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시대 비판적 지식인의 인생은 어떤 것인가 하는 물음에 답을 해주는 책이 있다. 루뱅대학에서 마르크스를 전공한 그는 100분토론의 유명한 사회자였으며 껑충한 키에 카랑카랑한 목소리를 지닌 날카로운 학자이자 기자였다.
나는 엉뚱하게도 광화문 가는 지하철을 타고 가면서 눈에 띄는 그의 모습을 본 적이 있었다. 그는 어떤 면에서 잘못된 시대가 낳은 사상가였으며 배반자였고 비주류였던 마르크스경제학을 소개했지만 정작 자신은 실천에서 멀어진 사람이었다. 그의 유고를 모아 최근 출간된 책이 심장은 왼쪽에 있음을 기억하라이다.
다분히 슈뢰더의 제3의 길에 대한 비판자였던 독일사민당 당수인 오스카 라퐁텐의 저서를 옮겨놓은 듯한 제목은 그를 전적인 좌파지식인으로 선전하는 것 같다. 청년시기 그는 마르크스를 통해 세상을 바라보는 시각을 강조했다. 좌파의 경제분석과 휴머니즘, 그리고 수많은 비판적 언사들로 인해 그는 보수파입장에서 위험한 인물이었을지도 모른다.
그러나 말년에 그런 자신의 청년기 주장에 대해 의문을 제기하며 자본주의체제에 투항한 그를 욕하기는 쉽지 않다. 나는 그를 한 사람의 인간으로 마지막까지 다양한 지식과 날카로운 비판을 앞세웠던 언론인으로 기억하고 싶다. 경제학자로서 그 보다는 마지막 칼럼 영웅본색과 미완성 원고 선비를 통해 그가 우리 곁에서 떠나면서 남긴 이야기를 듣고 싶다.
정운영 지음, 웅진하우스, 1만2,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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