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판] 과학기술 사기사건 진실

산업 / 송현섭 / 2006-09-25 00:00:00
황우석의 나라를 읽으며

지난해 전국을 떠들썩하게 했던 인간배아 줄기세포 복제를 둘러싼 지루한 진실공방 결과 황우석 교수가 패배했다. 은폐된 진실은 일시적으로 숨겨질 수 있지만 베일을 벗기려는 양심 있는 소수에 의해 결국 세상에 드러날 수밖에 없다. 사실, 난치병으로 고생하며 황 교수의 선구적인 실험에 기대를 걸고 있던 많은 사람들은 검찰의 수사결과 발표에 실망했다.

그러나 음모설까지 불거지면서 황 교수 사태는 결국 한국 과학계에 치명타를 가했다. 하여간 요즘 줄기세포 연구에 관심을 두고 지원의사가 있는 사람들이 몇이나 있는지 의심이 든다. 필자와 친한 과학자는 실적위주의 관행이 희대의 사기극을 만들어냈으며 실제 각종 연구프로젝트에서 연구실적을 부풀리기 위한 시도는 어디서든 찾아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한 적이 있다.

이와 관련 황우석 사태에 대해 분석을 시도한 책이 있어 눈길을 끌고 있다. 저자는 동아일보 의학전문기자로 14년간 의학저널리즘을 한 단계 끌어올린 것으로 평가받는 이성주 씨이다. 과연 진실은 무엇이냐, 누가 거짓말을 하는가? 이 책은 황 교수와 논란의 핵심인 당사자들간 거짓말공방과 언론플레이 가운데 혼란을 겪었던 국민들에 대한 언론의 책임을 밝히고 있다.

저자는 이번 사태 발생직전 내·외신과 자료를 분석해 어떻게 이런 희대의 사기극이 일어날 수 있었는지에 대한 원인 규명에 노력했다. 특히 이 사건은 현란한 언변의 황 교수가 국익이데올로기를 이용했고 언론이 대중의 욕구까지 연결시킨 합작품이라고 단언한다. 실제로 국내언론에 대한 비판은 혹독하다. 실제로 저자는 관료주의에 빠진 언론은 자신들이 쌓아올린 황 교수의 가짜이미지에 스스로 속았다고 비판하고 있다.

아울러 자유로운 토론과 검증이 보장되어야 하는 과학의 영역을 반증이 불가능한 비과학의 영역으로 옮겨 놨다는 지적은 눈여겨볼 만하다. 과학과 언론모두 민주주의의 원리를 바탕으로 작동해야 하는데, 이를 무시해 무오류의 성역을 만들어 검증시스템을 붕괴시켰다는 것이다.

게다가 거대한 비민주적인 조직인 기성언론이 MBC PD수첩에 완패 당했다는 일침은 언론에 종사하는 필자에게도 시사하는 점이 크다. 검증할 수 없는 과학기술에 대한 대중의 맹신을 타파해야 하는 것은 언론의 본질적 사명중 하나이다.

혹세무민의 종교는 탄압돼야 하며 과학을 빙자한 사기꾼은 처벌돼야 한다고 생각하는 필자는 독자들에게 이 책의 일독을 권하고 싶다.

이성주 지음, 바다출판사, 1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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