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족의 탄생> 유쾌하고 황당무계한 '가족 이야기'

문화·라이프 / 황지혜 / 2006-05-22 00:00:00
모계 중심사회라면 가능할 일을 코믹하게 재구성

소녀같은 누나와 사고뭉치 남동생, 그리고 그의 20살 연상의 연인이자 시어머니 뻘 올케.
끊임없이 사랑에 빠지는 엄마와 그런 엄마가 지겨워 가출한 딸. 쪼잔 할 정도로 소심한 남자와 헤플 정도로 정이 많은 여자.

피 한 방울 섞이지 않았지만 서로의 사랑으로 가족 관계를 이루는 일곱 주인공의 이야기를 담은 영화 '가족의 탄생'이 18일 개봉됐다.

3개의 에피소드로 구성된 이 영화는 일상의 잔잔한 배경에 전혀 일상적이지 않은 사건과 개성 넘치는 배우를 접목시켜 독특한 매력을 뿜어내고 있다.

5년 동안 소식이 없던 형철(엄태웅)이 불현듯 누나 미라(문소리)에게 돌아오겠다고 연락한다.
얼마 후 미라의 앞에 나타난 형철의 손에는 누나를 위해 준비한 꽃다발과 다른 한 손에는 아내이자 애인인 20살 연상녀 무신(고두심)의 잡고 있다. 이어 '무신의 전남편 전부인의 딸'이라는 꼬마까지 찾아오면서 기묘한 동거에 들어간다.

오직 사랑 따라 움직이는 엄마 매자(김혜옥) 때문에 사랑이 마냥 달콤하게 느껴지지 않은 딸 선경(공효진)은 엄마와 대화할 때 늘 싸움이 끊이지 않는다. 급히 딸을 부르는 엄마는 이번에는 또 어떤 일을 벌이려는지.

넘치는 사랑을 주위사람들에게 나눠주는데 바빠, 정작 남자친구는 외롭게 만드는 채현(정유미)을 보고 단단히 삐진 경석(봉태규)은 급기야 이별선언을 하게 되는데...

이렇게 영화는 남매, 모녀, 커플의 세 가지의 독특한 사랑이 가족으로 발전하는 과정을 이야기로 풀어낸다.

어색하기도 하고 도무지 어울리지 않을 것 같은 캐릭터들을 한 가족처럼 한데 버무려 놔 재미를 더한다.

특히 중견 연기자인 고두심이 무려 20년(?)의 세월을 뛰어넘어 엄태웅과 연인 사이로 등장해 시종일관 팔짱을 끼고 다니는 닭살 커플을 연출한 장면은 영화의 재미를 더한다.

위태로워 보이는 인물들 간의 갈등 속에서도 서로를 끌어안으며, 놓지 않는 것은 가족이라는 기묘한 끈 때문이라는 것을 느끼게 한다.

이번 작품은 '여고괴담 두 번째 이야기' 로 공포영화에 섬세한 감성을 심는데 성공했다는 평가를 받은 김태용 감독의 7년만의 신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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