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리안 메이저리거 첫 맞대결 형이 먼저 웃었다

문화·라이프 / 한정훈 / 2006-05-29 00:00:00
‘콘트롤 아티스트’ 서재응, 후배 BK 대결서 승리

서재응(29.LA 다저스) 대 김병현(27.콜로라도 로키스). 메이저리그 첫 한국인투수 간에 선발 맞대결이 지난 23일(한국시간) 다저스타디움에서 펼쳐졌다.

결과는 서재응의 판정승. 광주일고 선배이기도 한 서재응은 이번 승리로 역시 선배는 ‘달라도 뭐가 다르다’는 인상을 확실하게 심어줬다.

이날 LA 다저스 대 콜로라도 로키스의 경기는 서재응과 김병현의 선발 투수전을 시작으로 동료선수들의 멋진 수비를 지원받은 서재응이 후배 김병현에게 한 수 가르침을 선사하는 것으로 마무리됐다. 서재응은 7이닝 6안타 1실점(비자책)으로 승리했고, 김병현은 6이닝 6안타 3실점(1자책)으로 패전투수가 됐다.

다저스는 이날 콜로라도를 6-1로 꺾고 승리했다. 아울러 지난 달 29일 샌디에이고전에서 시즌 첫 승을 거둔 서재응은 24일만에 2승을 거뒀다. 평균자책점도 5.31에서 4.50으로 좋아졌다(2승2패).

김병현은 비록 패전투수가 됐지만 1자책점을 기록해, 오히려 평균자책점을 4.62에서 4.02로 끌어내리는 결과를 가져왔다(2승2패).

이날 경기는 두 선수의 투수전만큼 다저스 수비진의 호수비도 큰 볼거리였다.
서재응은 이날 콜로라도의 선공으로 시작된 1회초에서 다저스 3루수 윌리 아이바의 실책과 안타, 희생플라이로 먼저 1점을 내주며 알 수 없는 불안감을 내비췄다.

이어 2회에서도 1사 1루 상황에서 대니 아드와에게 2루타를 맞으며 불안감이 현실화되는 듯했으나, 좌익수와 유격수의 깔끔한 중계플레이와 포수 러셀 마틴의 완벽한 블로킹으로 홈으로 뛰어들던 코리 설리번을 아웃시키며 분위기를 크게 반전시켰다.

이후 수비진의 도움을 받은 서재응은 확실하게 부활했다. 3회에도 무사 2루에서 서재응이 개럿 앳킨스에게 우전 안타를 허용했지만, 우익수 J D 드루가 빨랫줄 같은 송구로 홈으로 쇄도하던 2루 주자 루이스 곤살레스를 아웃시켰고, 이어진 1사 만루상황에서도 유격수 라파엘 퍼칼과 2루수 제프 켄트가 6-4-3 병살타를 연결해 서재응에게 승리의 여신이 함께함을 인지시켰다.

또한, 다저스는 호수비뿐 아니라 타선에서도 확실히 서재응을 밀어줬다. 3회말 2점을 뽑아 서재응의 불안감을 가라앉혔고, 이에 힘입은 서재응 역시 4회부터는 연이어 세 타자씩만 상대하며 무실점 호투를 이어갔다. 서재응은 팀이 4-1로 앞선 8회 조나선 브록스턴에게 가뿐한 마음으로 뒤를 맡기며 마운드를 내려왔다.

이에 반해 1,2회를 무실점으로 이끈 김병현은 산뜻한 출발과 달리, 3회말 1루수 토드 헬튼의 실책으로 흔들리기 시작했다. 이어 호세 크루스 주니어의 2루타와 이어 올메도 사엔스와 J D 드루에게 안타와 2루수 내야땅볼을 허용하며 2점을 빼앗겼다.

서재응의 확실한 행운과 달리 김병현에게는 이것이 불운의 첫 조짐이었다. 6회말에는 아예 날아오는 타구에 얼굴부위를 맞을 뻔하기까지.

경기가 끝난 직후, 김병헌은 어젯밤 꿈자리가 사납던 얘기를 하며, 아마도 오늘의 결과를 뜻하는 예지몽이었던 것 같다고 말했다. 간밤에 칼이 목에 들어오는 꿈을 꿨단다. 더욱이 삼진 1개만 추가했어도 개인 통산 600탈삼진을 기록할 수 있었기에 확실히 김병헌에게 운이 따라주지 않았음을 시사한다.

두 선수간의 맞대결은 결과적으로 선배인 서재응이 승리를 거뒀지만, 투구면에서 보면 엎치락뒤치락하는 팽팽한 양상을 보였다. 서로 간에 투타 맞대결도 펼쳤으나 안타를 뽑지는 못했다. 서재응은 내야 땅볼 2개과 삼진으로 물러났고, 김병현은 두 타석 모두 우익수 뜬공으로 아웃됐다.

한편, 이번 두 선수간의 경기에 대해 야구관계자는 “꿈의 메이저리그 무대에서 한국인 투수들 간에 선발 맞대결을 펼쳤다”며 “두 사람의 승패를 떠나 이 사실 하나만으로도 한국야구의 위상을 한층 더 드높였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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