공시를 통해 이런 소문을 모두 부인했다. 이와 관련 한화그룹 관계자는 "당장 2015년 1년간 분납키로 한 인수대금은 한화와 한화케미칼·한화에너지 등 3개 계열사가 현재 확보하고 있는 자금으로도 충분하다"면서 "금융시장 일각에서 제기되고 있는 계열사 지분 매각 등은 검토된 바 없다"고 선을 그었다.
다만 그는 "구체적으로 확정된 사안은 아니지만 오는 2016년부터는 각 사가 인수 및 통합을 위한 추가적인 자금 조달계획을 세워 추진해야 하는 상황인 것으로 알고 있다"고 덧붙였다.
◇ 외환위기이후 첫 '빅딜' 성사로 주목
한편 이번 M&A는 지난 1997년 외환위기이래 대기업간 자발적으로 이뤄진 첫 '빅딜'사례로 주목받고 있다. 인수작업이 순조롭게 진행되면 한화그룹은 현재 자산규모 37조원에서 50조원으로 대거 확대되며 재계 10위에서 39조원의 한진그룹을 제치고 9위로 도약하게 된다.
한화 입장에서 보면 방위사업의 외연이 늘어나고 기존 탄약 및 정밀유도무기 위주의 사업포트폴리오는 자주포와 항공기·함정용 엔진 및 레이더 등 방산전자로 영역을 확대된다. 한화의 주력사업 유화부문도 국내 수위를 차지하게 되며, 무엇보다 김승연 회장의 경영일선 복귀를 위한 신호탄이자 과감한 사업구조 재편이란 것이 이번 거래를 보는 재계의 시각이다.
삼성그룹 역시 이번 거래로 인해 화학 및 방산사업을 정리하고 삼성전자를 비롯한 주력사업에 집중할 계기를 마련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사실 삼성토탈의 경우 알뜰주유소 공급을 비롯한 정유사업 진출을 노렸으나 기존 정유업체 4사의 반대로 사업기회 포착이 어려운 상황이 말끔히 해소된 것이다.
삼성종합화학의 경우 정밀화학 범용제품을 생산으로 수익성이 떨어지고 삼성테크윈·삼성탈레스 등 방위사업 역시 성장동력 확보가 쉽지 않아 성장에 한계가 노정된 바 있다. 게다가 삼성그룹은 한화그룹에서 1조9000억원에 달하는 대규모 매각대금을 받아 향후 신성장 동력사업부문에 집중적인 투자에 나설 것으로 예상돼 향후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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